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코믹스] 애완소녀들의 동향분석과 대응방안 (2014) 2020년 웹툰





2014년에 고용찬 작가가 글, 류수진 작가가 그림을 맡아 레진 코믹스에 연재를 시작해 2015년 3월을 기준으로 31화까지 올라온 미소녀 하렘 만화.

내용은 오덕후란 사실을 숨기고 모범생으로 살아온 유현이 친구에게 컴퓨터 이메일로 전송 받은 게임 ‘애완소녀’를 받아서 실행한 순간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갔는데, 게임 속 미소녀들을 공략해 엔딩을 봐야 게임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걸 알고 공략을 개시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생긴 건 멀쩡한데 오덕후인 주인공이 휴대용 기기에 온 메일을 수신해 게임 감각으로 미소녀를 공략해 엔딩을 보는 미션이 주어진다는 발상은, 와카키 타마키의 ‘신만이 아는 세계(신만세)’를 연상시킨다.

차이점은 신만세의 케이마는 중증의 게임 오타쿠고 본작의 현오는 숨덕을 자칭하는 단순 오타쿠이며, 케이마가 PPP(PSP 패러디)에 온 메일을 수신해 공략을 시작한 반면, 현오는 이메일로 전송된 게임을 받아서 실행해 아예 게임 속 세상에 들어가 공략을 개시한다.

발상의 측면에서 신만세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게임 속 세상에서의 활동으로 차별화를 둔 것이다. 일본 망가보다는 오히려 한국형 가상 게임 소설에 가깝다.

여동생 속성의 라애, 모범생 이성 친구 속성의 도희, 신비 기믹의 소녀 체린, 거유 오죠 사마 시연, 보이쉬 운동 소녀 다솜, 천연 속성 소녀 보영 등 공략 대상이 되는 여자 캐릭터들은 각자 특정 컨셉을 가지고 있고 미소녀물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따르고 있다. (캐릭터 성격, 스타일에 맞게 동물 귀를 달고 나오는 컨셉부터 너무 식상하다)

그 때문에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의 개성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예상한 딱 그것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개성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한 가지, 중요 설정 덕분에 반전의 여지는 있다.

사실 그 설정이 이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작중 인물이 게임 속 캐릭터란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공략 대상이 되는 미소녀들이 정해진 대사, 행동을 하지만.. 주인공 같은 게임 플레이어를 몇 번이나 거치면서 자아가 형성되어 본심을 숨기고 거짓 연기를 하는 것이다.

선택지 이외의 돌출 행동을 하면 디버그가 나타나 제거하려 들어서 거짓 연기를 강제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비록 지금 현재까지 나온 부분에서 작중 인물들의 개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속마음과 겉모습이 다르다는 핵심 설정 덕분에 전개 상황에 따라 반전을 꾀할 수 있다.

문제는 주인공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과 스토리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주인공 현오는 게임 속 미소녀들을 구원해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데 정작 접근 방식이 게임 캐릭터를 대하는 것이라 철저히 계산적이고 감정을 배제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하렘물의 남자 주인공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인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 그렇다고 엄청 출중한 능력을 선보이는 것도, 덕력을 과시하며 덕후 냄새 풀풀 풍기는 것도 아니다. 숨덕이란 게 그냥 컨셉인 것만 같다.

아직까지는 신만세 케이마의 열화버전 같다. (미소년+오덕후+여장하면 잘 어울림 컨셉)

스토리 진도가 잘 안 나가는 이유는 게임 속 세상이 엄밀히 말하자면 미소녀 연애 게임이 아니라 정확히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단적으로 말하면 ‘코나미’의 ‘도키메키 메모리얼’같은 미연시인데 게임 감각으로 진행을 해서 그렇다.

미소녀 게임이 어떤 한 캐릭터에게 꽂히면 그 캐릭터 전용 루트로 넘어가는 반면, 미연시는 전용 루트가 따로 없고 게임 내에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마주치는 캐릭터가 다르다. 데이트, 여행 같은 특정 이벤트를 제외하면 비공략 대상도 몇 번이고 계속 마주친다.

그게 게임이라면 문제가 없는데 만화로 보자면 메인 히로인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는 상황에서 이 캐릭터 조금, 저 캐릭터 조금씩 보여주면서 간만 보는 것 같다.

한 명 한 명 차례대로 공략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을 동시에 공략하며 어장관리를 하는 것이라 스토리 진도가 쭉쭉 나가지 못하는 거다.

스토리 진도가 잘 안 나서 그렇지 구성 자체에 문제는 없고 떡밥 회수도 비교적 충실해서 궁극적으로 전원 공략 달성 올 클리어 해피엔딩에 도달할 거란 사실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의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작화는 미소녀 모에물에 충실해서 딱히 부족한 것은 없고, 동물 귀가 식상하긴 해도 캐릭터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잘 뽑혔는데 그런 캐릭터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도록 내실을 튼실하게 다져야 한다는 말이다.

결론은 평작. 발상적인 부분에서 신만세의 영향을 받았지만 게임 속 세계에서 펼쳐 나가는 연애물이란 점에 있어 차별화를 이루었고, 캐릭터들이 미소녀 하렘물의 클리셰를 따르고 있어 개성이 없으나 연기와 본심 설정이 반전의 여지를 두고 있는데, 미연시 감각의 문어발식 연애 때문에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낮고 스토리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서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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