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2001) 2019년 전격 Z급 영화




2001년에 사카구치 히로노부 감독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내용은 서기 2065년의 지구가 어느날 우주 저편에서 날아온 운석과 함께 나타난 팬텀의 습격을 받았는데, 팬텀은 외계인 유령 침략자로 물질을 투과하고 접촉한 것만으로 영혼을 털어 버려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존재라 살아남은 인류가 배리어 시티에 살면서 저항을 하다가, 강경파인 하인 장군이 스페이스 캐논 ‘제우스’를 외계인의 본거지인 분화구에 쏘자고 밀어 붙이고 온건파인 시드 박사는 지구도 영혼이 있는 존재라는 가이아 이론을 설파하며 생명체의 융화 파동을 이용해 세균에 감염된 사람을 치유하는 연구를 발표하며 첨예한 갈등을 빚는 상황 속에서 이카로스가 시드 박사, 그레이 일행과 함께 비밀리에 인류 구원을 위한 영혼 찾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스퀘어의 RPG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3D 애니메이션 극장판이다. 스퀘어에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만든 게임 제작자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감독으로 발탁되어 그가 이끄는 스퀘어 사단과 헐리웃 스텝이 손을 잡고 기술 개발비를 포함해 제작비 총액 167억엔을 들여 만들었으며, 그 해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심사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의 풀 3D CG로 제작된 SF 영화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스퀘어가 전 세계를 경천동지시킬 야심작으로 기획해 당시로선 거의 회사의 사운을 걸고 엄청난 거금을 들여 만든 작품이지만 현실은 폭망이다.

일단, 보통 파이널 판타지하면 판타지 배경의 RPG 게임을 연상시키는 게 보통인데.. 이 작품은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근데 이게 파이널 판타지 7도, 8도 아니다. 검과 마법은 전혀 안 나온다.

본편 내용은 인류 VS 외계인의 대립 구도로 벌어지는 생존 투쟁기에 가까워서 파이널 판타지보다는 오히려 스타크래프트 느낌이 강하다.

파이널 판타지의 느낌은 박사 이름이 시드란 것 이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본작의 테마라고 할 수 있는 가이아 이론도, 지구를 거대한 생명체로 간주하는 가설로 미국 NASA에서 근무했던 대기 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1960년대 때 발표한 것으로 환경주의자들로부터 널리 받아들여진 것이라 파이널 판타지와의 연결 고리가 없다.

그래서 어째서 이 작품이 파이널 판타지 타이틀을 달고 나왔는지 의문이다. 스퀘어에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창조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감독을 맡아서 만들었다는 캐스팅 정보를 몰랐다면, 유명 게임 이름만 따온 짝퉁 영화로 오인할 수 있을 정도다.

파이널 판타지를 기대하고 보면 실망이 크다 못해 감독과 스퀘어에 대한 원망마저 들 정도인데, 그런 기대를 떠나서 독립적인 작품으로선 어떠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폭망이라고 답할 수 있다.

여주인공 아키로스는 외형은 지적인 미녀인데 좋게 말하면 강한 의지가 있는데 안 좋게 말하면 마이 페이스에 고집쟁이로 밑도 끝도 없이 무조건 믿으라면서 어떤 상황이든 다 강행돌파한다.

작중에서 그녀가 하는 일은 지구에 남아있는 살아있는 동식물을 찾아내 영혼의 파장을 입수하여 인류 구원의 열쇠가 되는 파장이론을 완성시키는 거다.

이 영혼 찾기는 사실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시작해서 메인 스토리는 마지막 8번째 영혼을 찾는 내용이라고 봐도 된다.

근데 사실 이 영혼찾기라는 게 작중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주지 못할 정도로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린다.

스페이스 캐논으로 외계인 때려잡자는 거, ‘지구도 영혼이 있어서 캐논 맞으면 아야하고 상처 입어요.’ 라고 서기 2065년 미래에 무생물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세계관인 만유정령설(애니미즘) 이야기를 하고 앉았으니 주변 사람들이 못 믿는 것도 당연하다.

거기다 아키로스가 영혼을 찾을 때 쓰는 능력이, 자기 몸에 침식된 팬텀에 의한 외계인의 꿈을 꾸고 어디에 가서 뭘 해야 할지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라 의심사기 딱 좋고, 실제로 의심을 사서 위험인물로 분류되어 체포될 위기까지 처하니 주인공으로서 참 답이 안 나오는 캐릭터다.

하인 장군은 설정은 야심찬 장군이고, 팬텀의 습격에 가족을 잃은 전력이 있어 ‘이 녀석도 실은...’ 타입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한치 앞도 보지 못한 채 복수에 집착해서 폭망한 고집쟁이로 묘사된다.

여주인공도 고집쟁이고, 악당도 고집쟁이라 누구 고집이 더 센지 겨루기라도 한 듯. 주변에 상의 없이 서로 막 나가니 스토리 진행이 답답하다.

