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 (The Abyss.1989) SF 영화




1989년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해양 SF 영화.

내용은 미핵잠수함 UUS 몬타나가 정체불명의 물체에 의해 해저 밑바닥에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미해군이 해양 장비 전문가인 린지와 커피 중위가 이끄는 해군 특수 부대원을 파견해 버드 브리그먼이 이끄는 딥코어 선원들과 힘을 합쳐 핵잠수함 수색 작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러닝 타임은 무려 140분이며 추가 장면이 있는 스페셜 에디션판은 170분으로 총 2시간 50분이나 된다.

전체 스토리가 그 긴 시간 동안 쭉 이어지면서도 초반부, 중반부, 후반부에 따라서 스타일이 약간 달라진다.

초반부는 수색 작전 도중 딥코어 선원 재머가 정체불명의 빛나는 생명체를 보고 고압병으로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바다 위에 태풍이 불어 딥코어가 거기 휘말리는 바람에 탐사선 안에 물이 차오르면서 본격 재난물로 진행된다.

재난 발생씬 자체는 약 20여분 밖에 안 되지만, 냉전 시대가 배경이라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고 있는 게 뉴스로 전해지고 바다 밑에 침몰한 핵잠수함의 핵미사일을 회수한 것 등등 불안의 씨를 여기저기 던져 놓고서 고압병과 태풍 발생 등의 재해로 긴장감을 끌어 올린다.

재난 발생씬 자체는 약 20여분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상당히 밀도 높아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 차례 재난을 겪은 뒤 중반부에 들어서면, 해군 특수부대의 리더인 커피 중위가 고압병으로 점점 미쳐다가 결국 버드 일행과 반목하고 핵미사일을 멋대로 가져가 초대형 사고를 치면서 스릴러가 된다.

앞서 던져 놓은 냉전 시대 떡밥과 미국 VS 소련 냉전을 형상화한 듯한 커피 중위가 흑화했는데 버드 일행이 그 미친 짓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니 초반부의 재난물 이상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커피 중위를 연기한 배우는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 1에서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건너 온 ‘카일 리스’를 연기한 ‘마이클 빈’이 맡았는데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여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이클 빈은 본작을 통해서 그 해 열린 오스카 시싱삭에서 최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버드 VS 커피 중위의 대결 구도가 되면서 몸싸움부터 시작해 미니 잠수정으로 바다 속 체이싱을 벌이는 것도 볼거리다.

지금처럼 CG가 발달하기 전 시대의 작품이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을 해야 했을 텐데 초반부의 재난씬에 나온 물난리와 중반부의 바다 속 체이싱 장면 등에 예산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듯, 디테일한 묘사와 스케일을 자랑해서 같은 해에 나온 해양 공포물 딥 식스와 비교가 안 된다. (딥 식스는 예산을 너무 적게 쓴 티가 많이 났다)

캐릭터들도 왜 나왔는지 모를, 공기 비중인 캐릭터 한 명 없이 전부 맡은 바 역할을 다한다. 살아남은 인물에 한정해서 다들 크고 작은 활약을 한다. 그중에서 초반에 리타이어해서 다시 안 나올 것 같은 인물이나, 단순히 악당 부하인 줄만 알았는데 개념이 있어서 나중에 동료가 되어 도움을 주는 인물 등등 의외의 인물들이 활약하는 게 인상적이다.

후반부로 넘어가면 SF 휴먼 드라마로 바뀐다.

주인공 버드와 그의 별거 중인 아내 린지의 깊고 깊은 사랑이 부각되면서 자기희생 정신까지 보여주는데 사실 그것보다, 바다 속 깊은 곳에 사는 외계인이 실체를 드러내는 게 관전 포인트다.

버드의 절체절명의 순간 홀연히 나타난 외계인이 그의 목숨을 살려주고, 물을 조종하는 힘으로 해일을 일으켜 전 세계 인류를 말살시키려고 하다가, 버드 부부의 사랑을 보고 인류의 존재 가치를 재확인하고서 인류가 서로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란 덕담을 남기고선 바다 속에 있던 모함을 수상 위로 뛰어 만천하에 그 모습을 공개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주인공의 목숨을 살린 결혼반지 등 부부 간의 사랑이 초반부터 꽤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나온다)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등으로 SF 호러물을 주로 찍던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되게 평화적이고 훈훈한 결말로 외계인의 힘을 빌린 냉전 시대의 종결이란 게 이채롭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전형이랄까.

외계인이 마음만 먹으면 인류 말살도 가능하다는 것만 보면 코즈믹 호러 요소도 있다. 러브 크래프트가 보면 코즈믹 호러의 잘못된 사용 예라며 뒷목 잡고 쓰러질지도 모른다.

작중 빛나는 점액질 물체의 모습과 살아 움직이는 물로서 인간의 얼굴 윤곽까지 복제하는 외계인의 여러 모습은 당대 어떤 영화도 따라갈 수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는데 그 특수효과를 만든 툴이 바로 포토샵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포토샵을 활용한 최초의 SF 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본래 포토샵은 이 작품 촬영 당시 제임스 카메론이 사용한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의 베타 버전이었는데, 영화 개봉 후 어도비사가 판권을 사서 ‘포토샵’이란 이름으로 출시해 지금 현재에 이른 것이다.

이 작품은 3D나 4DX 영화간에서 보면 재미가 몇 배가 될 것 같은데 개봉 당시엔 그런 것이 없었고 당시 사람들이 후대에 이르러 그런 게 나오리라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은 추천작! 비록 흥행에 실패했으나, 영화 자체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바다 속을 배경으로 한 재난물, 스릴러, SF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어 볼거리가 넘쳐나고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으며, 당시 시대를 초월한 기술력을 발휘해 경이로운 비주얼을 보여주면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으로서 해양 SF 영화의 금자탑이 됐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비는 7천만 달러였고 흥행 수익은 9천만 달러로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해서 흥행 부분에 있어 제임스 카메론의 흑역사로 손에 꼽힌다.

그래도 상복은 좀 있어서 1990년에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미술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등 4개 부분의 후보에 올랐는데 이중에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스페셜 에디션판에 추가된 장면으로는, 버드가 결혼 반지를 화장실에 버렸다가 다시 꺼내기 전에 린지와 만나 말다툼하는 장면. 몬타나 침몰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 소련의 갈등이 심화되었다는 뉴스 속보씬, 외계인이 전 세계에 해일을 불러일으켜 인류를 말살시키려고 하는 장면 등이 있다.

추가로 이 작품은 영화 개봉 전에 정보가 유출돼서 경쟁사들이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만들어 먼저 발표했고, 그래서 나온 게 ‘레비아탄’과 ‘딥식스’였지만 사실 그 두 작품은 심해에서 괴생명체와 싸우는 해양 공포물이고 본작은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SF물로서 외계인이 오히려 착하게 나오고 나쁜 건 인간으로 묘사된다.



덧글

  • 곧휴잠자리 2015/06/22 23:28 # 답글

    중학교 입학하고 첫 중간고사 끝나자 학교에서 전교에 틀어준 영화라 기억에 남아요.

    만들기는 진짜진짜 잘만든 영화!
  • 잠뿌리 2015/06/23 12:33 #

    작품에 담긴 반전 메시지를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상영할 만 하네요.
  • 곧휴잠자리 2015/06/23 13:41 # 답글

    네! 순시 돌던 선생님들도 잠시 교실에 들어와서 강조하셨어요.
    저 영화만은 꼭 집중해서 보라고요. 아주 재밌는 영화니까...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44466
2526
974258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