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유턴 (2014) 2019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uturn#4

2014년에 개그맨 유세윤, 공지원 작가가 글, 이규환 작가가 그림을 맡아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27화로 완결한 코믹 만화.

내용은 21세기 현대에 이르러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자, 개그맨 유세윤이 스마트폰에 미친 세상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비밀 조직 ‘유턴’을 결성해 사건의 배후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파괴해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국내 최초 SF 공상 과학 모험 휴먼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그건 말장난에 지나지 않다. 사실 스마트폰 세상을 타파하는 내용의 만화를 스마트폰으로 보는 웹툰이라고 대놓고 광고를 하고 있어서 거기서부터 개그를 하고 있다.

그보다 인기 개그맨 유세윤이 스토리를 맡아서 화제가 됐다. 이 작품 연재 시작하기 전에 개그맨 유세윤이 만화 한다고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그’가 온다 어쩐다 하면서 광고로 꽤 밀어준 기억이 난다.

실제로 연예인이 웹툰 스토리를 맡고 또 만화 속 주인공으로 직접 실명으로 출현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한국 웹툰 사상 최초라고 할 만 하다.

글 작가에 유세윤/공지원이라고 나온 건 유세윤 이외에 라디오 작가 공지원이 함께 스토리를 짜서 그런 것이다.

작화는 평범한데 유세윤이 주인공 보정을 많이 받아서 유세윤 묘사할 때만 힘이 들어가 있다. 실존 인물 유세윤을 어떻게 하면 만화 속 주인공으로 그려낼까? 하는 고민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마도 그거 그리려고 작화가가 유세윤을 얼마나 집중 관찰했는지 알 수 있다.

본편 스토리에 나온 개그 코드는 전반적으로 유세윤 개그다.

개작가 유세윤이란 말은, 유세윤이 코미디 빅리그에 나올 때 개그 팀 이름이 ‘개식스’라서 그걸 따온 것이고, 예고편에서 중학생 시절의 유세윤이 맨몸에 청바지만 입고 춤을 추다 중2병 돋는 대사를 옮는 것도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인간극장 코너에서 어린 시절 셀프 카메라로 찍은 영상에 나온 것이다.

유세윤이 분노한 표정이라며 눈 뒤집은 건 유세윤 개인기인 개코원숭이 흉내고 그밖에 음주운전 자수 드립, 뼈그맨, 방송에서 울고 짜던 우울증, 옹달샘의 ‘옹’을 이용한 명칭 등도 전부 유세윤이 출현한 방송에 나온 것을 베이스로 한 드립이다.

개식스/옹달샘의 다른 멤버인 유상무, 장동민은 아주 당연스럽게 나오고, 안 웃긴 개그맨 드립, 욕 드립도 다 방송에서 지겹게 우려먹는 레퍼토리다. 엑스트라 유상무, 끝판 대장 장동민 캐스팅은 사실 반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설정이다.

문제는 유세윤 개그는 유세윤 나오는 TV를 많이 본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거라, TV를 잘 안 보고 유세윤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봐도 뭔 소리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당장 이 작품 독자 의견을 보면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보다는, 거의 대다수가 개그맨 유세윤한테 관심을 표하고 있다. 연예인 팬덤으로 보면 당연한 거지만, 정작 작품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도 없으니 본말전도된 것이다.

각 화의 내용보다 각 화 맨 끝에 나오는 유세윤 자필 중2병 돋는 글귀와 유세윤 실제 사진에 반응을 보이니 씁쓸하다. 이건 연예인의 네임 벨류를 작품이 뛰어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연예인이 만화 스토리를 쓰되 작품성으로 승부를 본 게 아니라, 연예인이 만화 스토리를 썼다는 사실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연예인의 네임 벨류에 의존해 안이하게 만든 것이다.

