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토비 (異域奇兵:諸神的狙殺.1993)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대만의 걸극묘 공작실(傑克豆工作室)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원제는 ‘이역기병: 제신적저살(異域奇兵:諸神的狙殺)’. 국내명은 ‘토비’로 게임박스에서 한글화 출시했다.

내용은 리리다성이라는 아름다운 별의 천상에 살던 신들이 자제력이 없어 신들의 왕인 덕라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신들이 타락해 천상이 악으로 가득 차 급기야 신들 간의 일대 싸움이 벌어져 그 여파로 천상의 동물이 지상에 떨어져 인간 형태가 되어 레트 제사관에게 양자로 거두어져 토비란 이름을 받게 됐는데 그로부터 16년 후. 장난꾸러기로 성장한 토비가 풍의 신관에게 공격을 받았다가 레트의 희생으로 홀로 살아남은 뒤, 레트가 남긴 유언에 따라 그의 제자들을 찾아가 한 팀으로 뭉쳐 덕라신을 찾아가 신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 이유를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를 보면 천상의 동물이 지상으로 떨어져 인간 형태를 했다고 해서, 인간형 주인공이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 주인공 토비는 엄밀히 말하자면 동물 형태에 더 가까운 수인이다.

양부를 잃고, 천상에서 퍼트린 풍문에 의해 세상 사람들로부터 마왕의 전생이 토비란 수군거림을 받는 주인공이 굉장히 기구한 사연을 갖고 있어 메인 스토리가 비장미가 넘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짜 별 것 없다.

작중 토비가 마왕이란 소문은 문자 그대로 소문에 지나지 않는다. 즉, NPC가 마왕 토비의 소문을 떠들긴 하지만 정작 대화를 건 당사자가 토비란 건 모른다는 소리다.

사실 NPC의 대사 스크립트는 굉장히 단순해서 어느 지역, 어느 위치에 뭐가 있다는 간략한 정보만 들을 만하고 나머지는 전부 쓸데없는 것들뿐이다.

NPC 스킨을 같은 걸 계속 돌려써서 특별히 눈에 띄는 NPC도 없다. 이해할 수 없는 것 하나는 교회의 신부 기본 스킨이 배트맨이란 거다.

필드 몹 같은 경우도 색깔만 다른 경우가 많고, 보스 포지션인 10대 천사와 4대 신관은 기본 외형 1개에 머리스타일과 색깔, 손에 든 무기만 살짝 바꾸면서 돌려썼다.

여기서 10대 천사는 천상계에서 파견한 자객에 가까운데 각 던젼의 보스급으로 나오는데 좀 생뚱 맞은 게, 해당 보스전을 클리어하면 탈의 서비씬이 나온다는 거다.

물론 이 게임이 18금 성인용 게임이 아니라서 수위가 높지는 않다. 대부분 반라에 가까운 수준으로 전투의 여파로 옷이 찢겨지는 듯한 연출이 나온다.

근데 그게 사실 오리지날 장면은 아니고 ELF사의 간판 RPG 게임인 ‘드래곤 나이트’ 시리즈에 나온 CG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정확히는, 드래곤 나이트의 에로 CG에서 색깔만 다르게 칠해서 재활용했다는 거다.

드래곤 나이트는 18금 성인용 게임이며 주인공 타케루/카케루(드래곤 나이트 4의 주인공)은 대대로 호색한이라 떡씬이 기본적으로 나오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것도 아닌데 중간 보스 격파 후 서비스씬이 나와서 좀 황당하다.

일단, 오프닝 때 토비가 장난꾸러기로 자랐다는 밑밥을 깔아 놓기는 했지만 그거하고 이런 서비스씬은 전혀 매치가 안 된다.

전투 화면은 1인칭 시점으로 적의 모습만 나오는 게 드래곤 나이트 시리즈3 PC엔진판의 전투를 떠올리게 하지만, 주인공 일행의 얼굴 썸네일이 하단 부분에 쫙 뜨고 남은 체력과 상태 이상(중독), 사망 때마다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데 이건 사실 뉴 월드 컴퓨팅의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것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거기에 추가로 주인공 일행이 공격할 때는, 해당 캐릭터가 적에게 접근해 공격 모션을 취하는 게 세가의 판타지스타풍이다. (즉, 마이트 앤 매직+판타지스타다)

전투 커맨드는 공격/방어/마법/물품(아이템)/도주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여기서 도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도주를 선택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턴을 소비해 그냥 얻어맞기만 하는 거다.

