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막 (Pee Mak Phrakanong.2013) 2014년 개봉 영화




2013년에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만든 호러 코미디 영화. 한국에서는 2014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19세기 중반에 임신한 아내 낙과 뱃속의 아이를 두고 전쟁에 징집되어 전쟁터에 나간 ‘피막’이 가슴에 총을 맞고도 살아남아 함께 전쟁에 참가했던 터, 푸악, 신, 애 등 4명의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낙과 재회를 했는데, 뭔가 마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주막을 운영하는 프리엑 아줌마에게 낙이 귀신이란 말을 듣고 피막의 친구들이 낙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2004년에 ‘셔터’로 데뷔해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2008년에 ‘포비아(사색공포)’에 감독 중 한 명으로 참가하면서부터 호러 코미디로 스타일을 변경했다.

작중 주인공 피막의 네 친구인 터, 푸악, 신, 애의 4인방은 포비아 1, 2에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만든 에피소드에 출현한 배우들로 이번 작에서도 또 출현했으며, 포비아 때와 같은 ‘우리 중에 한 명, 귀신이 있어!’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어떻게 보면 포비아의 재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게, 본작의 메인 소재인 매낙 프라카농 전설이 ‘우리 중 귀신은 누굴까?’란 스토리 전개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매낙 프라카농은 태국의 민담으로, 프라카농에 살던 ‘낙’이 전쟁에 징집된 남편 ‘막’을 기다리다가 만삭인 채 죽어 귀신이 되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막이 아내가 죽은 줄도 모르고 아내의 귀신과 함께 살던 중, 막에게 진실을 알린 마을 사람들이 낙에게 해코지를 당하자 퇴마사가 낙을 퇴치하는 이야기다.

매낙 프라카농 전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낙이 귀신인 걸 알고 있고, 실제로 막의 친구들이 낙을 귀신으로 의심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분명 낙이 귀신인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인데 ‘그래도 혹시 낙이 귀신이 아니라면?’이런 가정을 하면서 막의 친구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급기야 막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이미 귀신이 누군지 아는데 작중 인물들은 긴가민가하면서 촌극을 벌이는데 그게 아무런 개연성 없이 즉석에서 나온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떡밥을 미리 깔아 놓고 적절한 타이밍에 회수한 것이라서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다.

작중에 나오는 개그가 빵빵 터지는 건 아닌데, 개그만 하고 끝낸 게 아니라 그 개그를 호러와 접목시켜 웃긴 것으로 무서운 상황을 만들어내 거기서 깨알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캐릭터 설정이나 작중 행동을 보면 개그 맞지만 낙에게 위협 당하는 일행들의 관점을 긴장감 있게 잘 만들었다.

보통, 호러 코미디 영화는 감독이 개그 욕심이 지나치거나 혹은 분위기를 못 읽어 웃길 때와 무서울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작품은 그걸 명확히 구분 짓고 있다. (감독이 셔터, 샴을 만든 가닥이 있어서 공포 분위기 조성을 할 줄 안다)

다리 사이로 머리를 집어넣고 거꾸로 보면 귀신의 정체가 보인다는 민간 주술 키워드도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

4인방도 항상 넷이 우르르 몰려다니긴 해도 각자 맡은 포지션이 달라서 겹치는 일이 없이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분히 다 하면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캐릭터 운용도 잘했다.

4인방의 활약뿐만이 아니라 막과 낙의 로맨스도 충분히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의 공원 데이트씬은 알콩달콩한데 사건의 진상에 밝혀지는 막판에 나온 눈물 고백신은 애틋하게 짝이 없어서 감동적이다.

비극으로 끝난 원작 민담의 결말을 완전히 뒤집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게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피막이 주인공으로서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 활약을 했다.

태국 민담이 원작이란 걸 모르고 본다면 훈훈하긴 한데 그게 그렇게 파격적인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민담으로 치자면 구미호 전설에서 남편한테 정체가 들키고 인간조차 되지 못한 구미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거라 생각하면 된다.

비극적으로 끝나는 민담, 전설, 전래동화의 유부남들이 피막의 반만 따라 갔어도 결말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스텝롤이 올라오면서 엔딩에서 바로 이어지는 후일담이 나온 것도 매우 좋았다. 모처럼 좋은 엔딩을 보고 뒷맛이 개운한데 거기에 달콤한 디저트까지 먹고 마무리한 느낌이다.

결론은 추천작. 태국 민담을 영화로 각색한 것으로 호러, 코미디, 로맨스가 조화를 이루고 민담의 비극적인 결말을 뒤집은 해피엔딩이 파격적이면서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한국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태국 현지에서는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됐고 태국의 각종 영화제에서 온갖 상을 휩쓸었다.

개봉 당시 아이언맨3, 토르: 다크월드, ‘지 아이.아이 조 2, 퍼시픽림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경쟁을 해서 5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쟁은 둘째 치고 태국 영화 시장 규모가 한국 영화 시장보다 작은 걸 감안하면 천만관객 돌파는 엄청난 것이다)

덧붙여 제작비는 약 65000만 바트인데, 흥행 수익은 무려 10억 바트로 옹박의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21억으로 영화를 만들어 323억을 벌어들인 것인데 역대 아시아권 영화중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기록됐다.

추가로 작중 인물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빨에 검은 칠을 하고 나오는데 그건 매낙 프라카농 민담의 시대 배경인 19세기 태국인의 복색을 재현한 것이라 그렇다고 한다.

검은 이빨은 동남아시아의 전통 기호 식품인 ‘빈랑’ 효과인데 빈랑은 말레이시아가 원산지로 인도,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대만 등 중화권에서 많이 소비되는 씹는 열매의 일종으로 염료, 설사/두통/감기약으로도 쓰이지만, 담배와 같은 기호품으로 각성 효과와 약간의 환각 장용도 있어서 그걸 많이 씹으면 이빨이 검게 변한다고 한다.

일본 헤이안 시대에 미인의 조건인 흑치와는 좀 다르다. 그쪽은 화장법이고 이쪽은 일상이라 여자뿐만이 아니라 남자도 노인도 아이도 전부 검은 이빨이다.



덧글

  • 솔다 2015/05/18 10:57 # 답글

    오 새로운정보와 영화 감상 포스팅 흥미롭게 읽고가요!
  • 잠뿌리 2015/05/20 17:09 #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
  • Aprk-Zero 2015/05/19 03:09 # 답글

    저 작품 KBS에서 더빙판으로 처음봤는데...성우분들이 재미있게 연기해서 웃겼습니다...
  • 잠뿌리 2015/05/20 17:09 #

    더빙판도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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