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온: 더 파이널 (呪怨 -ザ・ファイナル-.2015) 2015년 개봉 영화




2015년에 오치아이 마사유키 감독이 만든 주온 시리즈 최신작. 2014년에 나온 주온: 끝의 시작의 후속편이자 주온 시리즈의 최종편을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전작에서 토시오네 반 담임을 맡았던 담임 교사 쇼노 유이가 실종됐는데, 유이의 언니인 쇼노 마이가 실종된 동생의 환영을 목격하면서 기묘한 체험을 하다 여동생이 남긴 소지품을 살펴 보다가 토시오의 이름이 적힌 수첩을 보고 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전작에서 토시오가 다니던 반의 담임을 맡았던 초등학교 교사 유이가 실종된 이후, 그녀의 누나인 마이는 호텔 직원일을 하면서

이번 작품은 전작 주온; 끝의 시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속편으로,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주온 원작이 아니라 오치아이 마사유키 감독의 주온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이다.

이번 작에서는 유난히 토시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주온 시리즈가 갖는 토시오, 가야코 모자 비중이 완전 역전됐다.

가야코는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는 역할 정도만 하고 토시오가 원샷을 받으면서 나오며 스토리상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본래 주온 시리즈의 핵심적인 내용이 가야코가 억울한 죽임을 당해 산 사람을 모두 증오하며, 한편으로 산 사람의 육체를 탐내어 그 몸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인데.. 본작에서는 그런 역할을 토시오가 맡게 되며 자기 또래의 어린 아이들을 해치거나, 그 몸을 빼앗기도 한다.

이번 작은 전작보다 연출이 더 구려졌다.

주온, 아니 J호러식 공포는 결과를 생략하고 직전만 남겨 놓은. 즉, 애프터 없이 비포만 보여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링의 사다코가 TV에서 기어나와 희생자와 마주한 직전에 장면을 끝내거나, 주온에서 가야코가 처음 실체를 드러냈을 때 피투성이가 된 채로 계단 밑으로 기어 내려와 희생자와 접촉한 순간에 딱 자르는 것이다.

근데 본작은 비포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애프터로 이어지는 부분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가야코가 희생자의 지인으로 변신해 얼굴을 매만지다 손가락 끝으로 꽉 조르더니 천장으로 던져 천장에 머리가 박혀 킬 당하거나, 오징어 먹물 파스타 먹는데 파스타가 가야코 머리카락이라 희생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거 먹었다가 전신이 타서 김을 모락모락 피어올리며 죽는가 하면, 심지어 계단에서 기어 내려온 가야코가 희생자의 다리를 붙들었을 때 희생자의 지인 모습으로 변해 저주 환영의 원리를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 등등이다.

희생자가 죽기 직전에 보는 게 가야코가 아니라, 가야코가 자신의 지인으로 변신한 것이란 설정이 엄청 위화감이 들면서 무서움도 반감시킨다.

가야코의 후덜덜한 비주얼이 주온 시리즈가 안겨 주는 무서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굳이 오리지날 설정을 끼워 넣어 가야코의 비주얼 효과를 절감시키니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주온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그러니까 비디오판 상편이 처음 나왔을 때 가야코가 계단을 기어 내려오는 씬은 당시 전신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엄청 무서운 장면이었는데.. 이걸 본작에서 지인 환영으로 교체해 생긴 건 멀쩡한 미녀 배우가 가야코 흉내내며 발목 잡고 늘어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J호러의 종말이 보인다.

본작에서 비중이 급상승한 토시오는 그 정체가 밝혀지긴 하는데 원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되어버려 굉장히 이질적으로 변했다.

원작의 토시오는 다락방에 고양이 시체랑 같이 갇혔다가 먼저 죽어 귀신이 된 가야코에게 끌려가 행방불명처리되었다가 꼬마 원귀가 되어 나타난 것인데 비해, 본작은 토시오가 살던 집에서 훨씬 옛날에 죽어 방치되어 있던 원령 야마가 토시오가 현재 토시오(사에키 토시오)로 환생한 것으로, 불임인 타케오가 아내인 가야코를 의심하다가 미쳐서 가야코의 목을 꺾어 죽인 뒤. 토시오까지 죽이려고 했다가, 토시오가 공격 한 번 받기도 전에 스스로 이능력을 발동시켜 살아있는 육체를 벗고 영혼체를 끌어내 영적인 힘으로 타케오를 끔살시키고 덩달아 가야코까지 원령이 되어버렸다는 설정이라 원작과 정반대다.

원작에서 토시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고양이 울음소리도 본작에선 나오지 않는데 타케오가 생전에 고양이를 전자렌지에 넣어서 터트려 죽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작에서 토시오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그냥 멀뚱히 희생자 앞에 나타나 옆에 밀착하거나 업히는 것 등으로 존재감을 어필한다.

밥 먹듯이 육신에서 영혼을 분리시키는 것과 무슨 나루토 그림자 분신술마냥 분신술 쓰는 걸 보고 있노라면 뭔기 토시오가 토시오 같지가 않다.

