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혼옥 (销魂玉.1979)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79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이한상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호러 영화. 원제는 소혼옥. 영제는 ‘리턴 오브 더 데드’다.

내용은 정신병원에 입원한 3명의 환자들이 각자 한 가지씩 무서운 이야기 썰을 풀어 놓는 것이다.

영제가 리턴 오브 더 데드인 만큼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어 돌아온다는 주제 하에 3가지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게 본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괴담보다 기담에 가까운 느낌이라서 기묘할 지언정 무섭지는 않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왕지히가 지인으로부터 3마리 원숭이 부적 목걸이를 선물 받았는데 3가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장난삼아 돈을 달라고 첫 번째 소원을 빌었는데.. 아들 샤오바이가 공장에서 사고로 죽어서 부의금으로 나온 게 소원으로 빌었던 돈 액수만큼이라서 실의에 빠진 채. 아들을 되살려 달라고 두 번째 소원을 빌었다가 시체인 상태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선 아들을 무덤으로 되돌려 보내달라는 세 번째 소원을 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영국의 작가 윌리엄 위마르크 제이콥스가 1892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원숭이 손(The Monkey’s Paw)‘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본편 내용이 원작과 거의 동일하다.

다른 점은 원작에서는 원숭이 손이 그대로 나와 소원을 하나씩 들어줄 때마다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것인데, 본작에서는 청면금강을 모시는 세 마리 원숭이를 나란히 붙여 놓은 부적으로 나오는 것 정도다.

원작인 원숭이 손을 중국풍으로 어레인지한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한 수준이라서 원작을 아는 사람이 보면 별 감흥이 없을 거다.

심지어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체가 되어 귀환한 아들의 모습도 밀랍 인형의 얼굴이 녹아서 해골로 변하는 수준이라 비주얼도 그저 그렇다. 70년대 영화의 한계랄까.

다만, 원숭이 부적의 소원 때문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 캐릭터의 슬픔과 광기가 묻어난 연기가 출중하기 때문에 그건 볼만 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장 타오가 한 밤 중에 보트를 타고 호수를 지나다가 알몸 여인 멍 웨이를 만나서 그녀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친구인 린 쿤 콴을 호수로 데려갔는데 실은 멍 웨이가 린 쿤 콴에게 속아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라 복수하는 이야기다.

귀신의 복수가 핵심적인 내용이지만 작중에 나온 멍 웨이 귀신은 제대로 된 귀신 분장을 하고 나오지는 않는다. 그냥 얼굴에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법한 파란 조명 한 번 비춰주는 게 전부다.

게다가 귀신은 귀신인데 알몸 귀신이라 전신 누드로 등장해 호수를 헤엄치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 호러 영화가 아니라 에로 영화로 착각하게 만든다.

장 타오, 원 콴 딘이 탄 보트가 멍 웨이의 요력에 의해 빙글빙글 돌다가 전복해 물에 빠진 원 콴 딘을 멍 웨이가 붙잡고 늘어져 익사시키는 게 하이라이트씬인데 물속에서 알몸을 그대로 드러낸 채 원 콴 딘을 잡고 늘어지다가 몸이 부패해 앙상한 뼈만 남은 해골에 검은 머리카락만 온전히 남아 있는 귀신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함께 수면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씬이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죽은 여인의 귀신이 나타나 인력거꾼의 도움을 받고 그에게 진주 목걸이를 선물로 주고 도박에서 돈 따는데 도움을 주다가, 자신의 무덤에 침입한 도굴꾼이 보물을 훔친 것도 모자라 시간까지 하려고 하자 응징하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보면 인력거꾼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귀신을 인력거에 태워준 이후 그것이 연이 되어 귀신의 일을 돕고 돈을 버는 것 이외에 달리 하는 일이 없다.

사실 인력거꾼 이야기 자체는 현대로 치면 택시 괴담에 가까워서 그렇다. 택시 기사가 한 밤 중에 길을 가다가 어떤 여자를 태웠는데 그 여자가 알고 보니 귀신이었다. 이런 류의 이야기 말이다. 귀신과 원한 관계로 엮인 게 아니고 그렇다고 귀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니 스토리에 깊이 파고들 건덕지가 없다.

나중에 무덤에 침입해 보물을 훔치고 시간까지 하려다가 귀신에게 응징 당하는 도굴꾼 같은 경우도 에피소드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갑자기 급조된 느낌을 준다.

죽었는데 시체가 탱탱해 욕정이 피어올라 시간을 하려다 실패에 그친 것부터, 젖 가슴 노출한 귀신이 눈 부릅뜨고 벌떡 일어나 양손을 강시마냥 앞으로 나란히 한 채 알몸으로 발빠르게 쫓아와 백허그 하는 것 등등 뭔가 불필요하게 에로에 집착하는 것도 좀 별로였다.

도굴꾼이 귀신에게 쫓겨 달아난 이후, 인력거꾼이 경찰들과 함께 자신이 도와준 여인이 살던 집에 가보니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로 그제야 뒤늦게 여인이 귀신이란 사실을 깨닫는 것으로 끝을 맺기 때문에 내용이 되게 애매하다.

결론은 평작. 옴니버스 호러 영화로 무서운 이야기보다 기이한 이야기에 가까운데 각 에피소드의 평균적인 재미가 좀 떨어지고 전반적으로 이야기 자체가 참신한 것도 아니지만, 저주 소재의 영화를 유행시켜 자극의 끝을 달리던 쇼 브라더스에서 이렇게 수수한 작품을 만든 게 의외라면 또 의외고 주제에 부합되는 이야기를 모아놨기 때문에 그 점은 괜찮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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