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큐브] 귀시 (2015) 2020년 웹툰





2015년에 코믹 큐브에서 조성황 작가가 글, 김병관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연재를 시작해 2015년 10월을 기준으로 18화까지 올라온 사극 판타지 만화.

내용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임금인 연산군이 주색잡기에 빠져 대비를 죽이고 황후를 내친 뒤 전국에 내놓으라 하는 미녀들을 희궁전으로 불러와 첩으로 삼았는데, 충청 제일의 미녀 염화가 첩으로 발탁되어 궁궐로 가게 되자 그녀의 연인인 조선 제일의 대장장이 도치가 깊은 한을 품고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혈사검을 만들어 귀거래를 성사시켜 구음색귀를 염화에게 씌이게 했는데 그것을 알아 챈 이조판서 임사홍이 역모를 꾸미고, 귀시의 실력자로 이름 난 귀혼사 장시영이 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목 ‘귀시’는 귀신의 시장이란 뜻이 있는데 중국 청나라 중기 때의 학자 ‘원매’가 저술한 ‘속자불어’에 기록된 것으로 중국 삼국시대 때부터 귀시라는 시장이 성행하여, 도굴꾼이나 도적들이 무덤에서 훔친 물건을 파는 도둑 시장으로 귀신을 매매한다고 전해진다.

‘주단’이라 불리는 항아리 단지에 귀신을 봉인해 사고 파는데 아름다운 처녀나 소녀 귀신을 가장 상급으로 쳐서 여성을 납치해 죽여 귀신으로 만드는 일도 빈번했다고 한다.

본작은 그 귀시가 메인 소재이자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정확히는 귀신을 사고 파는 장이 열리는 것 보다는, 귀신을 매매하고 그로 인해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라, 임금, 후궁, 간신, 폐비 등 주요 키워드를 놓고 보면 사극의 단골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궁궐 암투를 귀신물로 풀어낸 것이라 신선하게 다가온다.

나라의 임금인 연산군은 귀신 붙은 미녀에게 푹 빠져 복상사 사망 플레그를 켜고 귀혼사를 통해 그걸 알아낸 간신 임사홍은 역모를 꾸미며, 귀신을 사냥해 팔아 치우는 추격꾼 여리수, 귀신을 베는 조선 제일의 검객 김백수가 특정한 귀신을 찾아 헤매면서 귀시를 키워드로 삼아 실타래처럼 엮인다.

주인공 장시영은 귀혼사로 귀기를 통해 귀신을 감지하고, 부적과 침술로 귀신을 제압하며 귀신을 가둔 항아리 단지를 사고파는 귀신 상인이라 무당이나 퇴마사와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을 준다.

천갑린, 귀출파, 제귀침 등 전문 용어가 나와서 약간의 무협 느낌도 살짝 난다.

다만, 주인공이 어디까지나 상인 클래스라 무투파랑 거리가 멀고. 스승에게 도술을 배웠다고 해도 강한 귀신을 만나면 제압을 하지 못해서 액션의 비중은 작은 편이다.

귀신같은 경우는 디자인이나 특성 자체는 오리지날에 가깝다. 원한을 품고 죽어 구천을 멤도는 혼령 계열의 귀신이 아니라, 요괴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귀신이 되고 싶어 하다가 반은 사람, 반은 귀신이 된 자귀, 100명의 남자와 떡을 쳐 정기를 빨아들여 죽인 구음색귀, 젊은 여자에 씌여 음란한 꿈을 꾸게 해 떡을 치는 몽애몽 등등 각자 분명한 형태와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귀신 매매 행위 자체는 불법이지만 무당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귀신을 사고파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세계관도 메인 소재를 충분히 활용했다.

악귀만 있는 게 아니라, 처녀 귀신을 사다가 연모하는 사람의 몸에 씌워 함락시키려는 것 등을 보면 중국 귀시에서 처녀 귀신과 소녀의 혼이 상등품 취급 받았다는 고증을 잘 지킨 것 같다.

작화는 무난하게 좋은 편이다. 인물, 배경, 컬러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준수하고 그림의 기본기도 탄탄하다. 어떤 한 장면을 강렬하게 연출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일정한 수준 이상의 퀼리티를 쭉 유지해서 안정감이 있다.

작화를 맡은 김병관 작가는 네이버 웹툰에서 ‘제주 구슬할망’, 다음 웹툰에서 ‘바나나 트위스트’, ‘군대라면’을 그린 바 있는데 본작은 기존에 그린 작품보다 작화 수준이 크게 발전했다.

제주 구슬할망, 바나나 트위스트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군대 사연을 모집해 그리는 군대 에피소드 웹툰 군대라면이 연재 당시 혹평을 면치 못하고 평점도 최하위권을 달렸다는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그야말로 괄목상대로 전작의 부진을 잊게끔 하는데 충분하다.

결론은 추천작. 귀신을 매매하는 귀시를 사극으로 풀어낸 스토리가 신선하고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며, 퀄리티와 안정감을 고루 갖춘 작화가 내용을 뒷받침해줘 보는 즐거움까지 있는 작품이다.

같은 연재처에 연재되는 조선 시대 배경의 만화인 ‘조선 기담사’가 탐정물, ‘일해라 당상관!’이 변신 히어로 수사물이라면 본작은 사극으로서의 밀도가 높아서 퓨전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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