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군도 (Antropophagus.1980)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1980년에 조 다마토 감독이 만든 고어 영화. 원제는 ‘안트로포파구스’로 그리스어로 식인종이란 뜻이며, 북미판 제목은 ‘더 그림 리퍼’. 한국 비디오판 제목은 ‘카니발 군도’다.

내용은 줄리, 캐롤, 매기, 다니엘, 아놀드, 앤디 등 여섯 명의 여행자들이 배를 타고 그리스의 한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귀 클라우스와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조 다마토 감독은 포르노와 에로틱 공포 영화를 주력으로 만들던 감독으로 본작은 조 다마토 감독 필모그래피상 최초로 에로 요소 없는 정통 공포물이다.

호러물로써의 첫 작품이기도 하고 또 조 다마토 감독 자체가 영화의 스토리를 그렇게 신경 써서 만드는 타입은 아니다 보니 전반적인 스토리가 허술하고 심심하다.

여섯 남녀가 섬에 놀러갔다가 식인종을 만나 잡아 먹힌다. 이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작중에 나오는 식인종 클라우스는 본래 멀쩡한 사람이었지만 배를 타고 바다에 표류되었을 때, 살아남기 위해 먼저 죽은 자식을 잡아먹어야 된다고 아내를 설득하다가 그만 칼로 찔러 죽이는 바람에 미쳐서 식인종이 된 것이며 단 두 명을 제외한 마을 사람 전부를 잡아 먹고 섬에 놀러 온 여행자들까지 먹이로 삼았다.

생긴 건 무슨 일본 패전무사 같은 머리 스타일에 피부가 몹시 안 좋아 회색빛깔을 띄고 있는 데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종이다 보니 좀비를 연상시키기도 해서 북미판 제목이 ‘더 그림 리퍼’인데 재발행 했을 때는 ‘더 좀비즈 레이지’란 제목으로 나왔을 정도다.

엄밀히 말하자면 식인종으로 인간 베이스지, 괴인이나 괴물 같은 건 아닌데 작중 인물들은 그야말로 속절없이 관광 당한다.

클라우스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도,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루스가 뜬금없이 자살을 해서 리타이어하고, 여주인공 줄리아는 대뜸 거울에 촛대를 집이 던져 깨트리고 깨진 거울 너머의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가 일지를 보고 클라우스의 비밀을 밝혀낸다.

클라우스가 줄리아 일행의 주위를 맴돌며 살인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장시간 동안 줄리아 일행의 모습만 쭉 보여주다가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클라우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가 너무 심심하다.

애초에 섬마을 배경인데 마을 안이 텅텅 비어 있고 주인공 일행 여섯에 몇 안 되는 생존자까지 다 합쳐도 열 명이 채 안 되는 관계로 이야기의 스케일부터가 한없이 작다.

식인종에게 대응하는 최종 병기로 등장한 게 ‘곡괭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소품도 부실하고, 더미용 시체도 지나치게 인형 티가 많이 나서 정말 싸구려 티가 많이 난다. (특히 이 부분이 절정에 달한 게 물통에서 배 주인 머리 발견되는 씬으로 아예 대놓고 인형 머리를 담가 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컬트 호러 팬들 사이에서 네임드급 고어 영화로 손꼽힌다. 80년대 당시 영국에서 비디오 관련법에 의거해 금지 영화 ‘비디오 내스티’ 등급을 받아 상영 금치 처분을 받고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는 3분 가량 삭제된 편집판이 올라가 악명이 자자했다.

소품과 특수 분장이 허접한 수준이라고 해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큼 잔인한 장면이 약 2개 정도 나와서 그걸로 당시 이탈리아에서 고어의 아이콘이라 칭송 받기도 했다.

그중 첫 번째가 클라우스가 임산부의 몸에서 맨손으로 태아를 꺼내서 잡아먹는 씬이고, 두 번째는 클라이막스 때 곡괭이로 배를 찍히는 바람에 흘러내린 자신의 창자를 뜯어 먹으며 절명하는 씬이다.

둘 다 합쳐도 1분이 채 되지 않은, 각각 몇 십초 밖에 안 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컬쳐 쇼크를 안겨줄 만 한 씬들이다.

위의 두 씬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지붕 기와를 뚫고 헨리에타의 머리채를 잡아 억지로 끌어 올리면서 여지저기 긁혀 피투성이로 만든 씬도 꽤 잔혹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리고 쓸데없이 잔혹한 게 뜬금포로 터지는 게 조 다마토 감독 스타일이다.

결론은 미묘. 배경 스케일이 작고 당위성 없는 스토리에 주인공과 살인마의 밀당도, 추격전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해 긴장감 조성에 실패하여 호러 영화로서의 재미와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단 두 가지 잔혹한 장면 연출로 영화사에 기록을 남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식인종 클라우스로 배역을 맡은 배우는 ‘조지 이스트만’으로 본작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덧붙여 2000년에 안드레아 쉬나스 감독이 본작을 리메이크했다. 리메이크판의 제목은 ‘안트로포파구스 2000’이다.


덧글

  • shaind 2015/08/11 10:04 # 답글

    참고로 '안트로포파구스'는 그리스어입니다.
  • 잠뿌리 2015/08/11 10:05 #

    헉. 그렇군요. 수정해야겠습니다.
  • 먹통XKim 2015/08/12 01:19 # 답글

    비디오로 가지고 있는데 그 태아를 먹는 장면은 잘렸지요.

    헌데 원래 그렇게 다 잔인한게 아니라 국내판 비디오로 보면 한 2분 정도 잘렸나? 그 씬을 빼면..

    마지막에 창자를 씹으며 죽는 것도 그대로 비디오에선 나오더군요

    어찌보면 가여운 놈이죠.결국 사람을 잡아먹은 게 배고파서가 아니라..미쳐서 그랬던 거였으니

    끝없는 배고픔에 시달렸고 죽어서도 간절하게 창자를 뜯어먹으며 죽으니
  • 잠뿌리 2015/08/14 08:04 #

    북미판에서조차 삭제된 분량이 있을 정도였죠. 태아 식인씬은 확실히 잘릴 만 합니다. 워낙 쇼킹해서 지금 봐도 후덜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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