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Pixels.2015) 2015년 개봉 영화




2015년에 콜롬비아 픽쳐스에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만든 SF 코미디 영화.

내용은 1982년에 동네에 전자오락실이 처음 생기자 동갑내기 친구인 샘 브레너, 월 쿠퍼가 오락실에 가서 오락을 하던 중 샘에게 게임 플레이의 재능이 발견되어 그 해 열린 세계 게임 대회에 출전해 원더키디란 별명을 가진 2차원 덕후 러드로우 라몬소프와 친구를 맺고 본선에 참가해 샘이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전의 동킹콩 게임에서 불꽃 싸다구란 별칭을 가진 에드 플랜트에게 패해 2위에 그치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 어른이 되어 친구 월 쿠퍼는 미국 대통령까지 됐는데 샘은 스스로 너드를 자처하며 오디오 수리공이 되어 밑바닥 인생을 살던 중.. 1982년에 나사에서 외계와의 접촉을 희망하며 지구의 문화를 담은 타임캡슐을 우주로 쏘아 올렸을 때 공교롭게도 세계 게임 대회 우승 영상도 같이 보냈다가, 외계인이 그걸 보고 지구 인류의 전쟁 선포인 줄 알고 그들이 보내온 게임 속 픽셀을 현실구현화시켜 지구 침공을 시작해 그 옛날 세계 게임 대회에 참가한 샘과 친구들이 모여 지구의 운명을 건 3판 승부를 벌이는 이야기다.

본작의 주인공인 샘 브레너 역을 맡은 배우는 아담 샌들러로 본작은 흔히 말하는 아담 샌들러식 유머가 들어가 있다.

재치있는 입담을 통한 말개그와 상황 개그 위주의 코미디로서 아담 샌들러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반대로 선호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유머적인 부분에서 식상함을 안겨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아담 샌들러표 영화라고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개성과 매력이 넘쳐흐른다.

일단 감독이 그렘린, 나홀로 집에, 해리 포터 실사 영화판으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다 보니 정말 감독 이름 하나 믿고 봐도 될 정도로 재미있는 걸 만들어 냈다.

이 작품은 줄거리만 보면 외계인의 지구 침공으로 SF 재난물인데 그 외계인이 픽셀로 되어 있어서 전대미문의 비주얼을 보여준다.

단순히 외계인의 디자인만 픽셀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외계인이 건물, 도로를 파괴하고 인간을 덮칠 때 파편이나 살점이 튀는 것이 아니라 픽셀 조각이 사방에 튄다.

실사에 2D 또는 3D 애니메이션을 합성한 건 기존에도 적지 않게 나왔지만, 실사에 픽셀을 합성한 건 이번에 처음 보고, 그게 정말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첫 번째로 그런 기술적인 부분에서 놀랐고, 두 번째로 그 픽셀을 이용해 만든 외계인의 지구 침공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서 블록버스터 급에 도달한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외계인이 80년대 고전 오락실용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를 픽셀 모습 그대로 거대화시켜 지구를 침공한 것이라 그들에 맞설 수 있는 게 오로지 게임 너드들 뿐이고. 게임 너드들이 게임 플레이 실력으로 게임 패턴에 따라 움직이는 외계인을 물리치는 게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레이저 광선총을 만들어 센터피트의 전자 지네를 쳐 잡고, 고스트 미니카를 타고 팩맨을 상대하며, 외계인의 모함에서 벌어져 현실구현화 된 동킹콩 스테이지 등등 원작 게임에 나온 룰을 현실에 적용시켜 그걸 실사로 재현한 게 이채롭게 다가온다.

주인공 샘 이외에 꼬마였을 때부터 2차원 게임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고 나이가 들어선 음모론 주의자가 되어 외계인 오타쿠가 된 러드로우와 미국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바닥이라 마음고생이 크지만 친구들을 전폭 지원하는 윌. 그리고 범죄자 출신으로 나쁜 남자 기믹을 가진 에디 등 샘의 친구들 역시 한 개성하며 전부 다 크고 작은 활약을 한다.

특히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게 러드로우인데 꼬맹이 때부터 시작된 2차원 사랑의 결실을 맺어 현대판 피그말리온을 보여준다.

