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퓨리 (Kung Fury.2015) 하이틴/코미디 영화




2015년에 데이비드 샌버그 감독이 만든 스웨덴산 단편 코믹 액션 판타지 SF 영화.

내용은 수수께끼의 쿵푸 마스터를 쫓던 중 동료 경관인 드래곤이 살해당하고 번개를 맞고 코브라에 물려 정신을 잃은 뒤 고대 소림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예언에 따라 선택받은 자로서 각성해 슈퍼 쿵푸 파워를 얻은 쿵 퓨리가 세계 최강의 경찰이 되어 일반 경찰들이 상대할 수 없는 강력한 악당을 전담으로 맡아 해치우며 미국 마이애미의 치안을 지키던 도중, 쿵푸의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는 일명 ‘쿵 총통’ 히틀러에 맞서 그를 처치하려고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의도적으로 80년대 B급 영화의 정수를 모아서 만든 단편 영화다.

정확히는, 80년대 B급 쿵푸 액션, 경찰 액션 영화의 오마쥬에서 시작된 것으로 처음부터 그런 컨셉을 가지고 만들었다.

본작의 감독 데이비드 샌버그는 본작의 데뷔작인데 본래 뮤직 비디오와 TV 광고를 만들던 사람이다.

2012년에 해당 활동을 종료하고 영화 제작에 관심을 보여 5000달러의 예산을 들여 친구들과 함께 영화 스크립트와 트레일러 영상을 만들어 미국에 보내고 2013년에 킥스타터에서 30분 분량의 웹공개용 무료 단편 영화 크라우드 펀딩에 참가하여 목표액 20만 달러로 시작해 거기의 3배가 넘는 63만 달러를 모금하는데 성공해 비로소 영화로 제작된 거다.

그 때문에 스토리를 치밀하게 짜지 않고 그냥 즉석에서 떠오르는 데로 마구 쑤셔 넣어 어거지로 진행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30여분 밖에 안 되는 짧은 러닝 타임인데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은 채 쭉쭉 진행을 하면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게임 센터 오락기 로봇과의 사투부터 시작해 해커의 도움을 받아 히틀러의 나치 독일 시대로 타임 워프를 했는데.. 그게 20세기 초 독일이 아닌 북유럽 신화시대로 캐틀링건을 든 여자 바이킹에 티라노 사우로스도 나오고, 번개신 토르의 힘을 빌어 다시 타임 워프를 해 히틀러의 쿵푸 나치 군단과 맞서 싸우다 치명상을 입어 의식을 잃은 순간 천국에서 자신의 수호 영적 동물인 코브라를 만났다가 동료의 도움을 받아 회복되어 모두 함께 뭉쳐서 히틀러를 개박살낸다.

80년대 B급 영화의 추억을 느끼게 하는 온갖 것들을 다 집어넣어 정신없이 버무린 것이다.

오리지날 쿵푸보다는 미국 B급 영화에 전파된 쿵푸 액션을 고전 액션 게임풍으로 재구성해서 액션 연무도 디테일하고 일인무쌍 찍는 것 같이 박력이 넘치는 타격감도 일품이라 액션 자체의 밀도는 높다.

자르고 터지면서 육편이 휘날리는 잔인한 연출도 조금 나오는데 이것도 사실 80년대 B급 영화의 특성 중 하나이며, 본작에서는 고어+개그 조합을 즐겨 써서 전혀 위화감이 안 든다.

적의 팔을 잡아 뽑고 든 채 그걸 프로펠러마냥 빙글빙글 돌리며 하늘로 날아올라 지상을 향해 권총 사격을 가하는 씬 같은 건 진짜, 80년대 B급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발상이다.

연출적으로 봐도 톡톡 튀는 장면이 상당히 많다. 게임 센터 로봇과의 사투를 80년대 비디오 노이즈 연출로 스킵하면서 하이라이트만 슬쩍슬쩍 보여주고 넘어간 부분과 해커가 닌텐도 파워 글러브를 끼고 구형 컴퓨터를 조작해 본체에 키보드 달린 8비트 컴퓨터에 올라탄 쿵 퓨리가 시간이동을 할 때 전뇌공간을 누비는 게 프론튜 뷰 시점의 8비트 게임으로 묘사되는 부분, 쿵 퓨리가 천국에서 깨어났을 때 80년대 미국 애니메이션풍으로 화면이 바뀌는 부분 등이다.

거인으로 등장하는 번개신 토르와 티라노 사우르스가 보통 사이즈의 인간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단순히 80년대 느낌만 재현하려고 했다면 유치하고 조잡한 분장을 하고 나와도 될 법한데 그러지 않고 돈을 써야 할 때 써서 만들어 딱 좋다.

