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블루] 기사식당 (2015) 2019년 웹툰





2015년에 미스터블루에서 그라운드 제로 작가가 연재를 시작해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8화까지 올라온 차원이동 판타지 만화.

내용은 기사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걸핏하면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리고, 어린 남동생 조빈도 드센 성격이라 동네 애들하고 싸움박질이나 하고 돌아다녀서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고3 수험생 조아라가 밖에서 싸우고 들어온 아버지, 동생을 보고 화가 나서 한 바탕 난리를 쳤다가 바람을 쐬러 가게 밖으로 나간 순간. 일가족 전원이 식당 건물 째로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사 식당은 운전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을 말한다. 여기서 기사는 운전 기사의 기사(技士)지만 중세 기사의 기사(騎士)가 찾아와 밥 먹는,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 개그가 나온 적이 있는데 본작의 발상은 거기서 출발해 차원이동 판타지로 풀어낸 것 같다.

줄거리만 보면 현대인 가족이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한 것 같지만, 1화를 보면 주인공 가족이 사는 현대 자체도 보통 현대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여주인공 조아라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내용이 1415년에 성배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나였던 대륙이 갈라져 환경이 바뀌어 인종이 나뉘고 현생 인류가 남았다는 내용이라서 그렇다.

근데 그 현실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기 전에 곧바로 차원이동되기 때문에, 앞서 나온 설정이 무엇을 암시하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한국 장르 소설에서 차원이동판타지물은 흔히 퓨전 판타지라고 해서 옛날부터 지금까지 쭉 인기를 끌어 온 흥행 장르로 한 시대를 풍미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정말 어지간한 건 다 나왔다.

현대인, 미래인, 우주인, 무협 시대 협객, 대하역사 주인공들, 심지어는 전업 주부 아줌마, 강아지까지 주인공으로 나온 바 있다.

그래서 사실 차원이동판타지란 장르 자체는 워낙 많이 나와서 이제는 식상하다. 하지만 본작은 장르 소설이 아닌 만화고 차원이동이 보통 한 명의 주인공이 이동하는 것인 반면. 본작에선 일가족 전원이 차원이동을 하며 몸만 달랑 옮겨간 게 아니라 운영하는 식당 건물 자체가 통째로 이동해 판타지 세계에서 요식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장르가 식상해도 메인 소재는 신선하다.

가게 문을 열고 보니 바깥 세계가 이세계, 식당 건물 째로 차원이동해서 요식업하는 것 자체는 세미카와 나츠야 원작의 일본 웹소설로 코미컬라이징화 된 ‘이세계 선술집 노부’가 떠오르지만, 그 작품은 왕도지향적 음식 만화고 본작은 음식보다 차원이동 판타지 가족 드라마에 가깝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판타지 세계 현주민과 교류를 하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헤프닝으로 자잘한 웃음을 주고,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드라마의 밀도를 높일 여지를 마련했다.

처음부터 완벽한 가족을 지향하기 보다는, 어딘가 좀 모자란 구석이 있어 충돌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한 가족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가족 성장물로 완성될 것 같다.

가족 자체가 주인공의 개념이다 보니까, 기존의 한국형 차원 이동 판타지처럼 뭔가 대단한 힘이나 마법 능력을 손에 넣어 먼치킨화되어 이세계를 벌컥 뒤집는 전개는 전혀 나오지 않아서 본작만의 개성이 있다.

딸은 현실 세계로 돌아가자고 하는 회귀파, 아들은 판타지 세계에 남아 있자고 하는 잔류파, 아버지는 우선 현지 생활에 적응한 뒤 돌아갈 방도를 찾자는 신중파로서 각자의 입장이 다 달라서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가족 개개인의 설정도 의외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는 기사 식당 주인이자 주방장 이전에 은퇴한 야구선수/술주정뱅이 컨셉이 있고, 아들은 골목대장 스타일에 마술을 할 줄 알아서 마법사 로히를 제자로 삼고, 딸은 고3 수험생으로 싸움박질만 하는 아버지, 동생한테 잔소리가 심하지만 누나이자 장녀로서 가족들 챙기고 판타지 세계의 기사 리키와 썸을 탄다.

주인공 가족과 교류하는 판타지 세계 현주민들도 엄연히 주조연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나이트 리키는 아라와 동갑내기로 가족의 현지 적응을 도와주고, 로켓단 패러디 캐릭터인 마법사 로히는 마법 실력이 형편없는데 미워할 수 없는 잉여 캐릭터로서 사이클롭스/쓰리 아이 쥐들을 데리고 식당일을 돕는다. (로켓단 대사 패러디한 루꼴라단은 솔직히 좀 손발이 오글거렸지만 로히의 잉여함과 쥐들의 귀여움으로 커버됐다)

화염 공룡의 형상을 한 샐리맨더를 타고 다니는 국가 요리왕 캐릭터도 나름 괜찮았다. 요리 연구가 이혜정 패러디 캐릭터인데 주인공 가족이 기사 식당을 운영하기 때문에 음식과 관련된 일로 엮여서 비중 있는 단역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경 설정 활용과 묘사의 디테일적인 부분에 있다.

주요 배경이 판타지 세계에서 운영하는 기사 식당이니까, 기사 식당일에 좀 디테일을 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본편에서 가스 연료가 다 떨어져서 샐리맨더의 알 같은 판타지 세계 연료로 대체 사용한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였는데 그런 게 좀 더 들어가 주인공 가족의 식당이 그 세계에서 단 하나 뿐인 가게가 되어 단순히 길가다 들리는 식당이 아닌, 스토리의 중심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타이틀 자체도 기사 식당이니까)

그리고 이세계 현주민한테 음식을 파는 기사 식당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음식 자체의 묘사는 거의 안 하는데 그 부분도 디테일을 더하면 내용의 볼륨이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작화는 인물 작화는 무난하고 컬러는 평범한데 배경 밀도가 좀 낮은 편이다. 보통은 배경 묘사 없이 인물만 나오고, 배경 묘사가 나올 때는 간결하게 그린다.

그러다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배경이 디테일해질 때가 있는데 특정 에피소드의 마무리 때 일러스트처럼 들어가는 경우다. (예를 들어 국가 요리왕 에피소드 마지막에 나온 요리왕 샐리맨더 라이딩)

1화에 나오는 조아라의 꿈과 아버지와 아들의 싸움이 교차하는 씬 보면 구도를 끝내주게 잘 잡아서 각 잡고 그리면 배경도 디테일하게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주간 연재 페이스 조절을 위해서 그런 건지 전반적으로 좀 힘을 빼고 그리는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차원이동판타지 장르는 식상하지만 한 가족이 기사 식당 째로 차원이동해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소재가 신선하게 다가오고, 가족물로서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갖춰 드라마의 밀도가 높아질 여지를 주면서 주인공 가족이 판타지 세계 현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감과 동시에 먼치킨물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아 본작만의 개성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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