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빌 6 (Amityville: It's About Time.1992) 하우스 호러 영화




1992년에 토니 랜들 감독이 만든 아미티빌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 전작과 마찬가지로 비디오용 영화다.

내용은 건축가인 제이콥 스털링이 아미티빌에 비즈니스 여행을 갔다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와 전처와의 사이에서 둔 2명의 10대 자녀인 리사, 러스티, 현 애인이자 예대 학생인 안드레아 리빙스턴과 함께 넷이 같이 살게 됐는데, 아미티빌의 오래된 집에서 발견한 낡은 맨틀 시계를 기념품 삼아 가지고 와 벽난로 위에 장식해 놓은 뒤부터 이상한 일을 겪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에 있던 물건을 무심코 가지고 왔다가 사단이 나는 기본 줄거리는 시리즈 4번째 작품인 아미티빌 더 이스케이프와 같고 공교롭게도 캘리포니아의 집이란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오프닝에서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가 나오고 신부들이 떼퇴마를 시도하했던 아미티빌 더 이스케이프와는 다르게 본작에서는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가 전혀 안 나온다.

또 시리즈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엑소시즘, 신부도 완전 사라졌다. 전적작인 아미티빌 5(아미티빌의 저주)에서는 엑소시즘은 안 나와도 신부는 나왔는데 본작에선 그런 것조차 없다.

집이 흉가인 것도, 폐가인 것도 아니고 명색이 주인공이 건축가란 설정을 가지고 있어 완전 새로 지은 새 집으로 모델 하우스에 가깝다. 현관문을 가운데 놓고 그 위로 2층에 있는 창문을 양옆에 하나씩 달아 눈을 연상시키는,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 특유의 외관만 살짝 흉내낸 정도다.

다락방도, 지하실도 일체 안 나온다. 이게 집안에서 벌어지는 변괴가 주된 내용이라 하우스 호러인 거지, 집안 내부 구조를 보면 전혀 하우스 호러물답지 않다.

아미티빌 정식 넘버링 작품인데 원작과 전혀 다른 독립적인 이야기를 했던 아미티빌 5탄도 최소한 지하실에 안치된 고해성사실에 숨겨진 비밀 같은 게 있어서 나름 중요하게 나왔던 걸 생각해 보면.. 이번 6탄은 대체 이 어디가 하우스 호러고, 아미티빌 시리즈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맨틀 시계의 능력은 시간 되돌리기에 약간의 현상 조작(오멘의 그것과 같은), 환영/최면 정도로 꽤나 거창하지만.. 아미티빌 4탄의 플로어 램프처럼 악마의 형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맨틀 시계에 깃든 악마가 실체를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에 있던 시계라고 오컬트 서적에 쓰여 있는 것 정도가 비하인드 스토리의 전부다.

전체 러닝 타임 약 1시간 35분 중에 1시간 동안 나오는 건.. 제이콥이 세퍼드 견종의 개한테 대뜸 다리를 물리는 것과 리사가 한 밤 중에 거울을 보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이 손을 뻗어 슴가를 매만지자 다음날 갑자기 스모키 눈화장한 비치 캐릭터로 변모한다는 것 밖에 없다.

제이콥이 세퍼드한테 물릴 때 빈 술병으로 내리치고 깨진 병으로 눈 찌르르는 등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부분은 쓸데없이 비장하다.

제이콥과 안드레아가 떡치는 장면도 나오는데 아미티빌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세미 누드와 함께 떡씬이 나온 거다. 의외라면 의외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아미티빌 시리즈는 이 작품 이전까지 6작품이 나오면서 그 흔한 떡씬 한번 나오지 않았다. (아미티빌 2탄에서 근친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본작에 나온 것처럼 땀에 젖은 상체 누드로 방아 찍기 하는 건 안 나왔다)

아미티빌 기존 시리즈에 비교하자면 바디 카운트가 꽤 높은 편인데 악당의 흉기나 데드씬 같은 게 아미티빌 시리즈 역대 최악이라고 할 만큼 허접하다.

개한테 물린 상처가 악화되어 악마 들린 제이콥이 건축가라서 디바이더로 찌르고 수평자를 무슨 워햄머처럼 휘두르며, 유선 전화기 줄로 목을 조르기까지 한다.

청순한 소녀에서 하루 아침 만에 빙의 당해 비치 악당녀가 된 리사는 러스티와 사투를 벌이다 연결 단자를 입에 물리고 앰프 볼륨을 최대한 키워 감전사하는 황당한 죽음을 맞이한다.

러스티에게 아미티빌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절름발이 노파 아이리스 휠러는, 아미티빌 전 시리즈에서 가장 황당하고 어이 없는 죽음을 당했는데.. 운전사 없는 자동차가 돌진해오는 걸 피했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자동차 천장에 달린 오리 동상의 날카로운 부리에 찔려 죽는다. 영화 속 고인한테는 심한 말이지만 너무 멍청한 죽음이라 어이가 없어 네타할 수밖에 없다. (감독은 이걸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걸까?)

아미티빌 미니어처가 나오고 미니어처에 달린 인간 인형을 통해 등장 인물의 죽음을 암시하는 씬이 잠깐 스쳐 지나가듯 나오는데, 이건 아미티빌 8탄에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싶다. 거기선 인형의 집이 나온다.

하이라이트씬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맨틀 시계와의 최종 사투인데.. 히로인의 공격을 당한 맨틀 시계의 시침이 역행하자 러스티가 나이가 어려져 아기가 되고, 정방향으로 돌자 안드레아가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는데 완전 판타지로 변모한다. 그 뒤에 이어진 엔딩도 시간역행을 소재로 한 해피엔딩이다.

판타지 색체가 너무 강하게 끝나서 호러물이라기 보단, 어메이징 스토리나 환상특급 같은 기묘한 이야기 느낌마저 든다.

결론은 비추천. 흉가, 폐가도 아니고 다락방, 지하실도 없는 도시 한 복판의 깔끔한 모델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하우스 호러다운 구석이 전혀 없고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 신부, 엑소시즘, 파리 등 이 시리즈가 가진 상징물들이 전혀 나오지 않아 정식 넘버링 작품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망작이다.

영화가 너무 허접하고 구려서 전반적인 완성도를 보면 IMDB 평점 2.8에 빛나는 전작 아미티빌 5탄과 도토리 키재기인데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정말 멍청한 데드씬이 속출해서 어이가 없어 웃는 재미는 있다.

여담이지만 본작을 만든 토니 렌들 감독은 헬바운드: 헬레이져 2의 감독, 헬레이져 3의 각본 작업에 참여해서 호러 영화를 그렇게 발로 만드는 사람은 아닌데 왜 이 작품은 똥으로 만들었나 했더니.. 이 작품으로부터 3년 후인 1995년에 북두신권 북미판(영제 피스트 오브 더 노스 스타)의 감독을 맡은 걸 보니 단번에 이해가 갔다. (잘할 수 있는데 못한 게 아니고 원래 이런 감독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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