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위어드 드림(Weird Dreams.1988) 2019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1988년에 Rainbird Software에서 MS-DOS, 아미가, 아타리 ST, 코모도어 64용으로 만든 호러 게임.

내용은 스티브가 동료인 에밀리를 사랑했는데 실은 그녀의 몸에 다른 악마들에게 모종의 잘못을 저질러 힘을 박탈당하고 지구로 추방당한 악마 젤로리퍼스가 씌워 있었고, 악마에 씌인 에밀리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무료함을 달래고자 자신이 만든 감기약 세 알을 스티브를 속여서 먹였는데 감기는 나았지만 젤로리퍼스가 스티브의 몸과 마음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매일 밤 기이한 지각몽을 꾸게 하면서 괴롭히자, 스티브의 정신의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신경수술의에게 데려가 뇌수술을 시도하기에 이르렀고.. 수술대 위에서 전신 마취를 한 스티브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꿈에 빠져 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의 박스 팩키지 구성은 영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루퍼트 굿윈’이 64페이지 분량으로 집필한 중편 소설이 동봉되어 있는데 특정 페이지의 특정 문단에 있는 단어를 입력하는 패스워드 방식을 사용했다.

게임 조작 방법은 좌우 이동에, 상은 점프, 하는 아이템 집기. 아이템 중 무기 장비시 엔터키+상/정면/하(올려치기/찌르기/후려치기)로 3단 공격, +키는 아이템 사용으로 축구공 입수시 화면 상단의 슬롯에 있는 축구공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인데 게임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잊어버리기 쉽상이다. (장비한 아이템 놓기는 엔터키+하)

게임은 전신 마취를 하고 뇌수술을 받는 주인공 스티브가 솜사탕 기계, 박람회, 거울의 방, 사막, 정원, 피아노 건반, 복도 등으로 이루어진 꿈 속 세계를 탐험하는 것인데.. 타이틀 그대로 이상한 꿈이라서 기괴하기 짝이 없는 초현실 세계가 나온다.

게임의 목표는 꿈 속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린, 블루, 레드 등 3가지 오브를 모아서 최종 보스를 쓰러트린 뒤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걸 무조건 다 때려 부수는 액션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반드시 특정한 행동을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거대한 말벌이 블랙 오브를 가지고 있는 걸 솜사탕 기계에서 몸에 솜사탕 조각을 덕지덕지 붙여서 밖으로 나와 그걸로 말벌을 유인한 뒤, 말벌이 솜사탕 먹느라 블랙 오브를 내려놨을 때 파리채를 집어 들어 공격해 쫓아내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 나뭇가지로 이빨 달린 꽃을 후려쳐 시들게 만들고 잭나이프 든 소녀는 식인 축구공으로 던지고 받는 공놀이를 좀 하다가 소녀가 나이프를 꺼내 들고 다가오는 시점에서 공을 던져 먹어치우게끔 하는가 하면, 사막에서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 물고기를 집어서 몬스터를 때려잡고, 전기뱀장어를 구해 말벌을 퇴치하는 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죽으면 라이프 소멸과 함께 거울의 방으로 돌아오는데, 처음 시작 부분인 솜사탕 기계 안에서는 죽어도 계속 그 안에서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나갈 방법을 모르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사전 정보 없이 게임을 한 사람들이 많이 좌절했을 것 같은데 솜사탕 기계에서 빠져나가는 법은 회전하며 내려오는 솜사탕 막대를 향해 점프를 해서 그거 잡고 올라가는 거다.

문제 해결 방법만 알면 게임 진행이 쉬울 것 같은데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문제 해결 방법을 알아도 난이도가 엄청 높다. 게임 오버 확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서 그렇다.

스티브의 심박수가 화면 상단에 표시되어 있지만 그건 생명력을 표시하는 게 아니고,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무조건 한 방에 죽는다.

라이프는 잔기 개념으로 존재하지만 컨티뉴를 지원하지 않아서 이어서 할 수도 없고, 죽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부활하는 게 아니라 거울의 방으로 돌아간다.

사망 조건과 해결 방법이 매 상황마다 다른 관계로 게임 플레이 자체는 엄청나게 긴장하면서 해야 된다.

긴장감을 유지한다 못한다 이 수준이 아니라.. 그냥 어지간한 사람은 게임을 플레이하지 말라는 수준으로 독하게 만들어 놨다.

진짜 욕 나올 정도로 판정이 엄격해서 살짝 스치거나, 단 몇 초의 시간만 지체해도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밟는다.

