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까사 3: 고스트 하우스(La Casa 3: Ghosthouse.1988) 하우스 호러 영화




1988년에 움베르트 렌지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이탈리아, 미국 합작이며 조 다마토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내용은 1967년 미국 동북부 메사츄세츠의 한적한 숲속에 있는 집에서 어린 소녀가 고양이 시체 근처에서 피묻은 가위를 들고 있다가 아버지에게 들켜서 꾸중을 듣고 벌로 지하실에 갇혔다가 정체불명의 누군가 가소녀의 부모를 살해하고 소녀가 살던 집 자체가 버려진 폐가가 됐는데.. 그로부터 20년 후인 1987년에 HAM 라디오 무전사인 폴이 무전기에서 흘러나온 젊은 남자의 구조 요청과 여자의 비명 소리를 감청하고 컴퓨터로 송신처를 찾아내 20년 전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 폐가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라 까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원제가 ‘고스트 하우스’. 같은 해에 나온 ‘위치 크래프트(위처리)’가 ‘고스트 하우스 2/라 까사 4’로 나와서 사실상 고스트 하우스 1, 2를 묶은 패키지가 발매됐다.

사실 내용적으로는 전혀 연관이 없지만 미국, 이탈리아 합작에 조 다마토 감독이 제작을 맡은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라 까사 4: 위치 크래프트는 고스트 하우스의 비공식 속편이다.

본작은 하우스 호러물인 것 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조명을 써서 장르적 분위기가 좀 다운됐다.

폐가에서 발신된 구조 요청이, 실은 폐가에서 죽임을 당하는 사람이 외부로 연락을 하게 될 미래의 일을 과거인 현실에서 캣치를 했다는 설정는 그럴 듯하지만.. 정작 그 송수신에 관련된 인물이 별 다른 비중도 없이 비명횡사해서 극 전개가 시시하다.

흰 옷 입은 소녀의 유령이 악령 들린 광대 인형 들고 나와서 분위기를 띄우면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소녀 유령과 광대 인형이 등장할 때 그 전조로 놀이공원에서 흘러나올 법한 멜로디가 BGM으로 깔리는 건 괜찮았다.

악령 들린 광대 인형은 영화 포스터에선 되게 흉악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실제 작중에서 나온 디자인은 평범하다. 표정 변화는 딱 한 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 게 나오지만 사실 얼굴 파츠만 갈아 끼운 수준으로 스톱 모션 같은 기법을 넣은 건 아니다.

토브 후퍼 감독의 1982년작 '폴터가이스트'에 나온 광대 인형의 파쿠리 같은 느낌이다.

근데 소녀 유령과 광대 둘 다 문자 그대로 공포 분위기만 띄우지,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건 집안에서 생기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다.

선풍기 펜이 돌아다가 펜 한 대가 떨어져 나가 목을 벤 다거나, 천장에서 유리창이 불쑥 내려와 허리가 동강나는 것 등등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가구가 움직여 사람을 죽인다.

오프닝 때 소녀의 부모가 참살 당하는 장면은 눈탱이가 핏탱이가 되고 추가타로 목까지 베어서 꽤 잔혹하게 묘사했는데 그때 모든 힘을 다 쓴 건지, 정작 본편의 데드씬은 그저 그런 수준이다. (사실 애초에 바디 카운트도 그렇게 높지 않다)

작중 주인공 일행은 항상 따로 흩어져 다니는데 유령이 나오는 집안에서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집 안과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심지어 집 안에 있는 씬보다 집 밖에 있는 씬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하우스 호러물의 기본을 안 지킨다.

그 결과 미치광이 묘지기 할아버지가 사람 해치는 되게 뜬금없는 전개까지 나온다.

이 할아버지는 집 밖에서만 사람을 해치는데 주인공 일행은 누구 한 명 잡아 죽이지 못하고 애꿎은 장의사만 죽여 놓고선 그 뒤로 주인공 일행과 다시 엮이는 일 없이 스스로 리타이어 한다.

극후반부에 나온 악령의 실체는 구더기 바글거리는 해골 머리에 검은 후드 뒤집어쓰고 나이프 들고서 다가오는데 킬 마크 하나 찍지 못하고 소멸되니 묘지기 할아버지보다 못하다. (하다못해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은 같은 편인 줄 못 알아보고 찔러 죽여 오폭 킬 마크라도 찍었는데..)

사건이 다 해결된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식의 뒤통수치는 배드 엔딩으로 끝나는데 후속작인 고스트 하우스 2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건 아니다.

악령의 매개체를 파괴해 악령을 물리친 줄 알았다가 스텝롤 올라오기 직전에 뒈짓하는 건 호러 영화의 클리셰다.

결론은 비추천. 등장인물의 실내, 실외 활동의 분량 조절에 실패해 유령이 나오는 집에 갇혀서 위기에 처한다는 하우스 호러물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상실했고, 소녀 유령과 악마 광대 인형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선 정작 집안 가구가 움직여 사람을 해치는 사고사로 바디 카운트를 올려서 메인 소재를 잘 활용하지 못한 느낌을 주며,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좀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많아 전반적인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다가.. 오프닝의 참극은 잔혹하게 묘사한 반면 정작 본편의 참극은 생각보다 수위가 낮고 표현이 너무 심심해서 자극적인 비주얼의 재미마저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호러 영화 매니아라면 이 작품의 배경으로 나오는 유령의 집이 어딘지 모르게 낯익어 보일 텐데, 실제로 그 집은 1981년에 루치오 풀치 감독이 만든 ‘하우스 더 바이 세미트리’ 촬영 때 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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