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와 블루 데몬 VS 더 몬스터즈(Santo and the Blue Demon Vs. the Monsters.1970)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0년에 멕시코에서 질베르토 마르티네즈 솔라레스 감독이 만든 산토 시리즈의 23번째 작품.

내용은 멕시코 레슬러 엘 산토의 숙적으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매드 사이언티스트 ‘브루노 핼더’가 난쟁이 조수 ‘왈도’에 의해 다시 부활했는데 왈도가 부하 좀비들을 데리고 마차 타고 비밀 기지로 가는 걸 목격한 블루 데몬이 수상히 여겨 쫓아왔다가 악당들에게 붙잡혀 클론 인간으로 복제되어 헬더의 충실한 부하가 되면서 미이라, 사이클롭스,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뱀파이어, 뱀파이어의 신부를 현세에 부활시켜 몬스터 군단을 결성해 엘 산토와 싸우는 이야기다.

프로 레슬러 슈퍼 히어로가 몬스터 군단과 싸운다는 설정이 만화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실사 영화로 진지하게 찍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무슨 ‘영구와 땡칠이’ 이탈리아판인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산토 시리즈가 본래 좀 이렇다)

작품 전반부는 핼더 박사와 왈도, 블루 데몬이 각지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부활시키고, 몬스터 군단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해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특수 분장이 조잡하고 유치해서 그렇지, 괴물들이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 자체는 호러 영화답게 촬영했다. 민가를 습격해 일가족을 몰살, 숲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을 죽이고 여자만 납치, 길 가던 여자를 붙잡아 피를 빨아 먹는 것 등등 나름대로 호러 영화에 어울리는 참변들이 발생한다.

후반부로 넘어가면 주인공 엘 산토가 몬스터와 격돌하면서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한다.

VS 사이클롭스전부터 시작해 몬스터 군단이 오토 박사의 집을 습격해 엘 산토의 연인 글로리아를 납치 시도를 하면서 엘 산토와 패싸움을 벌이면서 갈등이 고조된다. (사이클롭스가 배 찔려서 기지로 돌아오니 수술대 위에서 수술을 집도해 고쳐주는 악당 두목 존나 착하다)

근데 역시 누가 엘 산토 영화 아니랄까봐 어김없이 프로 레슬링 장면이 들어가 있다.

몬스터 군단의 뱀파이어한테 루차 마스크를 씌워 엘 산토와 맞붙인 것이다.

카멜 클러치, 다이빙 헤드벗, 플라잉 크로스챱 등 엘 산토의 피니쉬 기술이 다 나오지만 뱀파이어가 맷집으로 다 씹고 흡혈을 시도했다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항의하러 온 글로리의 십자가 목걸이 보고 박쥐로 변신해 날아가고 몬스터 군단이 일제히 링에 올라와 깽판을 치자. 엘 산토의 레슬러 동료들이 도와주러 와 벤치 클리어링을 연상시키는 난장판을 벌이는 게 스케일적인 면으로 보면 사실상 본작의 클라이맥스다.

그 뒤에 이어진 극후반부 전개가 엘 산토가 뱀파이어의 신부에게 유혹을 당해 함정에 빠져 위기에 처하고, 옷토 박사 모녀 납치당한 걸 알고서 구하러 갔다가 가짜 블루 데몬과 싸운 뒤, 그리고 진짜 블루 데몬을 구출해 둘이 힘을 합쳐 악당들을 소탕하는 전개로 이어진다.

엘 산토과 블루 데몬을 구출한 뒤부터 어디서 구해온 건지 모닝스타를 둘고, 블루 데몬은 횃불 2개로 십자가를 만들어 악당들을 상대해 싸우는데 이제는 끝내야 할 시간이라는 건지, 단 둘이 머릿수 3배가 넘는 악당들을 일방적으로 제압할 때 보면 통쾌한 점도 있긴 하지만 긴장감이 좀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해 보면 엘 산토는 프로 레슬링하는 슈퍼 히어로인데 정작 프로 레슬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무기빨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크다.

