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魔界.1982)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2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양권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현직 여경 아매가 남자 친구인 아중과 함께 한적한 시골의 해변가로 여행을 갔는데 그날 밤 숲에서 텐트를 치고 자다가 깨서 중국의 일제 강점기 시절 굶주린 부모한테 살해당해 잡하 먹힌 소녀의 원귀가 홀려 빙의되면서 자신의 기분을 해치는 사람들을 요력으로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당시 쇼 브라더스에서 밀고 나가던 저주 영화가 아니라 귀신 영화로 귀신의 묘사가 약간 복합적이다.

보통의 귀신 영화와 다르게 본작에선 여주인공이 귀신한테 완전 몸을 빼앗겨서 아이 같은 사고를 가지고 제멋대로 행동을 한다.

자신을 험담하거나, 혹은 자신의 존재에 위협이 되는 사람은 가차 없이 죽인다. 눈앞에 직접 나타나 죽이기보다는 그냥 한 번 야려보면서 전용 BGM 한 번 깔아주면 타겟이 된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고를 당해 죽는다.

여주인공의 의심스러운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한 기자가 준 주역으로 나온 것과 여주인공의 몸에 씌인 악령을 유일하게 퇴치할 수 있는 게 단도 형태의 법력기라는 것 등등 리처드 도너 감독의 1976년작 오멘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꽤 있다.

근데 그렇게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그걸 무섭게 잘 만든 게 아니다.

중반부에 퇴마사의 공격에 데미지를 입어 한 밤 중에 자다 깨 변기에 오바이트한 걸 컵으로 퍼내 머리 감고 마시면서 주술 카운터를 날린다거나, 후반부에 경찰 서장이 아매의 뒤를 봐주면서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떡을 치려고 목욕하던 중 화장실 변기 옆 화장지가 저절로 움직여 온몸을 미라처럼 칭칭 감아 죽이고 신문 기자가 보는 사후 세계의 환상에 나타나 살아있는 지렁이를 우적우적 씹어먹고 씹은 걸 또 입에서 뱉어내 그게 땅에 닿자 펄펄 끓는가 하면 귀신이 살아있는 육신의 매개체인 아매가 죽은 뒤 아종의 모습을 카피해 나타나 뜬금없이 샤워를 하던 간호사를 간살하는 것 등등 괴상하기 짝이 없는 장면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쇼 브라더스가 기존에 즐겨 만든 저주 영화의 연출 잔재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니다.

말이 안 되더라도 최소한 그럴 듯한 이야기를 해야지, 말도 안 되고 밑도 끝도 없이 지저분한 것만 보여주니 이해의 범주에서 벗어났다.

스토리 자체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작중에 나오는 소녀의 귀신이 저지른 짓거리를 보면 너무 패악무도해서 퇴치해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극후반부에 귀신의 기구한 사연이 나오고 퇴치 당하는 장면의 연출은 또 너무 가련하게 나와서 감정을 몰입할 수가 없다.

러닝 타임 전반에 걸쳐 완전 악랄하게 묘사해 놓고, 영화 거의 끝나갈 무렵 퇴치당할 때 되니 불쌍하게 묘사하니까 그런 거다.

막판에 아중과 대치 상황에 놓였을 때는 귀신이 아중의 모습을 카피했지만 그에겐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고, 오빠, 오빠 이러면서 아중의 모습을 본 뜬 자신을 해치면 아중에게 데미지가 가해진다는 걸 설명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말리기까지 하는 상황에 아중 혼자 발악하는 거라 박진감이 엄청나게 떨어진다.

애초에 아매의 대치점에 서서 본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던 건 아매의 상사와 신문 기자다. 아종은 남자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출현 분량이 너무 적다.

나온 거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다가 중간에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어 반 리타이어했다가 영화 끝나기 약 10분 전에야 비로소 비중이 급상승해 극을 주도하기 때문에 캐릭터 비중의 밸런스가 매우 나쁘다.

사실 본작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만한 건 아종과 귀신의 대치가 아니라 그 전에 아매의 상사가 아매를 퇴치하는 씬이다.

옷 안에 부적을 X자로 겹쳐 붙이고 단검 형태의 법력기로 완전 무장한 채, 아매를 차에 태운 뒤 공터 위 팔괘진으로 유인해 퇴치하는 게 인상적이다. (보통 영화였다면 이 시점에서 끝나야 정상이겠지만 본작은 여기에 사족을 붙여 스토리가 더 망가졌다)

결론은 비추천. 줄거리만 보면 사람에게 빙의한 귀신 이야기인데 본편 내용은 생뚱맞게도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에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말도 안 되는 전개에 쓸데없이 지저분한 장면이 속출하며, 작중 인물의 묘사에 줏대가 없어서 몰입을 방해해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져 오멘 파쿠리조차 되지 못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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