작중 인물은 악역은 하인 장군 혼자고, 주인공 일행은 아키로스와 시드 박사. 그레이 팀(그레이, 라이언, 닐, 제인) 등인데.. 하인은 끝판 대장으로서의 카리스마스를 보여주기는커녕 러닝 타임 내내 삽질의 끝을 보여주며 여기저기 똥을 싸지르고, 그레이 팀 멤버들은 무슨 사람 죽지 않으면 스토리 전개 못하는 병이라도 걸린 듯 별 다른 액션, 활약 없이 떼몰살 루트를 타서 캐릭터 낭비가 막심하다.

시드 박사는 포지션상 존재감이 전혀 없고, 결국 아키로스, 그레이. 남녀 주인공 커플에게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캐릭터 배분과 활용을 끝내주게 못했다. (캐릭터 설정만 존나 짜놓으면 뭐해! 화면에서 캐릭터 원샷 받기 무섭게 광탈하는데)

SF 영화인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영혼 드립치는 것부터 이질감이 크고, 그 영혼이란 거 결국 다 찾았어도 그것으로 인해 인류가 구원을 받은 건지, 못 받은 건지. 확실한 묘사 없이 그냥 희망을 암시하는 희망의 찬가로 마무리를 지었기 때문에 결말도 전혀 깔끔하지 않다.

외계인 침략자로 나오는 팬텀은 존재 정의가 외계인 유령이라 불빛 같은 게 괴수의 형상을 해서 움직여 사람과 접촉하면 영혼을 털어가 즉사시킨다.

문제는 빛의 입자같은 몸의 특성상 무게감이 전혀 없고, 아키로스가 꿈에서 본 팬텀들의 과거를 제외하면 명확한 실체를 갖고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건 뭐 SF 유령사냥물이다. (고스트 버스터 SF판인가)

솔직히 이 팬텀의 존재가 정신이 불안정한 외계인 유령이라 인류를 무차별적으로 습격해 종족 말살 위기까지 불러 왔는데, 밑도 끝도 없이 영혼 드립치고 외계인은 그저 혼란스러워 하는 거뿐이니 공격하지 마세여. 이런 대사 나오는 거 보면 진짜 주인공 일행한테 몰입하기 힘들다.

현실로 대입해 보자면, 상어, 곰, 악어 등 맹수한테 사람이 물려 죽은 거 보고 동물 보호! 자연은 소중히!를 외치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만약 인류가 무슨 잘못을 해서 지구가 빡쳐서 외계인들을 소환해 인류 말살에 들어간 거라면 명분적인 부분에서 납득은 하겠는데, 그런 게 전혀 없는 상태에서 외계인은 나쁜 침략자가 아니란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니 근본적으로 각본의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기동전사 건담으로 치면 그거다. ‘역습의 샤아’에서 샤아가 지구에 콜로니 떨어트리는데 본래 이놈이 그런 짓거리를 한 이유가 어스 노이드(지구 인류)가 지구의 기생충 같은 거라 싸그리 없애 버리겠다고 스페이스 노이드 부심부리며 우주 세스코 정신으로 미친 짓 한 건데.. 본작에 대입하면 그 이유를 싹 지우고 무슨 과학 닌자대 걋차맨(독수리 오형제) 버드 미사일 성애자 콘돌 조 마냥, ‘딱 한 방이면 돼. 부탁해. 한 방만 쏘게 해줘.’ 라고 애원해서 콜로니 낙하시키는 것과 같다.

세계 최초의 풀 3D CG로 제작된 SF 영화란 타이틀을 거머쥔 것 치고는, 세계 최초이기 때문에 지금 관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고 오히려 PS1로 나온 파이널 판타지 게임 속 동영상만도 못하다.

앞서 언급한 외계인 유령 팬텀이 무게감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거기에 맞선 인간들의 저항도 워낙 허접하고 스페이스 캐논인 제우스 발사도 지구가 아파해요 라고 엄살부린 거치고 진짜 별거 없어서 고작해야 인공위성 레이저라 스케일이 한없이 작아서 그렇다.

살아남은 인류가 모여 사는 배리어 시티 설정만 해도. 배리어 시티에서 사는 인간에 대한 묘사는 잘 안 한다. 그 시티 어딘가에 있는 주인공 일행과 하인 장군 일당만 계속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화면에 담는 배경과 캐릭터가 한정적이다 보니 안 그래도 작은 스케일이 더욱 작아진다.

결론은 비추천. 스퀘에에서 파이널 판타지 제작자가 메가폰을 잡고 스퀘어와 헐리웃이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지만 제목만 파이널 판타지지, 원작 파이널 판타지의 느낌은 그 어디에도 없고 장르나 방향성이 전혀 달라 완전 별개의 작품인 데다가,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만든 것 치고 배경 스케일이 한없이 작고 캐릭터들은 모두 하나 같이 매력이 없고 존재감이 떨어지며 배경은 인류가 멸종 위기에 직면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인데 주인공은 밑도 끝도 없이 지구의 영혼 드립치는 스토리 진행도 답답하기 짝이 없어서 결과적으로 모든 게 다 엉망진창인 희대의 망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달러 기준으론 약 1억 37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 미국에선 달랑 3200만 달러. 전 세계 최종 수익은 8500만 달러로 폭망했다.

