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邪咒.1982)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2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계치홍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사주’. 점을 칠 때 보는 사주팔자 할 때의 사주(四柱)가 아니라 간사할 사(邪)와 빌 주(咒)자를 쓴다. 영제는 ‘커즈 오브 이블’이다.

내용은 중국 칭하이성 시닝에 있는 청둥 뒷골목에 자손 대대로 한 집에 모여 사는 부잣집 왕씨 가문에서 할머니의 50세 생일잔치가 열린 날 밥상에서 아들이 의문의 발작을 일으켜 급사해서, 30년 전 집안에 강도가 쳐들어와 13명을 죽이고 우물에 시체를 버려 그걸 먹고 자란 혈개구리의 저주에 의한 것이라 추측됐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현재 이르러 집안에 계속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급기야 이형의 괴물이 나타나 집안사람들이 하나 둘씩 살해당하자 혈개구리의 저주가 재현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고, 사마, 마 등 저주 소재 영화를 주로 만든 계치홍 감독의 후기작에 속하는데 약간 특이한 구석이 있다. 1년 전인 1981년에 만든 ‘고’, 1년 후인 1983년에 만든 ‘마’ 사이에 있는데도 페이크 저주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그렇다.

기존의 계치홍 감독표 저주 영화를 보면 초장부터 저주가 확실히 나오고 악한 주술사에 의해 저주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자세히 나오며, 저주의 타겟이 된 사람들이 극도의 고통을 받고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법력이 높은 스님이나 도사가 나서는 게 기본 패턴이었다.

근데 이 작품은 처음에 저주가 나오기는커녕 뜬금없이 섹스 코드를 집어넣었다. 집안의 한량인 진화가 은메달로 집안 여자들을 최면에 빠트린 뒤 범해서 근칭상간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형의 괴물이 인간 여자를 강간하는 것 등 이상할 정도로 섹스에 집착하고 있다.

본작에 나온 이형의 괴물은 정말 기괴한 생김새를 가졌는데 뿔이 달린 머리에 혓바닥을 갈라져 있고 상체는 인간형이지만 하체에 다리 대신 뱀 꼬리 같은 촉수 2개가 붙어 있으며, 달팽이 같이 전신에서 점액을 뿜어내 찐득찐득한 이미지다.

근데 그 이형의 괴물이 실은 진짜 괴물이 아니라 사건의 진범이 괴물 탈을 쓴 것으로, 집안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살인마에게 떼죽음을 당하는 게 주된 내용이라 제목만 저주 영화지, 실제 본편 내용은 슬래셔 영화인 것이다.

사건의 진범에게 사주한 흑막이 막판에 드러나서 타이틀 사주는 저주를 비는 게 아니라, 살인을 사주한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게 또 정통 슬래셔물이라고 하긴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슬래셔물답게 죽는 건 몇 명 안 되고 다수의 사람들이 이형의 괴물한테 간살 당하거나 집 어딘가에서 은밀하게 사육되는 식인 개구리한테 잡아먹히는 것 등 크리쳐물 느낌이 나서 그렇다.

하지만 혐오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해 크리쳐물 스멜을 풍긴다고 해도 급조된 설정을 가지고 툭 튀어 나온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어느 순간 더 이상 화면에 나오지도 않아 1회용으로만 써먹어 크리쳐물이라고 볼 수도 없다.

사건의 진범보다는 사실 사건의 흑막에 대한 큰 반전이 있고, 반전 의존도가 꽤 큰 반면. 반전의 밀도는 대단히 낮다.

떡밥을 던지긴 했는데 그냥 아리송한 느낌만 주지 흑막 추리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떡밥 회수가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영화 다 끝날 때쯤 사건의 흑막을 드러내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스피드 웨건이 출동해 설명해준 다음. 갑자기 툭 튀어 나온 사건의 진범과 최후의 혈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이어져 완전 급전개가 따로 없다.

결론은 비추천. 줄거리, 소재만 놓고 보면 저주 영화 같지만 실은 페이크 저주 영화인데 슬래셔물과 크리쳐물의 요소를 동시에 갖췄지만 어느 것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결국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밍밍한 맛만 주다가 사건의 흑막, 진범에 대한 반전을 급하게 집어넣어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 스토리의 완성도도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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