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2015) 2015년 개봉 영화




2015년에 킥 애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잘 알려진 매튜 본 감독이 만든 스파이 액션 영화.

내용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에그시에게 아버지의 친구 해리가 뭔가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며 어떤 표식을 받았는데,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뒤 에그시가 높은 IQ와 체조 대회 2년 연속 우승 등 머리 좋고 신체 건강한 청년으로 장성했지만 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도 중도에 하차해 변변한 직업 없이 사고만 치고 다니던 중 구치소에 수감되어 위기에 처하자 어렸을 때 받은 표식을 기억해 내고 연락을 취해 해리와 재회를 하고, 비밀 첩보 요원 킹스맨 면접을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그래픽 노블 작가 마크 밀러의 ‘더 시크릿 서비스’를 원작으로 삼아 매튜 본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것이다. 킥 애스 때도 원작자는 마크 밀러, 실사 영화판은 매튜 본 감독이 만들어 앞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작품은 007 스타일의 스파이 액션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그 때문에 스토리는 엄청 단순해서 ‘멘토와의 만남<첩보원 면접<낙방<멘토 뒈짓<멘토를 계승<악당 조직 괴멸’의 심플한 전개로 나간다.

무슨 큰 반전이 나오는 것도,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그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게 있다. 메인 설정, 캐릭터, 액션 연출 등이 그것이다.

메인 설정인 킹스맨은 아서왕의 원탁의 기사단을 베이스로 한 국제 비밀 정보 기구로 양복점으로 위장된 통로로 진입해 숨겨진 기지로 건너가 정장 입은 신사의 모습을 한 첩보 요원들이 은밀하게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단체다.

정장+신사의 컨셉을 특화시켜 아예 신사의 모습을 한 첩보요원으로 만들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스티브 잡스 같은 IT 업계의 기업인 스타일에 슬랭을 구사하고 맥도날드 해피밀을 즐겨 먹으며 피를 보기 싫어하는 악당 보스 발렌타인과 그의 측근인 양다리에 칼날 달린 의족을 찬 가젤 등 악당들 설정도 개성이 넘친다.

신선한 설정과 개성적인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고 거기에 추가로 스타일의 반전까지 넣었다.

겉만 보면 킹스맨은 정장 말끔히 차려 입은 젠틀맨으로 세련된 첩보원 같지만 실제 작중에서 펼치는 활극을 보면 전작 킥 애스 스타일의 B급 액션 영화다.

젠틀한 첩보 신사가 악당이라면 남녀노소 안 가리고 다 때려잡으며 일인무쌍 찍는 게 본작의 주된 내용이라 생각 이상으로 텐션이 높다.

하이 텐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면서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빵빵 터트리며 액션의 진수를 선보이니 순수 오락 영화로서 모범을 보인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편 스토리가 정말 신나게 쭉쭉 잘 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좀 자잘한 부분에서의 디테일을 포기했다는 거다.

주인공 에그시의 멘토인 해리의 허망한 최후부터 시작해 말만 거창하지 실제 운용 가능한 인원은 턱 없이 부족해 초라한 규모의 킹스맨 파티와 스파이물의 클리셰를 부술 듯 입을 터는 것 치고 임기응변 능력이 너무 떨어져 에그시 한 명한테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발렌타인 일당 등등 눈에 좀 걸리는 게 많았다.

극후반부 발렌타인 일당 기지 잡입씬에서 악당들을 향해 ‘이 시키들아, 방화벽을 깔라고 방화벽을! 이 말과 왜 미사일 포대를 끌고 오냐고. 총은 폼이냐? 머릿수로 밀어야지!’ 이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떻게 보면 계획을 크게 세워도 항상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주인공한테 처 발리는 고전 스파이물의 왕도적 전개를 그대로 따라간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을 띄워주기 위해 밸런스 패치에 희생된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프로 레슬링으로 치면 잡(JOB)질을 해준 거라고나 할까.

