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트래쉬 (Street Trash.1987)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1987년에 제임스 M. 무로 감독이 만든 저예산 컬트 호러 코미디 영화.

내용은 뉴욕 맨하탄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에드가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60년산 와인 ‘바이퍼’를 찾아내고 그걸 1개에 1달러씩 판매했는데, 그걸 마신 사람들이 몸이 녹아내려 점액질 액체가 되거나 부풀어 올라 터지는 등 부작용이 잇따라 발생하고, 그 사건을 쫓던 경찰관 빌이 부랑자의 리더이자 베트남 재향 군인 브론손과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임스 M. 무로 감독이 학생 시절 마이크 랙키를 주연으로 삼아 만들었던 10분 분량의 단편 영화를 기본 베이스로 해서 장편 영화로 만든 것이며, 원작 단편에도 주인공으로 나왔던 마이크 랙키를 본작에서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줄거리만 보면 빌이 주인공 같지만, 사실 빌과 브론손의 대립은 전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포지션상으로는 부랑자 무리 내에서도 사고뭉치 기믹을 가진 프레드가 주인공에 가깝지만 뭔가 애매한 비중을 갖고 있다.

일단 주인공이긴 한데 어울려 지내는 친구들끼리는 사이가 좋지만 절도, 강간 행위 같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선악의 개념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막장이 됐든 병맛이 됐든, 본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초반에만 잠깐 나오다 중반에는 한참 안 나오다 막판에 가서 다시 나오는 수준이라 애매한 것이다.

이건 아무래도 프레드의 캐릭터 자체가 본작의 기본 베이스인 10분짜리 단편 필름의 주인공이었기에, 그걸 약 100여분의 장편 영화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비중 조절 문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본작의 각본을 맡은 로이 프럼캐스는, 폐차장 댄스씬이 삭제되고 프레드와 브론손의 대립 관계에 대한 서브플롯이 누락되었다고 2006년에 자신이 감독을 맡은 ‘멜트다운 메모리즈’에서 밝혔다. (멜트다운 메모리즈는 이 작품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다)

사실 프레드보다는, 프레드가 얹혀사는 케빈의 집이 더 인상적이다. 작중에 나온 부랑자 무리의 거처는 폐차장인데 케빈의 집은 폐타이어를 잔뜩 쌓아 놓고 폐차를 입구 대용으로 세워 놓고 여닫이문을 통해 출입하는 구조의 폐타이어 집이라 그렇다.

이렇듯 주인공은 애매한 반면, 악역은 분명하다.

부랑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브론손이 끝판 대장 포지션으로 나온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재향군인 출신으로 전장에서 죽은 동료의 뼈를 깎아 만든 뼈칼을 사용하며 자신에게 반항하는 무리는 전부 때려잡는 폭군으로 심지어 경찰까지 겁 없이 해치워 버린다.

빌을 살해하고, 케빈과 웬디가 짝짜꿍 하자 그것을 질투해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하며 질투심에 눈이 멀어 케빈을 죽이려다가 프레드와 싸우는 등 악역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바이퍼는 그걸 마신 사람이 녹아내려 끔찍한 몰골로 죽는다는 독극물 설정이 있고 첫 번째 희생자가 타이틀 그림을 장식하는 것에 비해, 정작 본편에서는 사건의 발단 역할만 하고 핵심적인 설정이 되지는 못했다.

바이퍼의 기원이나 제조 과정을 밝혀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거 마시고 몇몇 사람들이 죽는다. 이 정도 비중으로만 나온다.

바이퍼각 대량 유통된 것도 아니라서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 이슈가 된 것도,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나선 것도 아니며 바이퍼를 판매하던 술집 주인도 중반부에 그거 잘못 마시고 요단강을 밟기 때문에 잊을 만하면 마시다 죽은 사람이 나오는 정도다.

바이퍼보다는 부랑자들의 촌극과 빌 VS 브론손, 케빈/프레드 VS 브론손의 대결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작중에 나오는 부랑자들의 촌극은 그야말로 호러 코미디 장르에 걸맞는 병맛을 자랑하는데 그중 가장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악명 높은 장면이 된 부분은 바로 절단한 거시기로 미식 축구하는 장면이다.

