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큐브] 소리의 무덤 (2015) 2020년 웹툰





2015년에 코믹 큐브에서 이노 작가가 연재를 시작해 전 16화로 시즌 1이 완결된 로맨스 판타지 만화.

내용은 신과 천사들이 사는 천계 바실레이아에서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를 기록하여 분류하고 저장하는 업무를 맡은 자를 비홀더(주시자)라고 부르는데, 그 소리의 관리인 로렌조가 비홀더의 임무를 거부하고 지상에 내려갔다가 여전히 다른 이들의 소리에 시달리던 중. 우연히 마주친 소녀 도리스가 가까이 있는 동안에는 모든 소리가 일순간 사라져 난생 처음 겪는 기현상에 의문을 품고 그녀가 운영하는 디비 라이프 세이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에 나오는 디비 라이프 세이버는 자살 방지 센터지만 도리스 혼자 운영하는 곳으로 변변한 사무실도 하나 없어 평소 때는 카페 브리즈의 점주인 오빠의 일을 도와주면서 소일한다.

로렌조가 반 강제로 디비 라이프 세이버의 두 번째 회원이 되면서 카페 직원으로 취업하면서 도리스와 같이 지내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일단 줄거리만 보면 자살 방지 센터인 디비 라이프 세이버가 비중이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냥 처음 만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된 배경 설정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카페 브리즈에서 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도리스가 디비 라이프 세이버를 만든 계기와 어떻게 혼자서 운영할 수 있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본편에 나오긴 하는데.. 본편 내용 자체가 누군가의 자살을 막고 희망을 주는 전개가 아니다.

로렌조가 도리스에게 품은 의문을 풀고 소리의 관리인으로서의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것 위주로 진행된다. 그래서 디비 라이프 세이버 설정은 활용되지 못했다.

소리의 관리인에 대한 설정은 본편 진행 중에 과거 회상과 로렌조의 독백, 주변 인물의 설명을 통해 차근차근 풀어 나간다.

로렌조와 도리스가 서로에게 가진 감정이 호기심인지, 호감인지 각자 의문을 갖고서 파고드는 과정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게 로맨스물의 왕도지향적인 전개라고 할 수 있다.

남녀 주인공의 관계 설정에 있어선 중심을 잘 잡은 편이지만, 그 중심을 벗어나서 보면 약간 산만한 구석이 있다.

대천사장 후보인데 기억 봉인을 의심 당하며 잡일하는 천사 도미닉 일을 하는 엘리야나 트윈/사이드 테일 소녀 같이 로렌조에게 반한 인물들이 반하게 된 계기가 좀 뜬금없어서 그렇다.

엘리야는 로렌조의 냉대를 받다가 한 대 엊어 맞고는 같은 남자인데도 반해 버렸고, 트윈/사이드 테일 소녀는 길가다 우연히 로렌조와 마주쳐 말을 걸었다가 호통을 들었는데 오히려 그에게 관심을 갖고 고백용 쿠키까지 구워주기까지 한다.

물론 그런 주변 인물들이 로렌조에게 대쉬하는 게, 로렌조가 도리스에게 가진 감정이 애정이란 걸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어시스트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상황 전개가 좀 갑작스러운 경향이 있다.

도리스의 숨겨져 있던 능력이 나중에 밝혀지는 건 둘째치고, 악마에 관한 설정은 급조된 느낌을 준다.

악마가 악마 신분을 벗기 위해선 인간으로 살면서 온전히 인간의 생을 마치면 천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이며 이건 도리스와 연관된 중요한 떡밥인데 이전까지 아무런 언급도 없이 불쑥 튀어 나왔다.

본작에선 로렌조가 부분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고 그게 도리스와의 관계에 관한 핵심적인 설정이라 기시감 떡밥을 미리 뿌려 놔서, ‘원래 알고 있었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도 완전 납득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본편 내용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개시키기 위해선 암시와 복선을 충분히 깔아 놓을 필요성이 있었다.

작화는 평범하다. 기본적으로 여성향으로 여캐는 모에 미소녀풍이고, 남캐는 BL풍의 장신 미남들로 그려진다. (실제로 BL 커플링을 노린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개그씬에서는 캐릭터를 망가트리기보다는 단추 구멍 달린 인형 같이 묘사해서 귀여움을 어필한다.

결론은 평작. 비중 있어 보이는 배경 설정이 활용되지 못한 거나, 중요한 설정이 급조된 걸 보면 스토리 정리가 덜 된 느낌을 주지만, 주인공이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고 남녀 주인공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보면 서로를 알아가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로맨스의 왕도적 전개를 충실히 지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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