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집 (2015) 2015년 개봉 영화




2015년에 양병간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사진작가 부부가 새로 장만한 4층 집에 스튜디오를 꾸미고 이벤트에 사용할 마네킹을 조립해 지하 작업실에 두고 옥상 옥탑방에 살림살이를 차렸는데, 남편이 출장을 가서 아내 혼자 남아서 하루를 보내다가, 하얀 소복 입히고 가발을 씌운 귀신 마네킹이 눈앞에 나타나 위협을 가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장르 카테고리는 호러지만, 호러 영화는 무서워야 한다는 관념을 깨려는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못 만든 작품으로 영등위 심의 당시 코미디 장르로 제출했다고 전해지는 작품이다.

의도적으로 못 만들었다는 말은 100% 사실이다.

작품 전반부는 여주인공 구윤희 여사의 일상을 보여준다.

밥 먹고, 응가하고, 빨래 널고, 청소하고, 차 마시고, 김장하고, 음악 감상하고, 음악에 맞춰 춤추고, 커피 마시고, 책 읽고, 잠자고. 그런 것만 계속 이어서 나온다.

이걸 전부 롱테이크로 촬영해서 아무 의미없는 내용이 쓸데없이 길게 나오기만 해서 엄청나게 지루하다.

마네킹 귀신은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지만 전반부의 출현 분량은 정말 적다. 전반부는 그냥, 한국 아줌마의 일상으로 축약할 수 있다.

후반부는 구윤희 여사가 계속 놀라는 것도 지쳐서 육척봉과 식칼 들고 귀신과 맞서 싸우는 반격의 서막이 주된 내용이다.

귀신이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관계로 작중 구윤희 여사가 옥상 옥탑방에서 지하실 포토 스튜디오로 내려갔다 올라가는 걸 반복하는데 여전히 지루하다.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수 있는 포토 스튜디오에서의 구윤희 여사 VS 마네킹 귀신 배틀씬은 그나마 볼만하다.

주부라서 부엌칼 50단이라 육척봉을 깎두기처럼 썰어 버리고 마네킹 귀신을 참살하는 씬은 나름 통쾌했다.

그 뒤에 이어진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실은 아니랑께’ 배드 엔딩은 의도적으로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따른 것 같다.

일단 장르만 호러물이지 실제론 코미디로서 일부러 못 만든 영화인만큼 엉망진창이다. 일부로 못 만들었다는 게 주요 관전 포인트로 거기서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근데 무엇을 재미의 포인트로 삼고 있는지는 알겠지만, 그게 의도한 데로 재미를 주었는가에 대해선 긍정할 수 없다.

독립 영화로서의 호러물의 장르전복을 시도한 도전 정신은 높이 사고 싶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영화의 알맹이가 없는 걸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러 못 만든 영화라고 강조하면서 날로 먹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무섭지 않은 호러물이란 장르전복에만 집착하지, 안 무서운 영화가 어떻게 웃길지, 어떻게 특유의 재미를 줄지. 거기에 대해서 전혀 고민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못 만든 부분에서 웃으라는 식으로 퉁 쳐서 내용이 부실하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관객들의 해석과 감상으로 재미가 뻥튀기된 경향이 좀 있다.

간혹 이 작품은 혼자서 보면 재미없지만 단체로 보고 사람들 웃을 때 따라 웃으면 재미있다고 하는데.. 혼자서 봐도 재미없으면 그건 재미없는 영화 맞다.

남들 웃을 때 따라 웃는다고 없는 재미가 절로 생겨날 수는 없는 법이다. 웃기지도 않는데 웃음을 강요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결론은 평작. 독립 영화로서 무섭지 않은 호러물을 표방하며 장르전복을 시도한 도전 정신은 돋보이지만, 의도적으로 못 만든 영화고 그게 관전 포인트라고 해도 재미와 개성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고 날로 먹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B급 영화 특유의 테이스트가 약한 편이라 컬트적인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컬트적인 매력은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현재 스카이 라이프 TV에서 10월 말까지 무료 영화 VOD로 올라와 있어서 집에서도 TV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덧붙여, 차라리 이응일 감독의 2010년작 ‘불청객’이 독립 영화의 실험정신과 B급 영화의 테이스트를 함께 갖춘 작품이다.

불청객도 의도적으로 못 만든 영화지만 그렇다고 날로 먹지 않고 어설프고 유치한 것을 SF로 승화시켜 컬트적인 매력을 갖췄다.



덧글

  • anchor 2015/10/22 10:32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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