통일교 교주 문선명이 신의 계시를 받고 영화 제작에 투자해 한국과 미국 합작으로 테렌스 영 감독이 5년 동안 46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가, 영화 개봉 후 흥행 수익이 200만 달러 약 4400만 달러의 적자를 내서 80년대 당시 세계 최악의 적자를 낸 영화로 유명한 1981년작 ‘인천!’의 기록을 가볍게 갱신한 것이다.

최종 적자 액수가 무려 5190만 달러에 육박해서 기네스북에 실렸고, 당시 스퀘어는 이 작품의 경이적인 흥행 실패에 약 130억엔의 손실을 봐서 회사 전체가 휘청거렸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당시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방영하던 ‘파이널 판타지: 언리미티드’가 본래 전 52화 기획이었는데 스퀘어 실적 악화로 25화로 조기 종결했고 노벨라이징될 속편도 중단되어 이야기 자체가 미완결됐으며, 소니의 자본 참여를 강요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고 한다.

덧붙여 바이오웨어의 아트 디렉터 ‘데릭 와츠’가 2007년에 자사의 게임 ‘매스 이펙트’ 개발을 할 때, 이 작품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인터뷰했다.



덧글

  • 얌이 2015/09/30 19:47 # 답글

    이거 극장에서 봤는데..뭐가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외계인은 팬텀=영혼=귀신 인데 왜 물리병기로 해치우는건지(...)
    그리고 왜 여주는 뭘 해도 뜬금없는 섹시포즈를 취하는건지 (넘어질 때 화면 쪽으로 엉덩이를 향한다던가-_-;;;)
    그냥 불쾌한 영화로 기억에 남았었죠.
    그 땐 인터넷도 없을 때라 '남들은 재미있게 봤나본데 난 왜 재미없지' 했는데
    역시나 사람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나보네요 ㅠㅠ 혹평에 흥행실패였군요 ㅠㅠ

    보시고 감상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ㅠㅠ



  • 잠뿌리 2015/10/04 13:36 #

    재미있게 본 남들이 있다는 게 놀랍네요. 이 작품은 아무리 봐도 정말 재미가 없는데. 기네스북에 이를 정도로 흥행참패를 할 정도입니다. 팬텀은 외계인 유령인데 잡졸은 물리 병기로 해치우지만 덩치 좀 큰 애들은 탄막 내성이라도 있는 건지 총 맞아도 끄떡 없어서 인간들이 정말 무력하게 나오죠. 인간들이 무력하게 죽어나가는데 영혼 드립치는 거 보면 참..
  • 나인테일 2015/09/30 20:23 # 답글

    심지어 파판 언리미티드도 괴작이었죠. 비슷한 시절에 나온 판타지/게임 애이메이션인 닷핵 사인이랑 비교하면 그냥 답이 없죠.
  • 잠뿌리 2015/10/04 13:36 #

    그 당시가 진짜 스퀘어의 암흑기였던 것 같습니다.
  • 포스21 2015/09/30 20:33 # 답글

    크크 , 어쩌다가 그런 맛간 영화를 내게 된건지 궁금하네요
  • 잠뿌리 2015/10/04 13:37 #

    스퀘어가 도태랑 전철 하다가 가난신 봄비한테 걸린 모양입니다.
  • 아인베르츠 2015/09/30 20:33 # 답글

    이 작품 진짜 각본이랑 연출이 영혼이 없었음.
  • 잠뿌리 2015/10/04 13:37 #

    엑소시즘 받아야 할 저주 받을 각본이었죠.
  • 달에서빔 2015/09/30 20:45 # 답글

    파판7의 영광에 취한 망작에 불과했습니다.
  • 잠뿌리 2015/10/04 13:38 #

    우리가 만드는 건 뭐든 히트친다는 망상에 사로 잡혔던 것 같습니다.
  • 뇌빠는사람 2015/10/01 08:55 # 답글

    일본놈들 매양 뻔하게 치는 드립이 자연보호 생명사랑 ㅆㅂ ㅋㅋㅋㅋ
    근데 요새 제임스 카메룬도 그거에 맛들려서....
  • 잠뿌리 2015/10/04 13:39 #

    제임스 카메론은 본래부터 그랬습니다. 어비스 때도 그랬죠. 심해에 있는 고대 외계인이 인간들 알아서 평화 지키고 잘 살라고. 니네 전쟁하고 다투면 우리가 해일로 쓸어버린다 어쩐다 경고하는 게 나오죠.
  • 블랙하트 2015/10/02 20:25 # 답글

    finalfantasy.wikia.com/wiki/Hein_(Final_Fantasy_III)

    파판3의 보스 캐릭터중에 '하인'이 있었죠.

    파판8에서는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악역 이름으로 '하인'이 나옵니다. (마녀 탄생의 원흉)
  • 잠뿌리 2015/10/04 13:39 #

    이 하인이 그 하인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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