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국제 만화 축제 방문기 2부 2022년 웹툰


사실 부천 만화 박물관 투어를 하기 전에 먼저 갔던 곳이 만화 마켓. 본래 부천 국제 만화 축제에서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던 건 만화 박물관이 아니라 만화 마켓이다. 정확히는, 만화 마켓에 입점한 신생 웹툰 사이트 부스들이다. 아무래도 웹툰 플랫폼이 하루가 멀다하고 엄청 많이 생기다 보니 그야말로 웹툰 격동기가 도래했기에 그런 것이다.

아, 근데 사실 만화 마켓이 생각보다 크기는 좀 작더라. 거기다 박물관 입구 외곽쪽에 천막을 친 거라 서코 같은 느낌 났다. (정확히는 서코 천막을 반으로 뚝 잘라서 2개로 양분한 느낌이랄까)


코믹 큐브. 북큐브에서 시작한 웹툰 브랜드. 웹툰 작가나 독자들한테는 마냥 생소한 플랫폼이겠지만 사실 전신은 북큐브 자체는 일찍이 장르 소설의 이북/유료 연재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레진 코믹스. 현재 포털을 제외한 웹툰 업체 중에선 단연 톱.

...근데 부스에 아무 것도 없다. 쿠폰이 동이 났다는 표지판이 있긴 한데, 쿠폰은 둘째치고 팜플렛 같은 것도 일절 없어서 그냥 직원 2명이 부스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이때가 오후 2시 가까이 됐는데 다른 부스에 비해 여긴 너무 일찍 동이 난 건지, 아니면 애초에 팜플렛 같은 건 준비를 하지 않았는지 몰라도 너무 황량했다.

다른 업체처럼 영업 안 해도 된다는 업계 1위의 패왕색 패기인가.


마녀 코믹스. 여성향 웹툰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직원이 마녀 코스츔을 하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발해 커뮤니케이션. 장르 소설 출판사 발해다. 정확히는, 발해에서 웹툰 종이책 제작을 맡아서 낸 것인데 즉석에서 발해에서 나온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시타를 위하여 사인판도 판매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발해는 이 내가 유일하게 명함을 따지 못한 곳이다. 12년 장르 소설 유랑 생활을 하며 어지간한 출판사 명함은 다 모았는데 발해 것만 없네.

그나저나, 장르 출판사도 슬슬 웹툰으로 영역을 넓히는 건가. 로크 미디어에서도 웹툰 작가 모집하는 글을 봤었는데..


양말 도깨비, 마음의 소리 봉제 인형 및 기타 네이버/다음 웹툰 팬시 상품.

양말 도깨비 인형 귀엽긴 한데 가격은 좀 쎄구나.;


코믹 스퀘어. 만화 광장의 부활을 천명한 웹툰 브랜드. 마녀 코믹스가 여성향이면 코믹 스퀘어는 아재향. 여긴 홍보를 가장 적극적으로 했다. 부스에 아이스크림 냉장고까지 설치해서 손님들한테 나눠주고 사은품도 제일 풍성했다.


탑툰. 논란을 빚은 마케팅과 에로물 투성이의 작품 라인을 가졌지만 수익과 규모는 레진급인 곳. 책자 홍보물이 돋보였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됐던 대작스멜 공개 방송.

멤버들 감상은, 흠.

이런 말 하면 철딱서니 없는 아재처럼 보일 지 모르겠는데..

이은경 작가 이쁘더라.

끝.


왜 그런고 하니, 아무래도 게스트들이 레진 코믹스/마녀 코믹스/코믹 스토리 편집장들이고, 메인 패널인 전직선 작가가 코믹스퀘어 편집장이다 보니.. 대작스멜의 기존 방식처럼 특정 웹툰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신생 웹툰 사이트의 자기 PR시간을 마련한 것에 가까워서 그렇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편집장들은 말을 많이 했지만 원현재 작가나 이은경 작가는 말이 별로 없었고, 이종범 작가는 대작스멜 끝나기 20분 전에 뒤늦게 합류해서 더 할 말이 없었다.

중간에 객석에 질문의 시간을 가졌을 때 손을 들고 레진 편집장한테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앞에 거수한 사람이 있어서 그쪽에 질문의 기회를 주고 내 질문의 기회는 유야무야 넘어간 듯.

근데 어떻게 보면 넘어가길 잘한 것 같다.

사실 그때 질문을 하려고 한 게 레진 코믹스의 작가 우대 프로젝트에서 미니멈 개런티에 첨부해 작가에 따라서 차별대우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물어 보려 해서.. 아마 질문 기회를 받고 그렇게 물어 봤으면 분위기가 싸해졌을 거다.

모처럼 서로 다른 플렛폼의 편집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레진! 계약을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라고 할 수는 없잖아?

내가 무슨 작가도 아니고, 그냥 만화 축제에 놀러 온 인천 시민 A인데 야수의 심정으로 레진의 심장을 쏠 수는 없지.

다른 질문 중에 객석에서 누군가 종이책 사 모으는 매력을 논하면서 두 가지 제안을 한다고 했는데..