그 유명한 오덕페이트를 비롯해 2차원 캐릭터를 사랑해 마지않은 덕후들이 언제나 꿈꾸던 그것을 실현한 내용이라 진짜 이 작품이 너드를, 너드에 의한, 너드를 위해서 만든 작품이란 걸 새삼스럽게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세계 최강 미군도 어쩔 수 없는 픽셀 외계인을, 3인의 너드가 상대하는 것 자체가 너드 판타지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

홍일점인 바이올렛 반 패튼은 미군 중령이자 돌싱녀로 작중 돌싱남인 샘과 첫 만남에 썸 좀 타는가 싶더니 티격태격 다투다 점점 사이가 좋아져 연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히로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아담 샌들러식 로맨틱 코미디다)

그 밖에 작중에 던진 떡밥은 지나가다 툭 던진 듯한, 정말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전부 다 회수했다. 작중 인물이 말하는 대사와 하는 행동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봐야 할 필요도 있다.

결론은 추천작! 아담 샌들러식 유머가 나오지만 전체 요리보다는 사이드 메뉴에 가깝고, 메인은 전대미문의 픽셀 외계인 침공 재난물로 스토리적으로는 80년대 오락실 세대를 위한 클래식 게임에 대한 헌정이고, 비주얼적으로는 실사와 픽셀의 합성이 매우 자연스럽게 다가오면서 배경 스케일도 엄청 커서 가히 블록버스터급이라 경이롭기까지 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작중 에드 플렌트의 별명은 ‘파이어 블래스터’인데 이걸 불꽃 싸다구로 번역하다니. 어떻게 보면 초월 번역인 것 같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픽셀 외계인의 지구 침공에 쓰인 게임 4가지는 갤러그. 알카로이드. 센터피드. 팩맨. 동킹콩이다. 게임 대결로 나온 게 이 4가지고, 극후반부의 픽셀 외계인의 도시 침공 때는 70~80년대 오락실 게임의 픽셀 캐릭터가 우수수 쏟아져 나온다. (아군의 팻 개념에 가까운 캐릭터로 큐버트가 나오는데 주먹왕 랄프에도 큐버트가 나오는 거 보면, 큐버트가 북미에선 꽤 인기가 있었나 보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팩맨 개발자 이와타니 토루가 데니스 아키야마가 배역을 맡은 캐릭터로 등장한다. 당연하지만 팩맨과 관련된 이벤트의 주역으로 나와서 웃음을 주고 퇴장한다. 실제 이와타니 토루는 작중 프롤로그에 나온 1982년의 오락실에서 팩맨 게임기를 수리하는 수리공으로 깜짝 출현했다.

마지막으로 쿠키 영상은 없지만, 엔딩롤에 나오는 화면이 픽셀로 제작한 클래식 게임풍의 도트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본편의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꼭 보고 나오길 권한다.



덧글

  • 태천 2015/07/17 00:05 # 답글

    오늘(아니, 이젠 어제군요.) 보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습니다.

    미드 빅뱅이론을 극장판으로 만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라는 망상도 들고...^^)a;;
    어찌 보면 소년만화의 왕도를 보는 것 같기도 했구요.
    결론은 블록버스터 4D체감게임 대결전(?)이겠습니다만...(응?)

    후반에 도심을 뛰어다니는, 어릴적 했던 게임들의 주인공들이 모습을 보니 감회가...
    전 개인적으로 '빵공장'의 아저씨를 발견하고 참 반가웠습니다.^^)
  • 잠뿌리 2015/07/20 11:38 #

    후반부에 외계인 도시 침공씬에서 정말 친숙한 도트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지요 ㅎㅎ
  • 헤지혹 2015/07/18 23:13 # 답글

    저도 그분이 까메오 출연한 줄 알았는데, 그분이 아니라 연기자라고 하네요.
  • 잠뿌리 2015/07/20 11:48 #

    아. IMDB보니 작중 이와타니 토루 교수 역을 맡은 건 데니스 아키야마인데, 이와타니 토루 본인은 프롤로그에 나온 1982년의 전자 오락실에서 오락기 수리공으로 깜짝 출현했네요. (정확히는 팩맨 게임기 수리하던 수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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