사이클롭스전에서 챱을 날리다 안 통한다 싶으니 나무 몽둥이 집어 들어 두드려 패고, 뾰족한 나무 끝으로 푹 찌르는가 하면, 브루노 박사 본거지에서 모닝 스타 한 자루로 죽은 사람도 되살리는 첨단 기계 장치 다 때려 부수고 몬스터도 쳐 잡아서 적진을 초토화시키니 무기가 짱 먹는다. (근데 이미지가 좀 괴리감을 주긴 한다. 루차 마스크를 쓴 프로 레슬러인데 양복 갖춰 입고 손에는 모닝 스타 들고 싸우다니..)

엘 산토와 블루 데몬이 무지막지한 반격을 가할 때 겁에 질린 얼굴로 서로 부둥켜안은 채 덜덜 떠는 브루노 박사를 보면 누가 악역인지 모르겠다.

웃긴 건 브루노 박사, 왈도, 기타 몬스터들이 도망쳐서 생사 확인이 안 되는 상황에 도망치다 관에 드러누운 뱀파이어랑 뱀파피어의 신부들은 엘 산토 일행이 친히 가서 심장에 말뚝 박아 죽이는 씬이 나온다는 거다.

다른 애들 다 그냥 보내주고 왜 뱀파이어만 ㅠㅠ.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마 이건 다른 몬스터들은 사실 원작 영화나 신화에서 마땅히 알려진 퇴치 방법이 없는데 뱀파이어는 심장에 말뚝 박기라는 명확한 약점이 있어서 뱀파이어물의 클리셰로서 넣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실 뱀파이어는 엘 산토와 프로 레슬링으로 붙었고 뱀파이어의 신부는 엘 산토를 유혹해 함정에 빠트렸으니 비중이라도 높지, 몬스터즈의 다른 괴물들은 사이클롭스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 혼자 따로 나와서 싸우는 일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기만 해서 도매급 취급당해서 차라리 뱀파이어의 사정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결론은 평작. 프로 레슬링하는 슈퍼 히어로가 호러 무비에 나오는 괴물 군단과 맞서 싸우는 메인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주인공과 악당이 일 대 다수의 대결 구도를 이루는데 다수 쪽이 도매급 취급돼서 캐릭터 라인이 풍부한 것 같으면서도 다들 비중이 어중간해서 전체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며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져 허술한 구석이 군데군데 보여서 아쉬운 작품이다. 그래도 엘 산토 VS 몬스터즈의 대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유지하고 있고, 기본 컨셉 유지 차원에선 전전작인 1969년작 산토와 드라큘라의 보물보다는 더 낫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사이클롭스 배역을 맡은 배우인 ‘제라르도 세페다’는 왈도의 부하 좀비 세 명 중 한 명으로도 나왔다. 사이클롭스와 좀비의 1인 2역이다. 근데 둘 다 취급이 좋지 않다. 사이클롭스는 엘 산토와의 대결 중 복부를 나무에 찍혀 수술 받은 뒤 리타이어. 좀비는 엘 산토의 모닝 스타를 쳐 맞고 머리가 뎅겅 날아간다.

덧붙여 실제로 엘 산토와 싸우는 씬은 하나도 없는데 비밀 기지에 뜬금없이 나와 머릿수만 채우는, 두뇌를 노출한 외계인 괴물은 ‘로겔리오 A 곤잘레스’ 감독의 1960년작 ‘쉽 오브 몬스터’에 나오는 괴물이다.

본작에 나오는 사이클롭스 분장도 쉽 오브 몬스터에 나온 사이클롭스 분장을 기반으로 해서 디자인된 것이다.

추가로 사실 산토 VS 몬스터 소재의 영화는 엄청 많이 나왔다. 산토와 드라큘라의 보물, 산토와 블루 데몬 VS 몬스터즈 이외에도, 산토와 블루 데몬 VS 프랑켄슈타인 박사, 산토와 블루 데몬 VS 드라큘라와 늑대인간, 산토 VS 프랑켄슈타인의 딸, 산토: 미이라의 복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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