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로 (Xtro.1983) SF 영화




1983년에 해리 브롬리 데이븐포트 감독이 만든 영국산 SF 호러 영화. 미국 영화사 뉴 라인 시네마에서 배급했다.

내용은 샘 필립스가 자신의 농장에서 외아들 토니와 함께 놀던 중 UFO의 빛에 쐬인 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실종된 뒤, 아내인 레이첼 혼자 토니를 키우다 재혼을 한 지 3년이 지났을 때.. 외계인이 지구로 내려와 낯선 여자를 덮쳐 임신시켰다가 다 큰 어른을 출산시켰는데 그게 바로 3년 전 실종된 샘으로 반인반외계인이 되어 외계인의 종족 번식을 위해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와 주변 사람들을 해치고 숙주로 삼는 이야기다.

본작은 인간들이 워낙 무력하게 죽어나가고, 아무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지 않으며 사건의 진실에 단 1cm도 접근하지 못하며 철저히 관광 당하다가 배드 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에 빈 말로도 스토리는 재미있다고 할 수 없다.

그냥 외계인의 그로테스크한 디자인과 막장 설정을 보는 재미로 봐야 한다.

초반부의 볼거리는 단연 우주괴물 엑스트로다.

엑스트로는 하체의 앞다리가 좌우로 벌어진 채 땅을 딛고 섰는데 상체의 양팔은 ㄴ자 아니라 ㄱ자로 정면을 향해 굳어진 채 땅을 짚고 얼굴도 그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상하체가 기괴하게 뒤틀린 4족보행 몸뚱아리에 털이라곤 하나도 없는 머리에 잇몸과 뻐드렁니를 드러낸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는데다가.. 뱀처럼 좌우로 갈라진 혓바닥을 뻗고 가스까지 뿜어대며, 심지어 지퍼처럼 하복부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여자를 임신시키는 것 등등 그 디자인이나 설정이 상당히 쇼킹하다.

하지만 사실 엑스트로가 제대로 나오는 장면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실체를 드러낸 장면은 다 합쳐도 몇 분 되지 않는다.

샘이 다 큰 어른의 몸으로 출산되면서 주역의 자리를 꿰 차기 때문에, 엑스트로의 본 모습은 더 이상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사실 샘 자체도 엑스트로가 인간의 몸을 빌어 태어나면서 가진 대체 육체 정도의 비중 밖에 안 된다.

줄거리, 설정, 인물 관계를 놓고 보면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남편이 실은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의 숙주였다는! 점에 있어 SF 신체 강탈자의 가정 파탄 드라마 NTR 브레이커 같은 느낌이지만.. 거기에 전혀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생뚱맞게 샘이 아닌 그의 외아들인 토니의 비중을 키웠다.

샘이 뱀 알을 훔쳐 먹다가 토니한테 딱 걸려서, 토니를 입막음 할 겸 어깨를 물어 감염시켜 초능력을 주고 외계인화 시킨 다음부터는 사실상 토니가 악당 보스급으로 비중이 급상승하며 외계인의 종복번식을 위해 갖은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샘이 쩌리가 된다.

그래서 본작의 포스터 중 일부는 엑스트로 괴물 버전과 어린 토니만 달랑 나온 것도 있다.

작중에 나오는 토니의 초능력은 일종의 공상구현화 능력이다. 상상 속의 광대를 구체화시켜 장난감 망치로 사람을 때려서 기절시키거나 코만도(병사) 인형이 실제 인간 크기만큼 커져서 작살총을 쏘고 총검으로 사람을 찔러 죽이는가 하면, 뜬금없이 검은 퓨마가 나와 사람을 덮치고, 장난감 탱크가 권총 사격 하듯 진짜 총격을 가하며 종극에 이르러선 외계인의 알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특수한 공간까지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묘사가 환영/환상 같은 느낌이 다분히 들어 SF의 그것과는 전혀 달라서 굉장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에 있다. 완전 장르이탈이나 다름이 없어 보일 정도다.

