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스킨 (Coonskin.1975)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1975년에 랄프 박시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내용은 샘슨과 프리쳐맨이 감옥에 갇힌 친구 랜디를 구하기 위해 탈옥 계획을 세운 가운데, 랜디가 감방 동료인 파피에게 랜디 본인과 두 친구들을 닮은 3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브라더 래빗, 브라더 베어. 프리쳐 폭스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 3인조가 은행에 주택 담보 대출을 받고 미국 남부로 떠나 ‘홈 투 에브리 블랙맨’이라는 할렘 거리에 가서 구세주의 사촌이라 자칭한 검은 예수를 없애고 그의 조직을 접수한 뒤 지하철에 사는 마피아 두목 파치노와 대립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과 라이브 액션(실사)가 들어갔는데 두 장르의 합성은 아니고,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파트별로 분류되어 나온다.

정확히는, 랜디가 감옥에서 파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애니메이션 파트가 시작되며 애니메이션 파트 중간중간에 연출적인 부분에서 실사가 들어간다.

사실 라이브 액션 파트는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것 정도고 본편 스토리는 애니메이션 파트로 장르는 느와르물이다.

실사 풍경을 찍은 사진 위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덧씌워서 만들었기 때문에, 확실히 70년대 애니메이션다운 느낌이 들지만 캐릭터 움직임 자체는 매우 자연스럽고 만화적인 리액션도 적절히 나와서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미국 카툰 스타일인데 외모부터 시작해 대사와 행동, 리액션까지 전부 성인 느와르물을 상정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분위기는 꽤 어둡고 퇴폐적이다.

하지만 본편 내용은 어디까지나 래빗 일행의 암흑기 평정기라서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배경 설정, 캐릭터, 연출, 묘사 등 모든 부분이 그 어떤 제약도 없이 과감하게 지르듯 묘사를 해서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구석이 있다.

영화 시작 후 처음 나오는 대사가 ‘훡-유’인 것부터 시작해 루니툰 오프닝의 원형 배경 패러디에 검은 예수의 알몸 댄스 강령회와 마약 휴유증에 대한 묘사에 나오는 미키 마우스 패러디, LSD 환각 살해, 미스 아메리카의 존재 등등 70년대 작품이란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막 나가는 경향이 있어 병맛의 농도가 짙다.

특히 미스 아메리카가 눈에 띄는데 주근깨가 난 얼굴에 흰 피부, 금발의 긴 머리에 왕가슴과 잘 빠진 몸매를 가진 미녀로 나온다.

70년대 디자인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혹할 정도로 섹스어필로 점철되어 있다. (가슴으로 얼굴 맛사지에 가슴에 얼굴 파묻기 등 할 거 다 한다!)

타이틀 커버에 혼자 크게 나와서 여주인공처럼 보이는데 실제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 다만, 미국을 의인화한 캐릭터로서 본편에 나온 풍자의 상징적인 캐릭터가 됐다.

작중에 나온 백인들은 기본적으로 전부 악당으로 경찰, 마피아, 게이 할 것 없이 전부 흑인들을 멸시하고 함부로 대해서 인종 차별 풍자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그런 악당에 맞선 래빗 일행의 활약이 돋보인다.

약 빨고 만든 듯한 일부 연출 때문에 좀 난해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래빗 일행의 암흑가 접수 이야기 자체는 멀쩡하게 잘 만들었기에 몰입도가 높고 내용 이해도 잘 돼서 재미있다.

최소한 본편 스토리에서 중간에 뭐가 빠지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성의 문제는 없다. 또 극 전개 속도가 꽤 빠른 편이라 늘어지는 일이 없어 시원시원스럽다.

결론은 추천작. 실사는 양념일 뿐, 본편 내용물은 애니메이션으로 70년대 작품이란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설정과 과감한 연출로 농도 짙은 병맛을 자랑하지만 그걸로 끝난 게 아니라, 느와르물로서의 밀도가 높고 블랙 무비로서의 유쾌한 재미도 갖춘 수작이다.

개봉 당시엔 큰 히트를 치지 못했지만 컬트적인 매력이 넘쳐서 랄프 박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역대급 작품으로 손에 꼽을 만하다.

여담이지만 생전에 120편이 넘는 영화에 출현하고 성우로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재즈 목소리 더빙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故 스캣맨 크로더스가 본작의 오프닝곡인 ‘니거 맨’을 불렀는데 유쾌한 리듬에 절로 흥얼거리게 만드는 명곡이다.

작중에 라이브 액션 파트에서는 랜디의 감방 동료이자 화자인 ‘파피’역으로 직접 출현했고, 애니메이션 파트에서는 올드맨 본의 더빙을 맡았다.

덧붙여 타이틀인 쿤스킨에서 쿤(Coon)은 흑인을 가리키는 경멸적인 말로 깜둥이란 뜻이 있고 실제 본편 내용이 병맛 느와르라서 영화 개봉 후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지만, 사실 본편 내용은 오히려 흑인에 대한 백인 사회의 인종차별 풍자 요소가 강한 블랙스폴로이테이션 필름이다. (블랙스폴로이테이션은 1970년대 전후에 나온 흑인 영웅이 등장해 흑인 관객을 위해 만든 영화의 총칭이다)

랄프 박시 감독은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흑인 동네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 시절의 경험을 떠올려 만든 작품이라고 회고했다.



덧글

  • 역사관심 2015/09/20 06:24 # 답글

    리뷰읽고 흥미가 동해 찾아보니 그 배리 화이트가 다 출연하는군요. 이런 숨겨진 걸작들... 적어도 님 블로그외에 다른 어떤 한글매체로도 찾아보기 힘들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 잠뿌리 2015/09/20 13:43 #

    배리 화이트가 샘슨/브라더 베어 역으로 나오죠. 작중 애니메이션 파트의 3인조 중 한 명입니다 ㅎㅎ
  • 먹통XKim 2015/09/20 22:54 # 답글

    이게 90년 초반에 삼부비디오에서 정발한 바 있죠...뭐

    랄프 박시 다른 애니도 몇편 국내에 출시한 바 있지만.

    당연히 속어나 여러 번역은 기대 안하는 게 좋을 듯...하지만 이젠 보기도 불가능이죠
  • 잠뿌리 2015/09/21 23:51 #

    랄프 박시 작품에 나오는 속어가 오히려 그 감독 작품 대사의 진국인데 그걸 제대로 번역하지 않으면 재미가 엄청 반감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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