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It Follows.2014) 2015년 개봉 영화




2014년에 데이빗 로버트 밋첼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15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19살인 제이가 휴이란 남자 친구를 사귀어 데이트를 하러 나갔다가 인적이 드문 숲속에서 떡을 쳤다가 휴이의 돌발 행동으로 폐건물로 납치당했는데, 휴이가 뭔가를 자신에게 넘겼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듣고선 속옷 차림으로 집에 돌아온 다음 날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일상에 나타나 자신을 쫓아오는 무서운 경험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저주가 퍼져서 사람의 형상을 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접근하기도 하는데, 이유불문하고 붙잡히면 뒈짓하니 일종의 주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떡을 치면 상대에게 저주가 옮겨간다는 건 확실히 전에 볼 수 없었던 발상이다. 보통, 호러 영화의 법칙이 ‘떡을 치면 뒈짓한다!’ 이건데 여기선 떡을 쳐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기존의 관념을 뒤집은 거다.

하지만 그렇게 파격적인 발상을 한 것 치고는, 떡신도 별로 안 나오고 떡 자체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떡을 쳐서 저주를 옮겨도 그 대상이 죽으면 저주의 타겟이 다시 본인한테 돌아온다는 룰이 나와서 떡을 쳐도 약간의 시간벌기 밖에 안 되니 별 의미가 없어졌다.

떡을 쳐야 산다는 미명 하에 여주인공이 여기저기 떡 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러닝 타임 내내 도망치고 불안에 떨다가 시험 삼아 떡 몇 번 쳐보고 그러다 어느 순간 끝나 버린다.

애초에 이 작품은 떡, 그 자체가 아니라 떡을 쳐야 산다는 룰이 시사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에이즈 같은 성병을 초자연적인 존재로 구체화시켜 미국 10대 청소년의 문란한 성생활을 꼬집고 그 안에 파고든 것이다.

영화 러닝 타임에 100분가량 되는데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당하는 씬은 생각보다 적고, 쫓기는 씬보다 방이든, 집이든 간에 어딘가에 짱 박혀서 불안에 떠는 씬이 더 많이 나와서 전반적으로 그렇게 무섭지는 않다.

잔인한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바디 카운터도 별로 안 높다. (작중 잔인한 장면이라고 해봐야 딱 한 컷으로 프롤로그에서 애니란 소녀가 변사체로 발견된 씬 밖에 없다)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잡혀 죽는 씬도 딱 한 번 나오는데 뭔가 끔찍하게 죽임을 당하는 게 아니라, 붕가붕가를 연상시키는 행위로 무슨 복상사하듯 죽는 거라서 잔뜩 분위기 잡은 것 치고는 좀 싱겁다.

초자연적인 존재가 주인공 눈에만 보여서 정신병자 취급 받고 고립되기 딱 좋은 상황인데, 주인공 여동생과 소꿉 친구들이 별 다른 의심 없이 항상 곁에 있어주고 무슨 일을 하든 적극 도와주니.. 주인공을 험하게 굴리고 몰아세우는 게 일절 없어서 상대적으로 공포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클라이막스씬은 가장 텐션이 높았어야 할 장면일 텐데 실제로는 그 반대가 되어 버렸다.

작중 인물들이 나름대로 대응책이라고 내놓은 게 ‘나홀로 집에 수영장판’인데 트랩이 제대로 발동하기도 전에 항상 걸어오기만 하던 초자연적인 존재가 뜬금없이 물건을 던지며 위협하는 것도 그렇고, 총 맞아도 다시 일어나던 애가 물속에 들어가 총 맞았다고 갑자기 핏물만 남기고 사라진 것도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나온 장면인데 그것만 보여주고 뒷내용을 스킵하고 넘어가 엔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김이 팍팍 빠진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는커녕 결말까지 모호하게 끝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은유와 상징만 보여줘서 좋게 말하면 상상의 여지를 준 거지만 안 좋게 말하면 스트레이트한 맛이 없다.

그 때문에 상상의 여지를 통한 간접적인 공포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직접적인 공포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관객 반응은 호오가 갈리겠지만, 촬영 기법은 호오를 떠나서 괜찮은 편이다. 광각렌즈 카메라를 사용해 와이드 스크린용으로 촬영을 해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배경이 한 눈에 보이게 촬영한 것으로 작중의 상황을 잘 나타냈다.

주인공 근처 혹은 등 뒤 멀리서 홀연이 나타나 뚜벅뚜벅 걸어오거나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는 게 꽤 위협적이다. 이 부분은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섹스하면 죽는다는 호러 영화의 법칙을 뒤집어 반대로 살아남기 위해선 섹스 해야 한다는 설정이 파격적이고 성병의 공포를 형상화하여 주살물로 재구성한 것은 신선한 발상이지만, 지나치게 은유와 상징만 집어넣어 스트레이트한 맛이 없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해 고생하는 정도가 낮아서 전혀 무섭지 않은 데다가,
사건의 진상이 됐든, 결말이 됐든 간에 뭐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지고 해결되는 것 없이 끝내서 답답한 구석까지 있어 호러 영화로선 좀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다.

짧게 요약하자면, 호러 영화의 법칙을 깬 발상이 돋보이지만 호러 영화로서의 기본기가 부실해 전혀 무섭지 않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한국에서 흥행에 실패했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비 200만 달러를 들여 만들어 약 173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덧붙여 이 작품 국내 포스터의 홍보 문구가 ‘살고 싶다면 넘겨라!’ 이건데, 작중에서 저주를 넘기는 방법이 붕가붕가란 걸 생각하면 엄청 막장스러운 홍보 문구다. (살고 싶으면 쌕스! 이거나 마찬가지니)



덧글

  • 2015/05/19 23: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20 17: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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