검은 사제들 (2015) 2015년 개봉 영화




2015년에 장재현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김윤석, 강동원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2015년에 로마 교황청의 장미 십자회에서 쫓던 12가지 형상을 가진 12악마 중 한 마리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발견되었는데 엑소시즘을 행한 이탈리아 신부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마침 그 자리에서 신부가 탄 차량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던 여고생 영신이 악마에 씌이자 김신부가 교단의 반대와 의심 속에 구마 의식에 들어간 지 6개월이 지난 후, 김신부의 보조 사제들이 연이어 그만둬 새로운 사제를 찾던 중, 신학생 최부제가 선택되어 김신부를 돕는 척 하면서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고 한 팀이 되어 최후의 구마 의식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영화 개봉 전에 포스터가 공개되고, 강동원이 사제복 입고 나온다고 해서 무슨 사제복 페티쉬 드립치면서 강동원 빠느라 정신없는 칼럼과 기사가 떠서 없던 편견도 절로 생기게 했다. 작품 자체에 신경을 쓰기보다 오로지 강동원만 가지고 어필을 하는 그런 영화로 인식됐었다.

실제로 강동원의 활용에 대한 잘못된 예를 보여준 게 작년 2014년에 나온 군도였다. 분명 주인공은 하정우인데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건 강동원의 미모(?) 뿐이고, 감독이 강동원에 대한 빠심이 너무 강해 모든 포커스를 그쪽에 모아서 정작 주인공이 악당스럽게 보이고 악당이 주인공스럽게 보이는 주객전도의 극치를 보여줌으로써 폭망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실제로 보니 달랐다.

일단, 이 작품은 강동원만 가지고 팔아먹는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강동원은 작중 보조 사제로 나와서 좀 미숙한 캐릭터로 막판에 제정신 차리고 활약해서 주인공의 입지를 굳히는 걸 빼면 화자 정도의 비중 밖에 없다.

강동원의 미모에 포커스를 맞춘 것도 아니고, 강동원에게 모든 카메라를 집중한 것 역시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의 진 주인공은 김윤석이 배역을 맡은 김신부다. 다된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건 강동원이지만, 밥을 짓고 밥상을 차린 건 김윤석이다.

작중에 나온 김신부는 언제나 똑같은 김윤석 캐릭터다. 세월의 풍파에 찌들었고 어둡고 기가 쎄며 뚝심 있는 중년 아재다.

근데 이런 캐릭터를 엑소시즘 영화에서 보니 그렇게 새로울 수가 또 없다. 선역이라면 강력계 형사, 악역이라면 흉악한 범죄자나 조폭으로 나오던 아재가 사제복 입고 나와 성경을 외우며 구마 의식을 벌이다니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제는 사제인데 완력으로 상대를 제압했다면 야매 사제 느낌이 났겠지만, 본작의 김신부는 오컬트 설정에 충실한 구마 의식을 펼치며 엑소시즘 영화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구마 사제의 강철 멘탈을 보유하고 있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영신 배역을 맡은 박소담의 빙의 연기도 상당한 수준이라서 김윤석의 구마 사제 연기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켜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사실상 김윤석, 박소담이 투 탑으로 본작의 스토리를 하드 캐리하고 있어서 강동원이 슈퍼 히어로의 사이드킥 같은 느낌을 준다.

스토리는 엑소시즘 영화가 갖춰야 할 불길한 징조, 사제의 고뇌, 사제와 악령의 치열한 대립 등 나올 거 다 나오고 교단의 눈 밖에 난 두 사제가 최후의 구마 의식을 벌이는 과정도 긴장감 있게 잘 만들었다.

약간 아쉬운 게 있다면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넣은 것들이 오히려 엑소시즘물로서의 밀도를 좀 떨어트렸다는 거다.

구마 사제의 조건 중 하나가 기운이 센 호랑이 띠라던가, 불교의 특별한 날을 구마 의식 치르는 적기로 잡고, 무당들이 굿판을 벌이는 것 등등 불교와 한국 무속 신앙을 연결시킨 점과 구마 의식이 치러지는 장소가 명동 뒷골목 허름한 여관방이란 점 등이 한국적인 느낌은 들지만 엑소시즘물로서 보면 되게 낯설다.

악마의 혼을 동물에 집어넣어 물에 빠트리는 구마 의식의 마무리는 성경에서 나온, 예수가 쫓아낸 악마가 돼지 몸에 씌여 물에 뛰어들어 익사하는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전에 볼 수 없던 거라 특이했다.

근데 구마 의식의 끝이 아니라, 남은 뒤처리를 하이라이트로 잡아서 대로변에서 발생한 연쇄 교통사고가 극적인 전개가 맞고 긴장감도 있긴 한데 오컬트 느낌이 전혀 안 살아서 뭔가 좀 아쉽다.

엑소시스트로 시작해서 오멘처럼 될 것 같다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으로 끝난, 그런 느낌이랄까.

결론은 추천작.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넣은 것들이 엑소시즘물로서의 밀도를 낮췄고 하이라이트가 오컬트가 아닌 재난 스릴러 느낌이 나서 좀 아쉽지만, 긴장감 있는 스토리에 엑소시즘물의 구색은 다 갖췄으며 강동원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김윤석, 박소담 등 주연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을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여서 생각보다 볼만한 작품이다.

원조 엑소시스트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국 최초의 본격 엑소시즘 영화로서 이 정도면 선방은 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강동원 영화다!라는 말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조금 아깝다.



덧글

  • 역사관심 2015/12/16 15:26 # 답글

    딱 돈은 아깝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말씀대로 신인감독으로 할 수 있는 곳까지' 충실히 간 작품같은데, 그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기보다는 앞으로를 기대해야 할) 같았습니다.

    오컬트 황무지에서 (불신지옥도 오컬트라고 치면 맞겠지만) 현실과 괴리감이 생각보다 느껴지지 않는 연출이 가장 좋았고, 아쉬운 점은 역시 단순한 플롯. 특히 마지막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차기작이 이 신인감독이 한발작을 더 나아가 기대할 감독으로 올라서느냐, 그저 그런 감독으로 남느냐의 중요한 기로같기도 하더군요.
  • 잠뿌리 2015/12/16 16:27 #

    이 작품이 흥행을 해서 시리즈 연결작이 나온다고 하는데 후속작에서는 얼만큼 발전할지 궁금합니다. 꾸준히 발전을 한다면 한국 오컬트 영화의 대표로 자리매김할 것도 같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오컬트 영화 중에 제대로 된 게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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