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의 공포 (The Entity.1982) 귀신/괴담/저주 영화




1978년에 작가이자 프로듀서, 감독인 프랭크 드 펠리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82년에 시드니 J 퓨리 감독이 영화로 만든 심령 스릴러 영화. 원제는 디 엔티티. 국내명은 ‘심령의 공포’다.

내용은 두 번의 결혼에 실패해 세 아이와 함께 LA에 살고 있는 돌싱녀 카알라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야간 비서 학교에 다니며 타이핑을 배웠는데, 어느날 집에 늦게 돌아온 뒤 눈에 보이지 않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덮쳐진 뒤, 그때 이후로 계속 심령 성폭행을 당하지만 주변 사람이 믿어주지 않는 가운데. 심령 심리학자 닥터 쿨리 일행이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심령의 실체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적인 실험을 계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각본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그 소설 자체도 1976년에 캘리포티나와 LA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실화 바탕 소설이라는 거)

본작의 메인 소재는 ‘귀접’이다. 귀접은 귀신과 성관계를 한다는 뜻으로 먼 옛날부터 지금 현대까지 귀접 현상을 겪은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본작에서는 그 귀접이 강간의 형태로 나와서 여주인공이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남들 눈은 물론이고 자기 눈에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혼자 있을 때나 여럿이 있을 때나. 때를 가리지 않고 불시에 기습적으로 들어오는 영적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전개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귀접 묘사 자체는 아무 것도 없는 빈 허공에서 여주인공 혼자 간강 당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라, 여주인공의 연기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데.. 본작에서 여주인공 카알라 배역을 맡은 바바라 허쉬는 열연을 펼친다.

공포에 질린 연기부터 시작해서 이를 악물고 저항하다가 종극에 이르러 멘탈 붕괴가 일어나 모든 걸 체념한 연기까지. 단순히 성폭행 당하는 연기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격한 감정들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에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실제로 바바라 허쉬는 이 작품을 통해 아보리아즈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배우의 연기력에 조용하고 음산한 배경 음악이 뒷받침을 해줘서 공포도를 상승시켰다. (본작의 음악을 맡은 찰스 번스타인은 세턴 어워즈에서 최고의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연출적으로는 작중에 나오는 심령 현상이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정의되어 있어,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으니까 녹색 광탄을 날린다거나, 접촉을 시도하면 푸른색 전류가 파지직-거리는 전광 효과를 집어넣어 심령의 존재를 암시하는데 그건 솔직히 지금 관점에서 보면 좀 유치하다.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초자연적인 존재의 실체를 보여주지 않은 건 잘한 선택이다. 어설프고 조잡한 특수분장을 만들어 어거지로 넣기 보다는 차라리 끝까지 그 모습을 감춰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게 좋다.

배우의 열연과 음악의 시너지 효과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본편 스토리의 해결 방식이다.

70년대 미국 호러 영화는 엑소시스트,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 많고 본작 또한 거기에 속하지만.. 같은 심령물이라고 해도 엑소시스트, 아미티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엑소시스트, 아미티빌이 신부가 등장해 엑소시즘을 하며 퇴마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본작은 신부나 십자가 같은 성물 등 종교적인 소재는 전혀 안 나오고 대신 그 자리를 심령 과학자들이 채운다.

심령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심령의 실체를 밝혀내려고 한다. 헬륨 가스를 사용해 물체를 얼리는 방식으로 심령의 존재를 드러내는 게 본작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결론은 추천작. 귀접을 소재로 했는데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오컬트가 아닌 사이언스. 즉, 과학으로 같은 시기에 나온 심령/오컬트 영화와 궤를 달리하고 있고, 또 여주인공 카알라 배역을 맡은 바바라 허쉬의 열연과 찰스 번스타인이 만든 음산한 음악이 좋은 의미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 심령 호러 수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현재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2017년에 나올 예정이고 리메이크판의 감독은 쏘우, 인시디어스, 컨저링 시리즈의 ‘제임스 완’이다. (근데 제임스 완 감독은 컨저링 이후로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애나벨/데모닉/인시디어스 3 등등 내는 것 족족 다 기대에 못 미쳐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에 좀 불안하다)

덧붙여 본작의 여주인공 카알라 배역을 맡은 바바라 허쉬는 제임스 완 감독의 인시디어스 시리즈에서 주인공 조쉬 램버트의 어머니인 로레인 램버트 배역을 맡기도 했다.



덧글

  • 먹통XKim 2015/08/23 09:13 # 답글

    제임스 완은 분노의 질주 8 감독을 맡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 잠뿌리 2015/08/23 21:21 #

    분노의 질주 7은 상당히 잘 뽑힌 수작인데 기량의 단물이 다 빠진 호러물에 매달리지 말고 액션물 전문 감독으로 이직하는 게 좋아보입니다.
  • 먹통XKim 2015/08/23 09:14 # 답글

    열려라 비디오 가이드 5000에선 여성을 성폭행 존재로 보고 악평했지만 여긴 평이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죠 ..(게다가 상당수 평은 해외 평을 그대로 도용했고)
  • 잠뿌리 2015/08/23 21:23 #

    실제 영화상의 묘사는 그렇게 고어하거나 에로한 건 아니지만 성폭행을 주제로 한 것 때문에 당시 한국에서는 그런 반응이 나올 만 하지만, 작품 자체는 수작이라서 감정적인 이유로 악평을 하기에는 아깝습니다.
  • 지나가다 2016/11/26 19:37 # 삭제 답글

    너무 오래전 글이라 댓글을 보실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 영화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요.
    제임스 완이 리메이크를 한다니 저로선 매우 환영입니다. 근데 아쿠아맨도 예정되어있는데 이거 만들 시간이 있나 모르겠네요. 단 제임스완이 연출한 작품은 대부분 성공했으니 믿어도 좋을 겁니다. 위에 언급하신 인시디어스3, 애나벨, 데모닉 등은 직접 연출이 아니라 제작만 한 것이죠. 제작은 솔직히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올해 컨저링2 연출로 역시 제임스완이란 이야기도 들었고요. 하여튼 컨저링 시리즈와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통해 이런 심령물에는 도가 튼 만큼 제임스 완이 리메이크 한다면 두팔 벌려 환영합니다!
  • 잠뿌리 2016/11/27 16:27 #

    제임스 완이라면 기대해 볼만 합니다. 시리즈가 좀 넘어가거나 스핀오프작 나오면 삐끗한 거지, 인시디어스, 컨저링 등도 첫작품이 괜찮아서 본작의 리메이크판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괜찮게 나올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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