브론손이 프레드를 해꼬지하려고 할 때 그런 상황을 모르고 부랑자 하나가 오줌을 누다가, 오줌발이 브론손에게 튀는 바람에 즉석에서 뼈칼 맞고 거시기가 잘려 나가는데.. 그걸 가지고 부랑자들이 서로 던지고 받고 차며 미식 축구 한 판을 벌여서 나름 쇼킹하다.

바이퍼의 첫 희생자가 변기 위에 앉아 있다가 실시간으로 몸이 녹아내려 슬라임화된 것도 고어적인 측면에서 쇼킹한 장면이지만, 거시기 미식 축구는 그보다 더했다.

근데 사실 바이퍼의 부작용과 거시기 미식축구, 브론손과의 최후의 사투를 빼면 남는 게 없다.

브론손과의 최후의 사투 때는 개스통을 미사일처럼 날려서 브론손을 일격사시키는데, 상체의 일부와 머리만 남은 브론손의 시야에 따라 카메라가 기울어지더니.. 웬디가 연인인 케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달려가다 핏자국을 훌쩍 뛰어넘을 때 살짝 보인 판치라에 시체가 된 브론손의 시선이 집중된 연출이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미묘. 부랑자 무리가 주인공으로 나온 혼돈의 카오스적인 분위기와 상황 전개가 돋보이긴 하지만, 설정, 스토리, 캐릭터 뭣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채로 막 나가면서 촌극만 보여주다가 끝나 버린 작품으로 쇼킹한 장면이 나와서 컬트적인 요소는 있지만 그게 B급 특유의 불량식품 같은 맛보다는 그냥 병맛 만이 강하게 남는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브뤼쉘 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서 실버 레이븐 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본작은 제임스 M. 무로의 유일한 감독 작품이다. 제임스 M. 무로는 본래 독립 영화 감독, 촬영 감독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데 특히 스테디 캠 오페레이터로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어비스’, ‘터미네이터 2’, ‘트루 라이즈’, ‘타이타닉’ 같은 쟁쟁한 작품에 촬영 기사로 참여했고, 케빈 코스트너의 ‘늑대와 함께 춤을’에서는 촬영 감독을 맡았고,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주연까지 맡은 ‘오픈 레인지’에서는 사진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추가로 본작에서 나온 슬라임화 된 인간 이미지는, 여신전생 시리즈의 슬라임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덧글

  • 먹통XKim 2015/08/12 00:51 # 답글

    알려지지 않았는데 세종비디오란 곳에서

    공포의 박카스란 괴이한 제목으로 낸 바 있습니다.물론 좀 자르고요
  • 먹통XKim 2015/08/12 00:52 # 답글

    어릴적에 삐짜 비디오로 제법 인기를 끌기도 했죠..데몬스랑...

    만화가 형민우도 어릴적 비디오 가게에서 이거 삐짜 비디오 빌려서 아버지랑 보다가 30분 정도 지나서
    아버지가 비디오를 끄더니만 가게로 가서 쌍욕하면서 화냈던 실화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지금은 사라진 호러존 상영회에서 나와서 본인이 해준 이야기)
  • 먹통XKim 2015/08/12 01:06 # 답글

    감독인 무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촬영 분야 전문이죠.

    러시아 워 시리즈 촬영 기사 및 JFk,LA컨피덴셜, 카지노, 어퓨 굿맨같은 많은 할리우드 대작에서 스태디 캠 기사이기도 합니다
  • 먹통XKim 2015/08/12 01:17 # 답글

    더 찾아보니 이 양반

    악마의 고성이라든지. 브레인 데미지, Beware: Children at Play같은 저예산 호러물 스테디 캠 기사 및 촬영기사로도 참여했네요..^ ^;;;모두 본 영화라서..아 13의 금요일 8 편도

    장편영화는 이게 하나지만 2014년까지 티브이 드라마 연출도 여럿 맡고 있군요
  • 잠뿌리 2015/08/14 08:02 #

    박카스와 바이퍼가 묘하게 싱크로율이 높네요. 형민우 작가가 어릴 적에 이걸 아버지와 같이 봤다니 컬쳐 쇼크였겠습니다. 무로 감독의 장편 영화 감독작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인던데, 촬영 기사로선 커리어가 어마어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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