근데 가장 이질적인 건 복장이다. 본래 주온에서 토시오의 모습은 주로 상체만 나오고, 하체가 나올 때는 특유의 다리 오므리고 엉덩이 붙여서 앉기 자세를 취해서 복장은 전혀 의식이 안 됐는데.. 본작에서는 하얀 기저귀를 차고 나와 두 다리로 우뚝 서 있는 걸 정면 풀샷으로 찍어서 되게 민망하다.

특히 극 후반부에서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 14명의 토시오가 오줌 지린 기저귀 차림으로 나와서 떼창하는 씬은 ‘착신아리 3’의 닭털 브레스와 버금가는 충공깽을 선사했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라 액면 그대로 묘사한 거다)

스토리 같은 경우는 말이 좋아 더 파이널이지 실제 본편 내용은 이야기를 정리해 끝내는 게 아니라, 이전까지 한 이야기를 깡그리 무시하고 지멋대로 이야기를 하다 폭망했다.

본래 주온 시리즈에서 어느 시간, 어느 배경, 어느 사람의 이야기가 됐든 모든 사건의 시작은 가야코 일가의 집에서 시작된다. 거기서 사람이 살든, 사람이 살지 않던 간에 그 집에 발을 들인 순간 주살의 타겟이 되어 저주 연쇄가 발생하는 거다.

근데 본작에서는 그 집이 안 나온다. 집이 있던 자리가 공터만 나올 뿐이다. 본래 가야코와 토시오는 그 집의 지박령이기 때문에 집이 사라진 시점에서 갈 곳 없이 땅에 귀속되어 있어야 할 터인데.. 본작에서는 그런 설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냥 아무 집에나 덜컥 터를 잡아 저주의 연쇄 고리를 이어간다.

사실 이게 주온 시리즈로서 가장 말도 안 되는 부분으로 주온의 근본을 무시한 설정이다.

주온 자체는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만든 신조어인데 매 시리즈 시작될 때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그 정의가 나온다.

‘강한 원한을 품고 죽은 자의 저주는 그가 생전에 살던 장소에 축적되어 업이 되고, 그 저주에 걸린 자는 목숨을 잃고 새로운 저주가 계속 생겨난다.’

이게 주온 시리즈의 시작을 여는 문구고 그 상징이 바로 사에키가의 집. 즉, 가야모 모자가 살던 집인데.. 본작은 그 집이 아예 없어지고 공터만 남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니 완전 무늬만 주온인 것이다.

줄거리만 보면 실종된 동생의 환영을 보고 토시오에게 관심을 갖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자 끔살 당하는 마이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토시오가 산 사람의 몸을 빼앗고 그 집이 새로운 거점이 되는 게 메인 스토리라서 마이의 포지션이 되게 애매하게 나온다.

전작의 여주인공 유이는 그래도 토시오가 다니던 학교의 교사라서 가야코 모자와의 접점이 있지만 본작의 마이는 그런 게 전혀 없고, 심지어 사에키가의 집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서 진짜 어거지로 엮어 들어갔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결말 자체도 본 시리즈의 종지부를 확실히 찍은 것도 아니다. 그냥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 의미 없는 떼몰살 엔딩으로 끝내면서 입 찢어진 가야코가 풀샷을 받으며 끝을 맺기 때문에 ‘더 파이널’이란 부제가 무색해진다.

만약 사에키가의 집이 무너지는 과정이 자세히 나왔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랑께’ 엔딩이 나왔어도 파이널은 파이널이구나. 라고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것도 전혀 없이 대뜸 새집으로 이사 가서 떼몰살을 반복하니 대체 어디가 파이널이라는 건 지 모르겠다.

결론은 비추천. 전작이 기존 시리즈의 자가복제or재탕/삼탕/맹탕이었다면 본작은 이 시리즈가 갖는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완전 무너트리고 지금까지 추구해 온 스타일과 표현 방식을 깡그리 무시한 것도 모자라 J호러의 근간을 뒤흔든 최악의 연출과 센스를 가지고 있는 재앙급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개봉 전 홍보물로 이색 기획이 하나 있었다. 링 시리즈의 사다코와 주온의 가야코를 콜라보레이션해 사다코 VS 가야코 포스터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그게 실은 그림을 클릭하면 이 작품의 제작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페이크 홍보 포스터였다.

덧붙여 이 작품 개봉 당시, TV CM 내용이 너무 무서워서 100건 이상의 시청자 불만이 접수되어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다는데.. 실제로는 완전 낚시 광고로 영화 본편 내용은 무서운 장면은 거의 없고 한없이 구리기만 하다.

추가로 본작에서 히로인 마이 역을 맡은 배우는 공개 오디션에서 3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20세기 소년 실사 영화판 두 번째 작품인 ‘20세기 소년 -제 2장: 마지막 희망편’의 히로인인 칸나 배역을 맡았던 타이라 아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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