게임 플레이 타임 자체는 모든 상황을 한 번의 막힘도 없이 진행한다는 가정을 하면 대략 16분 정도 걸려서 짧은 편인데 난이도가 속된 말로 지랄 같아서 보통 사람은 그 시간 안에 클리어하기는커녕 몇 번을 반복해도 깨기 어렵다.

강제 세이브/로드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고 해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러냐면 기본적으로 게임 조작성도 굉장히 안 좋아서 그렇다.

정면 방향으로 이동할 때 방향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동으로 달리기가 되는데 이게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는 능력이고, 점프 같은 경우도 높이는 뛰는데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가 얼마 안 되며, 공격 같은 경우는 사거리가 조금이라도 안 맞아도 적이 파고들고 심지어 맞으면서 반격까지 하는 적(말벌)까지 있어서 짜증을 배가시킨다.

일찍이 코에이의 조조전에서 조홍은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운다'는 명언을 남겼지만, 이 게임에 한해서는 좌절감도 사나이를 키우지 못한다.

이 게임의 유일한 재미는 게임 클리어가 아니라 주인공 죽는 장면 보는 거다

머리가 확대되며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절규하듯 죽는 게 디폴트 사망씬인데 잔디깎기 기계에 갈린다거나, 식인 몬스터들한테 잡아먹히는 것 등 전용 사망씬이 약 7개 정도 나온다.

작중에 나오는 식인 몬스터는 디자인 센스가 괴악하기 짝이 없는데 사막에서 나오는 남자 거시기를 닮은 괴물과 끝판왕 바로 직전에 나오는 치킨 몬스터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치킨 몬스터는 문자 그대로 로스트 치킨에 사람 이빨이 달린 대형 몬스터라서 혐오스럽게 나온다. (치킨 괴물한테 잡아먹히다니 센세이션하다)

음악 같은 경우 당시에 꽤 유명한 비디오 게임 작곡가 두 사람이 참여했지만 정작 게임 본편 음악은 영 좋지 않아 그쪽도 혹평을 면치 못했다. 아미가/아타리 ST판은 데이비드 휘태커. MS-DOS/코모도어 64판은 베리 레이치가 맡았다.

DOS판 기준으로 보면 애초에 지원 가능한 사운드가 애드립이고 배경 음악은 그걸로 나온다고 해도 효과음은 PC스피커 밖에 안 나와서 귀가 괴롭다.

결론은 비추천. 비주얼적인 부분은 기괴한 꿈속 세계를 잘 표현해서 인상적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해결 방법을 모르면 손 놓고 죽을 수 밖에 없고 가뜩이나 조작성이 안 좋은데 판정까지 너무 엄격해서 게임 오버 확률이 극도로 높아 지옥 같은 난이도 때문에 게임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도저히 사람이 플레이하라고 만든 것 같지 않은 괴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MS-DOS-아타리ST/아미가-코모도어 64 순서로 나왔는데 DOS판과 아미가판은 엔딩 때 스티브가 수술실에서 깨어난 장면에 다른 장면이 추가됐다. 의료진 중 한 명이 귀신같은 얼굴로 변해 칼을 내려찍으려는 장면으로 꽤 오싹하다. 뜬금없이 나온 건 아니고 젤로리퍼스라고 하는데 게임을 클리어 해도 죽고, 안 해도 죽다니 완전 현실은 시궁창이 따로 없다.



덧글

  • 금린어 2015/04/10 10:51 # 답글

    으시시했던거 기억이 나네요. 다른건 다 흐릿한데 어버버 하고 있으면 잔디깎는 기계가 지나가면서 갈아버리는거 하나는 분명하게 기억이 나네요;
  • 잠뿌리 2015/04/10 11:07 #

    정원 스테이지에서 시간을 지체하면 잔디깎는 기계가 나와서 저렇게 주인공의 배후를 덮쳐서 갈아버리죠.
  • 블랙하트 2015/04/10 16:47 # 답글

    몇몇 부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모티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잠뿌리 2015/04/13 11:28 #

    거울, 정원이란 키워드를 보면 앨리스가 떠오르긴 하지만 워낙 디자인과 설정이 괴랄해서 흑화된 느낌입니다.
  • 헤지혹 2015/04/10 18:58 # 답글

    아... 초딩때 하라는 스카이로드는 안하고 이 게임 했다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 충격이 중학생때까지 가서 학창시절을 형이상학이나 초현실주의에 빠져서 지내버릴 정도로;;;
  • 잠뿌리 2015/04/13 11:28 #

    어린 시절에 했으면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게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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