80년대 B급 영화의 재현이 컨셉이라고 해도 영화 자체를 발로 만든 것은 결코 아니다. 임펙트 있어야 할 장면들은 충분히 신경을 써서 만들면서 모금된 제작비는 아낌없이 쓴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의도적으로 컨셉을 잡아 80년대 쌈마이 영화의 정수를 모으면서 단순히 80년대 회귀에 그치지 않고, 그걸 현대적인 감각으로 어레인지해 재포장하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전문 감독만이 영화를 잘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구나 아이디어와 센스, 약간의 예산만 있다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의 좋은 예를 제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유튜브에 무료 공개되어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1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그리고 2015 칸 영화제의 감독주간 출품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덧붙여 본작의 게임판이 앱스토어로 출시됐다. 본작의 컨셉과 맞는 80년대풍 도트가 돋보이는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쿵퓨리가 타는 전자동 보이스 지원 자동차 호프 9000의 음성을 맡은 배우는 ‘데이빗 핫셀 호프’다. 데이빗 핫셀 호프가 주인공으로 나온 80년대 외화 드라마 ‘나이트 라이더(전격 Z작전)’의 오마쥬다. 데이빗 핫셀 호프는 본작의 주제가 ‘트루 서바이버’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작중 번개신 토르로 나와 근육 빵빵한 몸매를 자랑한 배우는 채식주의 바디빌더로 유명한 안드레아 칼링이다. 한국에선 실사판 무천도사 짤방으로 떠돌아다니는 셀프 카메라 사진의 주인공이다.



덧글

  • 무명병사 2015/06/20 13:51 # 답글

    그야말로 쌈마이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 잠뿌리 2015/06/23 11:26 #

    정수를 모아서 잘 만들어 그 나름의 완성도와 재미까지 두루 갖추었지요.
  • 홍차도둑 2015/06/20 13:51 # 답글

    보고 빵빵 터트리면서도 '트레일러의 재미를 절대 손상시키지 않았구나' ... 간만에 빵! 터지면서 제대로 즐겼습니다 으히히힛
  • 잠뿌리 2015/06/23 11:27 #

    본편 내용이 트레일러 보고 기대한 걸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로 재밌었지요.
  • 범골의 염황 2015/06/20 14:33 # 답글

    분명히 동료라고 나온 캐릭터들이 등장분량이 너무 짧길래 왜 그렇게 쓸데없이 많이 튀어나오나 했더니 최종전을 위한 밑밥이었더군요. 개뜬금포로 전원 워프해와서 무쌍찍는데 참. 좀 깔끔한 결말이었으면 좋겠는데 쿵퓨러 히틀러가 여전히 멀쩡히 살아서 미래에서 깽판을 놓기 때문에 변함없다는 안습한 마지막이 꽤 아쉬웠습니다. 설마 동료들과 쿵퓨리가 다시 이번 시대의 히틀러 잡으러 간다는 속편이라도 만들 생각이었나.

    게임판에서는 결말이 깔끔하게 맺어지나요? 게임판 내용은 잘 몰라서.(사기캐릭터인 토르 빼곤 쿵퓨리의 동료들 전원이 플레이어블이면 재밌을 듯.)
  • 제드 2015/06/20 15:57 #

    게임판은 쿵퓨리만 나오고 동료들은 배경화면으로 나옵니다
  • 잠뿌리 2015/06/23 11:28 #

    후속편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걸 암시하는 끝이 80년대 B급 영화다운 결말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후속편이 나와도 좋고 안 나와도 어울리는 결말이죠.
  • 무지개빛 미카 2015/06/20 17:29 # 답글

    킷트 타고 오신 마이클 형님께서 쌈마이하게 "트루 써바이버"를 부릅니다. 너무 좋습니다.
  • 홍차도둑 2015/06/20 18:19 #

    킷트가 세월이 흘러 깜장 도색이 다 벳겨진건지 흰 킷트더군요...ㅠㅠ 나름 여러 장면들이 오마주 되어 있어 주제가 뮤비도 흥미있었습니다
  • 잠뿌리 2015/06/23 11:29 #

    데이빗 핫셀호프를 그렇게 적극 기용한 게 신의 한수였습니다.
  • 난파 2015/06/20 22:12 # 답글

    올해의 단편영화입니다! 최고!
  • 잠뿌리 2015/06/23 11:29 #

    올해 나온 단편 영화 중에 이 작품만한 게 없지요.
  • 블랙하트 2015/06/21 08:51 # 답글

    포스터는 드류 스트러잔 그림 같은데 검색해 봐도 포스터 스타일이 그렇다고만 나오고 드류 스트러잔 본인이 그렸다고 나오지는 않는걸 봐서 그냥 흉내만 낸것 같네요.
  • 잠뿌리 2015/06/23 11:30 #

    80년대 B급 액션 영화의 오마쥬로 만든 작품이다 보니 그렇게 흉내낸 요소가 많지요.
  • LONG10 2015/06/23 14:18 # 답글

    스팀 메인화면에 띄워주길래 뭔가 하고 상점 페이지 들어가니 평이 너무 좋아 일단 찜해두고 아직 보지는 않았네요. 봐야겠다.

    그럼 이만......
  • 잠뿌리 2015/06/25 15:26 #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ㅎㅎ
  • 알트아이젠 2015/06/28 09:33 # 답글

    아, 게임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의 탈을 쓴 버튼 액션 게임입니다. 좌우로 몰려오는 적들을 타이밍 맞춰 좌, 우 버튼을 눌러 진행하는 스타일이더군요.
  • 잠뿌리 2015/07/04 08:56 #

    그 비슷한 조작 방법의 게임을 몇 번 본 것 같네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21788
5345
917142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