거기다 사실 콜린 퍼스가 배역을 맡은 해리가 킹스맨의 완성형이고 초중반까지의 진 주인공 포지션에 가까웠는데, 에그시는 후반부에 각성해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났음에도 불구하고 해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카리스마 주인공의 바톤 터치에는 실패한 것 같다.

본작의 후속작이 논의되고 있 지금 이때 벌써부터 콜린 퍼스를 재등장시킨다는 언급이 나왔고, 실제로 이 작품의 관객 반응을 보면 에그시보다 해리에 더 열광하고 있다. (근데 이 영화는 엄연히 에그시가 주인공이라고 ㅠㅠ)

이 작품의 백미는 초반부에 나온 해리의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술집 액션씬. 중반부에 나온 해리의 교회 무쌍씬, 후반부에 나온 에그시 VS 가젤의 대전 액션, 그리고 불꽃놀이 대잔치다.

그 모든 씬은 발상과 표현의 자유가 넘치다 못해 혼돈의 카오스인 B급 영화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인데, 그 중에 특히 불꽃놀이 대찬지는 2015년 올해 지금 현재까지 개봉한 영화중에 ‘올해의 영화 속 명장면’으로 손에 꼽고 싶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에 구멍이 많아 허술한 구석이 있어 완성도가 2% 모자라긴 하지만, 그 부족한 걸 B급 영화 특유의 센스와 논스톱 액션으로 커버한 작품이다. 2015년에 나온 오락 영화중에 손에 꼽을 만하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해리 역을 맡은 콜린 퍼스는 본인의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현대 배경의 액션 영화에 출현한 것이며, 나이가 적지 않아 매튜 본 감독이 캐스팅을 망설였지만 정작 출현 후 대활약해서 본의 아니게 에그시를 밀어내고 진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덧붙여 이 작품은 한국에서 크게 흥행을 해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한 외화 중에 신기록을 세웠다. 전국 관객 600만명을 넘어섰으며, 아직 중국과 유럽에 개봉하지 않았지만 현재 개봉한 국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해외 흥행 1위가 한국이다. (근데 정작 매튜 본 감독은 중국에 방중한다는 거)



덧글

  • Vinci 2015/04/13 09:45 # 답글

    잘 읽었습니다만 옥의 티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중국에 방문하는건 방중입니다. 방한은 한국에 방문하는 거구요..
  • 잠뿌리 2015/04/13 11:30 #

    아. 수정해야겠습니다.
  • 큰별아씨 2015/04/13 18:19 # 답글

    어? 중국에서 이미 개봉하지않았나요?
    그나저나 교회씬에서 그렇게 시선강탈해놓고 해리를 죽여버리다니... 마치 넌 이제 다 씀하고 버린 느낌ㅠㅠ이었어요 거기서 영화가 거의 다 끝난 기분도 들었고요.
    에그시는 아무래도 좀 심심하고 발렌타인파티에서 상대도 잠뿌리님 말씀대로 답답하게 굴어서.... 불꽃대잔치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해요~
  • 잠뿌리 2015/04/13 22:55 #

    이 작품 개봉하자마 바로 보러 갔었는데 지금은 벌써 중국에서 개봉했겠네요 ㅎㅎ 해리의 허무한 퇴장이 중반부의 아쉬움이었지요. 퇴장씬만 보면 무슨 1회용 캐릭터 취급이라 더욱 그랬습니다. 에그시로는 해리의 존재감을 지울 수 없었던 걸 불꽃대잔치 때 커버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먹통XKim 2015/04/23 22:26 # 답글

    중국이 더 큰 시장이니까요..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무려 3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죠..미국에서 벌어들인 2억 4000만 달러를 넘었으니;;;

    인터스텔라도 중국에서만 1억 3천만 달러가 넘었고;;;--덕분에 7천만 달러를 넘게 번 한국은 묻혀졌다고 해야하나--
  • 잠뿌리 2015/04/27 00:13 #

    중국 시장이 확실히 대세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흥행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흥행하는 게 더 큰 수익이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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