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빌 5 (The Amityville Curse.1990) 하우스 호러 영화




1990년에 톰 베리 감독이 만든 아미티빌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미국, 캐나다 합작품이다.

내용은 롱 아일랜드 주의 아미티빌에 있는 한 집이 12년 전 집주인인 신부가 성당의 고해성사실에서 살해당한 뒤 버려졌는데, 마빈과 데비 커플이 그 집을 구입해 프랭크, 빌, 애비 등 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집을 고쳐 살게 됐는데 데비가 집 안에 깃든 악령이 나오는 악몽에 시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아미티빌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지만, 정식 넘버링 작품답지 않게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와 연관이 없다. 이 시리즈에 속한 게 아니라 독립적인 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미티빌 시리즈의 상징인 건물 외관부터 시작해 엑소시즘 하는 신부와 악마의 상징인 파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가족 한 세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전통도 깨졌다.

악마의 존재도 좀 추상적인 느낌이 강한데, 악마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집안에 변괴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12년 전 신부를 살해한 인물이 실은 주인공 주변 인물 중 하나라 그가 마각을 드러내면서 주인공을 위협하는 사이코 스릴러로 진행된다.

하우스 호러물로선 장르적 페이크에 가까울 정도로 해당 장르의 묘미를 전혀 살리지 못했고, 집안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가 핵심인 것도 아니다. 이 작품에서 일어난 변괴는 기껏해야 건배 하다 유리컵 깨져 손 다친 게 쉽게 낫지 않는 장면과 웃통 벗고 자는데 거미 한 마리가 스물스물 기어오는 거, 검은 개나 고양이가 불쑥 나타나 깜짝 놀래키는 것 밖에 없다.

하다 못해 이 시리즈 전통의 하수도 역류 검은 악취가 나는 물이나, 수도꼭지에서 물 대신 핏물 나오는 것, 핏불 흐르는 벽과 기괴한 낙서 낙서 같은 것 조차 안 나온다.

사건의 진범이 악마가 들리긴 했는데, 빙의 과정은커녕 빙의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진범의 정체는 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는데 작중 인물들이 실컷 뻘짓 하다가 ‘유감! 실은 내가 범인이지롱.’ 이런 느낌으로 셀프로 자기 정체 밝히고는 주인공을 해치려 드니 좀 황당하기까지 하다.

근데 그렇다고 사건의 진범이 여주인공을 굉장히 압박해 오는 것도 아니고 대체 무슨 이유인지 뛰는 법 하나 없이 아주 느릿느릿하게 여주인공을 향해 다가온다

흉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도 아니고 기껏 권총 한 자루 들고 나오는데 여주인공을 상대로 총 한 번 제대로 못 써본다.

여주인공이 숨어 있다가 소리내는 바람에 위치를 들켰는데도 너무 쉽고 간단하게 도망을 치니 긴장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 직후부터 여주인공의 도주와 반격으로 이어지는 클라이막스 전개는 전형적인 사이코 스릴러물이다.

하우스 호러 특유의 집터에 얽힌 비밀이라든가, 주변 가구가 저절로 움직이는 폴터가이스트 현상 한 번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감독이 하우스 호러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 같다. 그냥 사이코 스릴러 한 편 찍고 하우스 호러물이라 광고하면서 아미티빌 시리즈의 네임 벨류만 믿고 거기에 얹혀 가는, 그런 느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게 왜 아미티빌 시리즈 정식 넘버링으로 나온 건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안 그래도 전작 아미티빌 4도 졸작이었는데 이번 작은 그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 졸작을 넘어선 망작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히로인 캐릭터다. 초중반까지는 키 큰 청년의 환영과 집 지하에 안치된 고해성사실에 깃든 악마를 보는 악몽을 꾸는 등 이상한 것만 보고 혼자 공포에 질려 비명만 지르는 잉여 캐릭터로 나오다가, 막판에 가서 사건의 진범과 조우한 뒤 혼자 필사적으로 도망치면서 범인 얼굴에 염산 테러를 가하고, 바닥에 널부러진 원형톱날을 수리검처럼 집어 던지며, 에어타카(전기 못총)를 쏘는가 하면 봉인 지팡이를 창처럼 써서 뒷치기를 하는 등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한다. (다른 건 둘째치고 원형 톱날을 수리검처럼 던지는 거 보고 무슨 닌자 영화인 줄 알았다)

그 다음에 기억에 남는 건 별로 비중이 큰 것도 아닌데 12년 전의 오프닝과 12년 후의 본편에 잠깐 나왔다가 뜬금 없이 자기 의안 하나 꺼내서 보여주고, 중반부 이후에 허무하게 끔살 당한 전 가정부 모리어티 부인이다. (뭔가 이 할머니, 이상해!)

결론은 비추천. IMDB 평점 2.8에 로튼 토마토 신선지수 20%로 아미티빌 정식 넘버링 시리즈에 속한 작품 중에 최악의 점수를 자랑하는 만큼, 허접한 각본과 유치한 연출, 무늬만 아미티빌이지 이 시리즈가 가진 그 어떤 특징도, 상징도 하나 없이 완전 딴 얘기 하다가 끝낸 재앙 수준의 망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이 어지간히 망작이었는지 일본에서는 이 작품을 건너 띄고 다음 작을 진 악마가 사는 집이란 제목으로 아미티빌 5탄이라고 개봉했다. 그래서 본래 아미티빌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이 8탄까지 나왔는데 일본에선 7탄까지만 나왔다. (중간에 이 작품 하나 빠지고 뒤에 있는 작품이 하나씩 앞으로 땡겨졌다고 보면 된다)



덧글

  • 블랙하트 2015/08/07 11:00 # 답글

    아미타빌 이야기로 사기친 양반들은 그 이야기로 영화 시리즈가 이렇게 까지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겠죠.
  • 잠뿌리 2015/08/07 11:10 #

    아미티빌 시리즈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무려 8탄까지 더 나왔다가 마이클 베이 제작으로 리메이크판까지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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