공격은 크리티컬 히트의 개념이 없어서 오로지 평타만 들어가고, 마법은 엘리사가 공격 계열. 미휴스가 치료/보조 마법을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게임 플레이 중에 얻을 수 있는 마법서로 주문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전 캐릭터가 모든 주문을 다 배울 수는 없고, 타입별로 주문을 따로 익힐 수 있다. 토비 같은 경우는 마법 전사에 가까워 공격/치료/보조 마법도 두루 익힐 수 있지만 최강의 공격 마법인 ‘천지개벽술’같은 건 오직 엘리사만 익힐 수 있다.

유일한 상태 이상 효과는 중독인데 이게 마봉 효과도 겸하고 있어서 중독 상태에 빠진 캐릭터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게임 내 유일하게 해독 주문을 가진 건 엘리사인데, 그 엘리사가 독에 당하면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 거다. 시간이 지나면 자력으로 해독을 하긴 하지만 그 시간이란 게 생명력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 간당간당할 때쯤을 뜻하기 때문에 해독초는 필수 지참이다.

전투 인카운터율은 꽤 높은 편이고, 한창 심할 때는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전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근데 도주를 지원하지 않으니 인카운터 열이면 열 다 전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

그래도 레벨 노가다 구간이 지역마다 따로 있어서 자리만 잘 잡으면 레벨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건 괜찮은 점이다. 만약 전투 발생률은 높은데 레벨 올리기마저 힘들었다면 진짜 지옥 같았을 거다.

전투 시스템까지 드래곤 나이트를 베낀 것은 아니지만.. 토비의 동료들 썸네일은 드래곤 나이트 3의 그것을 베꼈다.

반(롤프), 루나, 타케루(데이모스) 등 드래곤 나이트 3의 주인공 파티가 여기선 토비의 동료인 비사크, 엘리사, 미휴스로 나온다.

비사크는 힘세고 강한 전사, 엘리사는 여마법사로 드래곤 나이트 원작의 반, 루나 컨셉과 동일하지만 원작의 주인공인 타케루의 모방 캐릭터인 미휴스는 활 쏘는 요정으로 바꿔 버렸다.

각 캐릭터는 처음 동료로 합류할 때만 대사가 좀 있지, 그 이외의 상황에서는 대사라고 할 게 없어서 비중이 굉장히 작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료들간의 유대 관계를 쌓아 올리는 전개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다.

더구나 히로인의 존재가 마땅히 없어서 남녀 주인공의 섬씽을 바라는 것도 사치다.

시나리오를 좀 발로 쓴 경향이 보이는 게 작중에 던지는 떡밥이 굉장히 뜬금없는 타이밍에 나오는 게 있고, 그걸 막판에 가서 회수하지 않고 끝내는 게 일상다반사로 나온다.

대표적으로 토비가 신들의 표적이 된 이유를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추측하는 씬에서 갑자기 자기 여동생 애기를 꺼내는데 정작 그 여동생은 게임 끝까지 한 번도 안 나오고, 또 배경 설정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진리의 신은 언급만 되지 실제로 나오지를 않는다.

풍, 뇌, 화, 전(벼락)의 4대 신관은 묻지도 않은 사건의 진상을 술술 털어 놓는데 토비가 표적이 된 이유가 되게 설득력이 없어서 이야기에 몰입하기 힘들다.

덕라왕이 부재중인 천상계에서 타락한 신들이 술 쳐 마시고 놀다가 사고 쳤는데 그때 토비가 인간 세계로 날려 보내져서, 신들을 감시하던 진리의 신이 덕라왕에게 고발하는 증거가 토비의 존재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사단을 일으킨 것이라 나온다.

본작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할 최종 전투 같은 경우도, 벼락의 신이 거의 무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주인공 파티가 전멸당하는 것을 가정하고 시나리오를 짰기 때문에.. 최종 보스한테 전멸 당해야 엔딩이 나오는 RPG 역사상 전무후무한 전개까지 나온다. (에디트를 해서 능력치를 올려 벼락의 신을 쓰러트리면 오히려 엔딩이 안 나온다)

4대 신관의 신전을 제외한 모든 던전형 동굴은 토비의 시야가 한정되어 있는 어둠이 깔려 있다. 횃불 아이템을 사용해야 시야의 범위가 넓어지며, 나중에 얻는 마법서로 익히거나, 미휴스가 기본 탑재하고 있는 인도의 빛, 대지의 빛 등 보조 마법을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전지주라고 해서 던전 탈출 아이템이 존재하고, 마법으로는 공기투과술이 동일한 효과가 있다. 신전, 동굴에서 사용하면 한 번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이게 꽤 유용하다.