애초에 이 작품은 유세윤이 각 잡고 만화 스토리를 쓴 게 아니라, 단지 자신이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만든 것이라 연예인 프렌차이즈를 웹툰으로 확장시킨 것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세윤 관련 드립만 계속 치고 개식스/옹달샘 멤버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 거다. 자기 캐릭터와 기믹, 컨셉에 갇혀서 수년 전 개그와 드립을 반복하며 자가복제하는 건 선배 개그맨인 심형래와 같다. (만약 심형래가 지금 시대의 네임드 개그맨이었으면 십중팔구 영구와 땡칠이가 웹툰으로 나왔으리라)

유세윤을 떠나서 스토리만 놓고 봐도 좀 허술하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세상을 구하자는 기치를 내세우는데, 스마트폰의 순기능은 철저히 배제하고 역기능만 부각시키고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되찾기 위해서란 이유로 세상을 아날로그 시대로 되돌리는데 주 안점을 두지만 문명의 후퇴가 야기할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실제로 작중 악당 보스인 장동민이 흑화하게 된 이유는, 정보화 시대의 변화에 따른 통신기기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해 사업이 망하고, 가족까지 잃는 비극을 겪은 것 때문인데..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면 결국 장동민 같은 피해자가 계속 생겨나는데 무작정 건강과 행복을 위해 옛날로 돌아가야 이러고 앉아 있는 거다.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면 정말 행복해지는 거냐? 라는 J군이나 유영의 물음에 대해 유세윤은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고, 결말 자체도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갔아도 행복도 슬픔도 외로움도 다 있고 인류는 어떻게든 발전한다는 나레이션으로 두루뭉술하게 끝내 버려서 당위성을 잃었다.

스마트폰 공황장애, 와이파이 과민증 등 스마트폰 시대의 질병이란 가상의 설정을 도입한 것 치고는, 그걸 사회적 문제로 키우지 않고 단발적인 이벤트로만 넣어서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는 것의 당위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단 여섯 명이 일상 속에 스마트폰 기기를 파괴하고 와이파이를 교란시키는 작전을 수행하는 것부터 시작해 파괴/교란 무기로 비누, 물총, 새우젓, 무 같은 걸 사용하는 것 등으로 계획은 거창한 반면 스케일은 한 없이 작아 코미디 프로그램의 콩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차라리 가상의 스마트폰 질병을 메인 소재로 삼아 스마트폰 재난물을 만들었다면 스케일의 문제도 해결됐을 텐데 포인트가 어긋난 느낌이다.

스토리보다 더 큰 문제는 캐릭터에 있다.

작중 유턴은 유세윤이 결성한 조직으로 유세윤을 필두로 유영, 저시다 커, 공개공, 박혈구, J군을 여섯 명이 속해 있다.

유턴 멤버들은 스마투폰의 피해자들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근데 이걸 떡밥만 던져 놓지 회수를 하지 않는다. 한 명 당 1화 분량을 할애했는데도 벌려 놓기만 하지 수습을 안 한 것이다. 그냥 최종화에서 후일담 형식으로 다들 잘 먹고 잘 산다는 식으로 퉁 쳤다.

그렇다고 유세윤과 유턴 멤버들이 특별한 유대감을 쌓는 것도 아니다. 유세윤의 명령에 충실히 따르기만 해서 동료라기보다는 부하 느낌이다. 의심을 품는 전개가 나와도 그게 나온 화가 끝나기도 전에 풀려 버려서 인물 간의 갈등 조성을 못했다.

떡밥을 던졌는데 회수는 안 하고 인물 간의 갈등 관계 조성도 못한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해결하지 않은 채 스킵하고 장동민과의 최종 결전으로 한 번에 넘어가기 때문에 캐릭터 운용에 완전히 실패했다.

유세윤 VS 장동민의 최종 결전에서는 발차기를 날린다고 대사를 치며 주먹질을 하고, 무릎 꿇고 추진력 등 김성모 만화의 노골적인 패러디가 나온다. 그 뒤에 이어진 스트리트 파이터 2 패러디는 다음에 이어진 과거 회상과 오버랩되서 나쁘지는 않았는데 김성모 만화 액션 패러디는 너무 안이했다. (김성모 만화 드립이 한창 유행했던 10년 전이라면 또 몰라도)

이 작품에서 딱 한 가지 괜찮은 게 있다면 1화의 전철씬으로 차내에 전등불이 잠깐 꺼졌을 때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의 불빛과 탑승객들의 얼굴만 비춘 장면이다.

결론은 비추천. 연예인이 스토리를 맡고 만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가 됐지만, 만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 ‘나도 만화나 한번 해볼까’하는 정도의 흥미본위로 시작해 허술한 스토리와 캐릭터 운용의 실패, 개그 프로그램 콩트를 벗어나지 못한 발상으로 작품 전반의 완성도가 땅에 떨어지는 가운데.. 오로지 유명 연예인의 이름값에 의존해 그 연예인 소재의 드립만 계속 치면서 독자를 끌어 모으려 했던 안이한 작품으로 연예인 프렌차이즈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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