거기다 사실 그런 거창한 능력이 나오는 것 치고는 연출이 고어하지 않아서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점도 있다.

피가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비포 없이 애프터. 즉, 죽는 순간이 없이 죽은 다음으로 넘어가고 심지어 시체조차 제대로 안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생각보다 고어적인 부분의 수위는 좀 낮은 편이다.

핵심적인 내용이 외계인의 종족 번식이다 보니 잔인한 것보다는, 섹스 코드를 넣어서 세미 누드와 떡씬이 은근히 많이 나온다. 본방 들어가기 전에 항상 뭔가의 방해로 인해 딱 멈추니 떡씬이라고 해서 뭐 엄청 야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SF호러물답지 않게 살색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엔딩 말미에 가서는 검은 해골 형상을 한 엑스트로의 또 다른 실체가 나오는데 앞서 나온 크리쳐형 디자인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보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건질 만한 건 외계인 디자인과 설정 밖에 없어서 그나마 좀 흥미롭게 보인다.

결론은 미묘. ET+미지와의 조우+에일리언+신체 강탈자의 습격 등 유명 SF 영화의 요소를 이것저것 가져와 외계인의 종족번식을 테마로 포장했는데, 외계인의 묘사에 집중하지 않고 SF 느낌과는 정 반대의 판타지스러운 묘사에 치중해서 장르이탈 현상까지 생겨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땅에 떨어져 B급 이하 Z급 영화나 다름이 없지만, 외계인의 그로테스크한 디자인과 막장 설정이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아주 약간의 컬트적인 매력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무려 시리즈화되서 3편까지 나왔다. 본작은 그래도 IMDB 평점이 5.4인데 1990년에 나온 2탄은 3점. 1995년에 나온 3탄은 3.5를 받아서 더욱 쌈마이화됐다. 의외인 건 1탄부터 3탄까지 전부 감독이 같다는 것으로 해리 브롬리 데이븐포트 감독이 시리즈 전편을 다 만들었다. 감독이 이 시리즈에 가진 애착이 꽤 큰 듯 2011년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4탄을 만들 것이라 말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덧붙여 이 작품은 엔딩 버전이 두 가지다. 첫 번째 엔딩 버전은 레이첼이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외계인 알에서 토니의 클론이 잔뜩 태어나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걸 상상하는 씬이고, 두 번째 레이첼이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욕조에서 숙성되는 외계인 알을 발견하고 그 중 하나를 건져냈다가 알에서 튀어 나온 촉수에게 안면이 꽂혀 끔살 당하는 씬이다.

본래 감독이 생각한 오리지날 결말은 첫 번째 엔딩 버전이지만, 제작자의 생각은 달라서 미국 뉴욕에 개봉했을 때 최종적으로 두 번째 엔딩 버전을 썼다고 한다.

추가로 2013년에 전설에 나오는 변신괴물 스킨워커를 소재로 한 영화 ‘스킨워커 랜치’가 처음 나올 당시 뉴 멕시코에서 스킨워커가 발견됐다는 미스테리 사진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했는데, 그 사진의 실루엣으로 쓰인 게 실은 이 엑스트로에 나온 한 장 면이다. 정확히는, 엑스트로가 처음으로 실체를 드러낸 장면이고 산길을 지나던 자동차 앞에 약 2초 동안 나타났다 사라지는 씬이다.



덧글

  • 먹통XKim 2015/08/02 12:29 # 답글

    2편이 잔 마이클 빈센트가 나오고 아버지가 우주괴물이 되어버려 아버지랑 싸우던 거 맞죠?
  • 잠뿌리 2015/08/03 16:20 #

    2편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1편도 사실 꼬마의 아버지가 우주괴물이죠 ㅎㅎ 정확히는 우주 괴물의 대체 인류 신체에 가깝지만<-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05636
5192
9448673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