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 힐 (Sugar Hill.1974)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4년에 폴 마스랜스키 감독이 만든 블랙스폴로이테이션 좀비 영화.

내용은 모건이 두목으로 있는 백인 갱단이 다이애나 슈거 힐의 클럽을 노리고 그녀의 남자 친구 랭스턴에게 린치를 가해 죽였는데, 이에 분노한 다이애나가 부두술사 마더 마이트레스를 찾아가 부두교 죽음의 신인 바론 삼디를 소환해 그의 도움을 받아 좀비들을 조종해 모건 일당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흑인 관객을 위해 만든 블랙스폴로이테이션 필름으로 여주인공이 흑인이고 악당이 백인으로 나온다.

여주인공 슈거 힐은 쌈디 남작과 좀비의 힘을 이용해 원수들에게 복수하며 때로는 미인계로 상대를 방심시키고 뒤통수를 후리는 팜므파탈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어 정통 히로인이라기 보단 다크 히로인에 가깝다.

평소 때는 다이애나로서 웨이브 진 머리를 하고 나왔다가, 원수를 찾아가 복수할 때는 아폴로 머리를 한 흑누나가 돼서 인정사정없이 복수를 한다.

악당들이 저항다운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해서 내용이 좀 단순하긴 하지만, 극 전개가 시원스러워서 통쾌함을 안겨 주기 때문에 재미있다.

호러 영화라기보다는 호러의 탈을 쓴 활극물이랄까. 복수 자체도 비장미 넘치게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영웅이 악당을 때려잡는 느낌이라 히어로물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작중 좀비들은 정글도와 횃불을 들고 다니는데 복수의 방식이 정글도에 의한 참살뿐만이 아니라 흑돼지 우리에 집어넣거나 뱀이 득실거리는 관속에 집어넣는가 하면 저주 인형을 칼로 찔러 주살시키는 것 등등 다양하게 나온다.

데드씬은 죽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죽는 걸 암시하는 걸로 끝내는 경우가 많아서 고어 수위가 높지는 않아 고어에 내성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슈거 힐에게 복수할 힘을 주는 바론 삼디는 실제 부두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죽음의 신이다. 정확히는, 부두교의 신앙은 통칭 로아라는 정령과 죽은 영혼을 숭배하는 것으로 바론 삼디는 로아 중 하나로 죽은 사람들의 수호자다.

바론 삼디는 흰 모자, 검은 턱시도, 짙은 색의 안경 차림을 한 사람의 형상으로 초상이 그려지며 아프리카 노예들이 죽어서 간다고 믿었던 명부인 기니로 가는 길을 인도한다고 한다.

본작에서는 힘만 빌려주고 끝낸 게 아니라 슈거 힐의 복수에 적극 동참하면서 주역급으로 나온다.

다양한 직업군으로 변장을 해 원수들 근처에 나타나고, 슈거 힐의 복수가 차근차근 진행될 때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론 삼디에 의해 소환된 좀비들은 맨 땅의 흙을 뒤엎고 일어난 아프리카 노예 흑인 좀비들이다.

흙과 거미줄투성이인 몸에 두 눈은 눈동자가 없이 반짝이는 알을 박아 넣은 것 같은데 몸이 썩은 것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아니다.

사실 실제로 전해져 내려오는 좀비는 이쪽이 정통이다. 좀비 자체가 부두교 전설에 나오는 존재라서 그렇다.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되살아나 썩은 몸뚱이를 가지고 산 사람을 뜯어 먹는 식인귀 같은 좀비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이 만든 시체 시리즈에 의해 재탄생된 영화 속 좀비다.

시체 시리즈로 인해 정립된 식인 좀비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면 낯설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본작에 나오는 오리지날 좀비들이 되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엔딩 때 바론 삼디가 슈거 힐에게 자신의 지팡이를 건네주고 그녀를 부두 퀸이라고 부르는 거 보면 본격 부두 퀸 히로인 영화로서 시리즈화되도 될 것 같은데 아쉽게도 후속작은 나오지 않았다.

결론은 추천작. 호러의 탈을 쓴 복수 활극물로 블랙 무비 특유의 유쾌함이 있고, 여주인공이 적극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면서 펼치는 시원스러운 전개가 매력적이며, 아이티 부두교의 정통 좀비와 죽음의 신 삼디가 나오는 메인 소재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바론 삼디는 이 작품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작품에 인용됐다. 무려 아동용 애니메이션에도 그 잔재가 나왔는데 디즈니의 2009년작 ‘공주와 개구리’에 나오는 부두술사 ‘닥터 파실리에’가 바론 삼디의 코스츔을 하고 있다.

덧붙여 본작의 제작사인 ‘아메리칸 인터네이셔널’에서는 70년대에 들어 블랙스폴로이테이션 필름을 많이 만들었는데 흑인 드라큘라가 나오는 ‘브라큘라’ 시리즈가 여기서 나왔다.

추가로 본작의 타이틀곡인 '슈퍼네츄럴 부두 우먼'도 흑인 음악 특유의 그루브가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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