던전은 기본적으로 3층 구조를 띄고 있고 시야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는 걸 제외하면 맵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도, 넓지도 않다.

다만, 최종 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는 벼락의 신전은 무려 6층 구성이고 트랩이나 데미지 존 같은 함정만 없다 뿐이지 맵 넓이 자체가 불어나서 기존의 것에서 약 2배 정도 불어났다.

아이템은 슬롯 제한이 있는데 이벤트 아이템이 해당 이벤트가 끝나도 계속 슬롯에 남아 있어 일일이 버려야 한다.

그래도 아이템 슬롯과 무기/보호구 슬롯이 각각 달라서 사실상 슬롯을 두 개 쓸 수 있다.

마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은 여관, 무기점/보호구점(방어구점), 교회다. 게임 내 세이브는 오직 여관에서만 할 수 있고 게임 환경창에서는 로드 밖에 못한다.

교회에서는 헌금을 하고 죽은 동료를 부활시킬 수 있다. 레벨이 높을수록 돈도 많이 든다.

맵 이동은 중반부 이후에 연관 퀘스트 클리어 후 미달촌의 후크 선장으로부터 배를 입수해 바다를 누빌 수 있는데 수상 위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긴 하지만, 맵 끝 방향에 밀착한 채로 움직이면 최저 레벨 적만 나타나서 진행이 수월하다.

배를 얻기 전에도 동촌고도라고 해서 대륙의 위쪽(후라성 방향)과 아래 쪽(미달촌 방향)으로 동굴 한 층 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터널이 있어서 이미 지나친 마을에 다시 가기 위해 한참 돌아서 갈 필요는 없다.

결론은 평작. 떡밥만 던질 줄 알지 회수할 줄 모르는 허술한 스토리에 개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주인공, 거기다 정말 뜬금없이 들어간 서비스씬과 유명 RPG게임의 요소 짜깁기 등 곳곳에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높은 인카운터율에 비례해 레벨 노가다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놔서 밸런스를 맞추려 한 것 같고, 스토리 진행에 대한 팁이 NPC의 대사로 잘 나오며 시야 범위 제한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나 던전 공략 난이도가 어렵지는 않고 또 터널과 배의 등장 및 수상 전투 꼼수 등 맵 이동이 편해서 비록 캐릭터, 스토리가 모자란다고 해도 최소한 게임 시스템적으로 플레이하기 힘든 건 아니라서 평균은 되는 게임이다.



덧글

  • 헤지혹 2015/07/24 20:55 # 답글

    여자 보스가 지면 옷이 찢어지는 연출은 괜찮은 것 같아요. 이스때도 봤지만 꽤나 싼 느낌이지만 본능을 자극시키는 괜찮은 연출인 것 같습니다.
  • 잠뿌리 2015/07/24 21:28 #

    네. 그건 괜찮은 연출이긴 한데 문제는 이 게임은 그걸 표절했다는 거죠 ㅎㅎ 저 스샷의 그림 원본은 드래곤 나이트 2의 한 장면입니다. http://www.mobygames.com/images/shots/l/393078-dragon-knight-ii-pc-98-screenshot-that-s-how-the-battle-ends.gif <- 정확히는 이 장면이죠.
  • 카이로핌 2015/07/30 01:41 # 답글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전체이용가(연소자 관람가)로 발매되었던 게임인데 저 탈의? 신을 보고 등급을 어떻게 매기는 건지 황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게다가 트레이싱이라니...허허.
  • 잠뿌리 2015/07/31 12:57 #

    저것 뿐만이 아니라 동료들 얼굴 썸네일도 트레이싱했지요 ㅎㅎ
  • maievs 2018/07/12 02:11 # 삭제 답글

    이거 저장하고 로드어떻게 하나여? 이해가 안되는데
  • 잠뿌리 2018/07/14 23:22 #

    게임에 나오는 마을 여관에 들어가서 세이브를 해야 합니다.
  • Maievs 2018/07/23 16:16 # 삭제

    답변감사드려요 세이브를하고나서 껏다키고 로드하려는데 방향키로 암호를입력하라는데 그암호는어디서얻는건가요 저장해도 암호안주던데
  • 잠뿌리 2018/07/24 21:34 #

    토비 암호 방식은 데이타 로드할 때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암호표가 따로 있어야 하고요. 암호표가 없으면 DOSBOX의 강제 세이브/로드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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