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오브 매낙(The Ghost Of Mae Nak 2005) 태국 영화




2005년에 마크 듀필드 감독이 만든 태국산 호러 영화.

내용은 태국 방콕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 막과 낫이 부동산 업자의 꼬임에 넘어가 프라카농에 있는 오래된 집을 신혼집으로 얻었는데, 막이 이빨이 검고 이마에 구멍이 뚫린 귀신 매낙이 나타나는 악몽에 시달리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지고, 상심해 있던 낙이 매낙을 찾으란 환청을 듣고 막을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59년에 나온 ‘매낙 프라카농’을 1999년에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이 ‘낭낙’이란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는데, 2005년에 마크 듀필드 감독이 또 리메이크한 것이다. 즉, 이번이 세 번째 리메이크판이다.

매낙 프라카농은 태국에서 잘 알려진 민담으로 수많은 TV 시리즈와 영화가 나왔고 본작은 매낙 관련물로선 14번째 작품이며 2013년까지가 관련 영화가 나왔다. (이 2013년작이 한국에선 2014년에 극장 개봉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피막’이다)

‘매낙’은 태국 민담 ‘매낙 프라카농’의 주인공이다. 본래 ‘낙’이란 이름을 가진 여인으로 ‘매’는 태국에서 흔한 여자 이름 앞글자고 프라카농은 매낙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곳의 지명이며, 만삭인 채로 죽어 귀신이 되었지만 살아있는 남편 곁을 떠나지 못한 귀신이다.

19세기 초에 벌어진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해서 민담으로 재구성되어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원작 민담에서는 남편 막이 전쟁에 징집된 이후 아이를 밴 낙이 자연 출산을 하지 못하고 만삭인 채로 죽어 귀신이 됐는데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막이 아내가 죽은 줄도 모르고 아내의 귀신과 함께 살다가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사원으로 피신하고, 막에게 진실을 알린 마을 사람들이 낙의 원한을 사 저주 받았다가 퇴마사에 의해 퇴치 당해 이마의 뼈를 뜯어 만든 장식품에 봉인됐다.

본작도 낙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민담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낙의 귀신 폼도 이마에 구멍이 뚫리고 하얀 피부에 검은 이빨을 가진 귀신으로 묘사된다.

주인공 커플인 막과 낙은 신혼부부로 공교롭게도 그 이름이 민담에 나온 주인공들과 같은데 먼 옛날 매낙이 살던 집에 이사와 그녀의 혼이 봉인되어 있는 장식품을 손에 넣으면서 참사가 벌어지는 것이다.

원한에 찬 귀신에 의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전개라 전형적인 J호러 같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좀 다른 느낌도 난다.

일단, 본작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유는 저주를 받아서 그런 게 아니라.. 매낙이 막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집착을 하고, 자신과 막 사이를 방해하거나 막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들은 죄다 죽여 버린다.

그래서 사실 메인 히로인인 낙은 매낙의 장식품을 가지고 다니며 사건의 중심에 있어도 생명의 위협을 당하지는 않는다. 어떤 조건 하에 불특정 다수를 향한 원귀의 테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감이 뚝뚝 떨어진다.

귀신 퇴치 같은 경우도 원인은 잘 알겠는데 과정과 결과가 애매한 구석이 있다.

막이 좀도둑이 모는 차에 치어 코마 상태에 빠져 의식을 잃었는데 그게 실은 매낙이 잡고 안 놔주는 것이며, 낙이 막을 구하는 행위가 매낙의 실체를 파악해 퇴치하는 게 아니라.. 어딘가 묻혀 있는 매낙의 유골을 찾아내 혼을 되돌려 주는 거다.

보통은 악귀를 봉인하거나 퇴치해 저주의 고리를 끊는 것인데 여기서는 오히려 악귀를 부활시키는 게 메인 미션인 거다.

사원에서 온 법승들이 퇴마 의식을 벌여서 매낙의 혼을 퇴치하려고 하는데 그 전에 낙이 매낙을 부활시켜 막을 살리는 게 본작의 클라이막스씬이라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할지 몰라 고민했다.

거기다 작중에 나온 사망자들은 막에게 사기를 친 부동산 중개업자, 막의 집을 털어가고 차로 친 좀도둑 콤비, 매낙의 봉인석을 장물아비에게 팔아 치우려 했던 탐욕스러운 사원 문지기라서 꼭 죽어야 할 놈들만 죽어서 악귀라고 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전반적으로 내용 이해가 어려운 건 아닌데 동기적인 부분에 납득이 안 가는 게 있어 스토리가 두서없다.

연출적으로 이해가 안 갔던 장면도 몇 개 있다. 막이 수술을 받을 때 갑자기 매낙이 막의 몸을 통해 실체를 드러내 푸른 전격을 뿜어내 수술을 집도한 의사, 간호사들을 몽땅 붙잡아 허공에 띄운 것으로 왜 그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작중 매낙이 사람 해치는 원리는 사다코처럼 심장마비를 유발하는 것도, 가야코처럼 직접 조르고 꺾고 부러트리는 게 아니라.. 오멘의 데미안마냥 안전사고를 일으켜 끔살시키는 거라 전격 방출은 너무 뜬금없었다. (서양 사람이 보면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를 연상하겠지만 한국 사람이 보면 ‘위기탈출 넘버원’을 떠올릴 것 같다)

결말 부분도 큰 반전을 하나 넣었고 어찌저찌 다 잘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가 싶다가 갑자기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느낌으로 끝을 내서 뱀의 다리를 그려 넣다가 폭망한 사족 같다.

엔딩 씬 자체가 반전까지 들어가 중요한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분량이 단 2분 밖에 안 돼서 그 안에 어거지로 해결해려다 보니 급조한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게다가 매낙에 관련된 일을 확실하게 끝맺은 게 아니라 볼일 보고 물 안 내린 찝찝한 느낌마저 준다.

스토리, 연출, 결말 모두 썩 좋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딱 하나. 데드씬은 전반적으로 괜찮다.

전철 타고 가다가 전철문에 껴 머리가 댕겅 날아나는 것부터 시작해, 폐차장 압축기에 자동차 째로 짓눌려 죽는가 하면 재래시장에서 튀김용 기름솥+툭툭(태국 택시) 충돌+바비큐용 화로에 튀겨지고 치이고 태워져 삼단콤보 맞아 죽고, 유리날에 수직으로 찍혀 일도양단되는 것 등등 예상 이외로 임펙트 있는 장면이 꽤 나온다.

결론은 평작. 태국 민담을 소재로 한 게 흥미롭고 몇몇 데드씬이 인상적이지만, 동기는 알겠는데 과정과 결과가 납득이 가지 않는 두서없는 스토리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데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은 여주인공 때문에 긴장감 뚝뚝 떨어지는 전개, 그리고 분량에 쫓겨 급조한 엔딩이 남긴 찝찝함까지 더해져 그저 그런 작품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37766
4263
970520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