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邪.1980) 2020년 중국 공포 영화




1980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계치홍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술과 도박에 빠진 것도 모자라 폭력까지 행사하는 나쁜 남편 양춘우에게 시달리던 병약한 아내 진세영이 병세가 악화되어 오늘 내일 하던 중 비가 내리던 어느날 하녀 양기오가 우발적으로 남편을 항아리에 빠트려 죽이는 일에 동참했다가 남편의 원귀에 시달리다 절명하고 그 사건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초반부는 진세영이 기침을 하고 각혈을 하며 병색이 완연한데 양춘우가 술, 도박, 가정 폭력까지 저지르면서 패악을 저지르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한국 프로그램으로 치면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긴급출동 SOS 24나 그것이 알고 싶다 –폭력 남편 특집-편에 나와야 할 수준이다.

타이틀인 사악할 ‘사’가 귀신과 관계된 게 아니라, 본작에 나온 남편이란 작자가 인간말종이라서 그런 제목을 지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진세영이 양기오와 함께 남편을 죽인 뒤, 그 사실이 언제 탄로날까 항상 고민하고 번민하며 급기야 죽은 남편의 원귀에 시달리다가 결국 각혈 수준이 아니라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해내고 절명하는데 사실 본편 스토리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양춘우는 죽은 게 아니라 실은 멀쩡히 살아 있고 집안의 하녀인 양기오와 내연의 관계라 그녀와 짜고 죽음을 위장해서 아내를 압박해 죽게 한 것으로 패악의 정점을 찍는데 억울하게 죽은 진세영이 원귀가 되어 나타나 역으로 두 사람을 압박한다.

푸른 눈을 부릅뜨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덤벼드는 모습이 매서운데, 진세영의 원귀 때문에 양춘우와 양기오가 점점 폐인이 되고 급기야 양춘우가 살인마가 되어 사람들을 죽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근데 사실 분위기만 잡지 내용 자체는 그렇게 무섭지는 않다.

애초에 억울한 죽음을 당해 원귀가 된 여주인공이 복수하는 이야기라서 그 타겟이 된 양기오, 양춘우가 천하의 나쁜 년놈들이라서 그들이 당하는 걸 통쾌한 맛에 보는 거다.

약간 피가 튀긴 하지만 뭔가 잘려 나가거나 터지는 씬은 안 나온다.

양춘우의 최후 같은 경우도 본래 피가 나와야 할 부분을 하얀 액체가 흐르는 걸로 묘사했고, 양춘우가 본 환영이나 진세영이 꾼 악몽에 나오는 시체와 좀비는 녹색 액체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표현됐다.

양춘우가 계속 되는 심령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스님을 불러다 천도제를 지내려고 할 때, 스님이 겪는 심령 현상에서 찜기 뚜껑을 열어 보니 진세영의 잘린 머리가 튀어 나와 덤벼들고, 잘린 손이 스물스물 기어와 목을 조르는데 그 장면은 사실 무섭지도, 잔인하지도 않고 그냥 좀 웃겼다.

잔인한 것보다 오히려 이상한 쪽으로 선정적인 구석이 좀 있다.

본편의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양춘우 사후 홀로 남은 양기오가 무당을 불러서 의식을 행하고 처방을 받는 씬인데.. 그 의식과 처방 둘 다 선정성이 좀 있다.

의식 같은 경우 무당의 젊은 여제자가 알몸에 주문 글귀를 쓰고 야릇한 춤을 추다가 원귀의 혼을 잠시 그 몸에 받든 뒤 스승인 무당가 때리는 시늉을 하면서 무슨 SM 플레이하는 것 마냥 몸을 이리 꼬고 저리 꼬며 신음을 흘린다. (무려 음모 노출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사후 처방은 무당이 양기오에게 일러준 최후의 비방인데 머리를 박박 깎아 대머리에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알몸을 하고서 전신에 부적 글귀를 써서 경문을 외워 귀신으로부터 그 몸을 지키는 것이다. 전신에 부적을 쓰는 씬에서 유난히 가슴에 집착해서 유두와 가슴에 글귀 쓰는 것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 걸 보면 뭔가 감독이 노린 것 같다.

근데 사실 이 사후 처방이 여자한테 그런 방식을 사용한 것은 신선하긴 하지만 그 방식 자체는 이미 있는 걸 재탕한 거다.

정확히는, 일본 고전 괴담인 ‘귀 없는 호이치’를 모방했다. 호이치가 전신에 부적 글귀를 쓰고 귀신으로부터 자기 몸을 지키다가 귀 부분에 글 적는 걸 잊어서 귀신이 귀를 뜯어간 것인데.. 이 작품도 양기오가 진세영의 원귀에게 귀가 뜯기기 때문에 귀 없는 호이치와 똑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 뒤에 이어진 결말에 한 가지 반전을 더 넣어서 결과적으로 이중반전이 들어간 작품이 됐고, 그 반전으로 인해 이 작품이 단순한 귀신 영화가 아니라 작중 인물들의 치밀한 계산과 수 싸움으로 승패가 갈라진 스릴러가 됐다는 거다.

단, 이 이중 반전은 솔직히 좀 급조된 느낌이 나서 썩 좋지는 않았다. 앞에서 뭔가 그럴 듯한 복선과 암시를 깔아 주고 나중에 반전이 드러나면서 떡밥 회수에 성공했어야 됐는데.. 관련 떡밥을 전혀 던지지 않고 결말 부분에 가서야 ‘실은 이랬습니다.’라고 하니까 뜬금없었다.

그리고 보면 이 작품에 나온 이중반전하고 똑같은 게 2014년에 리우 감독이 만든 야반소두다. 야반소두의 귀신에 관련된 핵심적인 설정이 가진 트릭이 이 작품의 것과 똑같다.

결론은 평작. 여주인공이 작중에 처한 상황이 워낙 처절해 원귀가 되어 복수하는 전반부의 내용은 보는 사람에게 문자 그대로 사이다 효과를 주긴 하는데.. 하이라이트씬에 나온 알몸 댄스 SM 주술쇼와 ‘귀 없는 소이치’ 베낀 씬, 그리고 아무런 복선, 암시도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중반전 등 후반부를 좀 정신줄 놓고 만들어 스스로 평가 점수를 떨어트린 작품이다.



덧글

  • 2015/09/13 21: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9/16 01: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명탐정 호성 2015/09/14 14:13 # 답글

    디아볼릭?
  • 잠뿌리 2015/09/16 01:22 #

    디아볼릭에 나온 반전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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