첫번째가 유료 결재해서 보던 거 나중에 종이책 나오면 유료 결재한 거 없던 걸로 치고 그때 쓴 코인으로 책 사게 해달라는 거하고, 두번째가 요새 웹툰은 다 컬러인데 컬러 버전하고 종이책 같은 흑백 버전도 따로 만드는 건 어떠냐는 말로,

뒤에서 그 말 듣는데 진짜 너무 황당해서 어디서부터 딴죽을 걸어야 할지 고민이 됐지만.. 편집장들이 그래도 좋게좋게 둘러서 말한 거 보니 관록이 느껴졌다.

아무튼 각 플랫폼 편집장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대충 뭔가 휘갈겨 쓰고 싶어지는 촉이 온다.

사실 지금까지 쓴 웹툰 리뷰가 176개로 200개 채우면 그때 현 웹툰 시장에 대한 특집 기획을 마련해 썰을 풀려고 했는데.. 그때가 되면 까먹을 것 같아서 그냥 생각난 김에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야지.

그나저나 대작스멜 진행 중에 원현재 작가가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 곧 완결한다고 하니, 대작스멜 끝나기 무섭게 레진 편집장이 원현재 작가한테 가서 명함 주면서 영업하던데 매의 눈으로 스카웃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앞서 나온 게 만화 마켓 1관. 여긴 만화 마켓 2관인데 웹툰 업체 부스는 없고 작가 개인 부스가 많다. 그중 단연 눈에 띄던 게 김정기 작가 부스였다.



집으로 귀환한 후 만화 축제의 전리품을 체크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만화 축제 팜플렛과 티켓, 팔찌 인증샷.



탑툰의 홍보 책자. 5코인 쿠폰도 같이 줬다.

홍보 책자가 사이즈가 꽤 크고, 각 페이지에 탑툰에서 잘 나가는 걸로 추정되는 작품의 소개와 한 페이지 분량의 만화가 들어가 있다.



마녀 코믹스. 여긴 홍보 책자는 없고 그냥 홍보 용지 한 장에 3000원 상당의 쿠폰을 줬다.

홍보 용지 앞은 멀쩡한데 뒷쪽은 BL물 광고가.. 확실히 여성향 웹툰 플랫폼 맞긴 하네.


코믹 큐브. 여긴 그냥 부채 하나랑 2000원 상당의 쿠폰이 끝.

뭔가 팜플렛이 따로 없어서 썰렁했다. 근데 코믹 스토리는 아예 부스도 없어서 거기보단 좀 나았다.

근데 저 쿠폰 보고 처음 생각한 게 저걸로 코믹 큐브 웹툰을 보는 게 아니라..

'헉, 저거 북큐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내 소설 전자북 2000원 결재하면 1000원 버는 건가?'

...하고 2초간 갈등했다. 웹툰 보는 쿠폰이에요 라는 문구를 보기 전까지.

아.

잠깐 눈물 좀 닦고..




코믹 스퀘어. 앞서 말했듯이 전 웹툰 부스 중에 사은품이 가장 풍성했다.

자사 연재 웹툰의 그림 엽서와 부채, 메모장에 쿠폰까지 지급한다. 메모장의 페이지 하나하나에 자사 연재 웹툰의 그림이 배경에 들어가 있기까지 하다.

물론 아이스크림 주는 게 발길을 끌긴 했지만 그걸 떠나서 봐도 사은품이 워낙 풍성해서 충분히 가볼만 했다.


마지막 전리품은 산타 대작전과 스페이스 차이나드레스의 원현재 작가님 사인.

사실 고백하자면 만화 축제는 그냥 이 만화들 사인 받으러 간 거다.

산타 대작전은 저거 저래뵈도 밀봉 새제품 사서 즉석에서 뜯어서 사인 받은 건데.. 책 표면과 뒤쪽에 이상한 줄 같은 게 잡혀 있어서 파본 수준이라 이거 산 총판에 당장 전화해 따져도 시원치 않을 판이었지만, 절판 도서라 새 제품 다시 구하기 어렵거니와 이미 사인을 받아서 리콜은 포기 ㅠㅠ 그냥 이대로 간직해야지.

산타 대작전하고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 나머지 권도 사인은 받고 싶었지만 작가님 일정이 바쁘실 것 같아 언젠가 먼 훗날로 미뤘다.

이걸로 방문기 2부도 끝!

다음 포스팅은 현 웹툰 시장 썰 풀기니 그때 다시 볼 수 있으면 보자.



덧글

  • 알트아이젠 2015/08/16 21:25 #

    토크쇼도 보셨군요. 저 역시 [레진 코믹스] 부스의 황량함에 살짝 할 말을 잃었습니다.
  • 잠뿌리 2015/08/17 08:21 #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부스였지요. 코인 쿠폰이야 진작 동이 나도 사은품까진 바라지 않아도 최소한 팜플렛까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심지어 작품 소개하는 LCD나 아이패드. 팻말조차도 없어서 왜 부스 참가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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