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의 권 실사판 (2/7) 2017년 구 홈페이지 자료 복원



황폐한 배경. 버섯 구름 모양의 핵폭발이 인상적. B급 영화의 기본 법칙 제작비를 절감하려면 나레이션을 적극 활용하란 말처럼, 줄거리 설명은 나레이션으로 나온다. 내용은 라이거가 북두의 권좌에 오른 뒤 199X년에 핵폭발이 일어나 지구가 황폐화되었다는 것이다.

일단 미리 말해두겠지만 이 작품은 북두신권을 원작으로 삼았는데. 영화의 플롯이나 전개 방식을 보면 만화책 보다는 북두신권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이 장면. 처음 본 순간 비디오 커버와 내용물을 확인한 뒤 당장 비디오샵으로 뛰쳐 들어가 주인에게 항의할 수 있는 구린 연출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넣은 것은 아니다.

이 장면은 북두신권 극장판에서 지구가 황폐화되는 줄거리 화면이 지나간 뒤 구세주를 운운하면서 화면에 나타나는 어린 여자 아이를 나타낸 것이다. 비교적 원작 재현에 충실하다 이 말이다.



바다가 보이는 높은 봉우리를 지나가는 두 연인. 이른 바 커플 부대. 하지만 엑스트라는 아니다. 이들이 바로..


라이거(켄시로)와 유리아 커플이다!


라이거와..


유리아 말이다..


물론 이 작품에 이 둘만 나오는 건 아니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이 순간에 누가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의 이름은 바로..



남두유성권의 신이다!



신은 켄시로의 라이벌로 그의 가슴에 일곱 개의 상처를 낸 장본인이다. 이런 원작의 설정은 영화 상에서 충실하게 재현된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속물 같아 보이겠지만..


외모만 빼고 말이다!


...

아아. 여기까지 외모에 대한 말은 여기까지 하자. 배우 자체의 얼굴이 나빠다는 건 아니고, 단지 원작에 나오는 수려한 용모의 미청년 악당 신과 비교를 하면 자꾸 괴리감이 느껴져서 좀 거시기한 것 뿐이다.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라이거와 싱.

자, 여기서 과연 북두권과 남두권의 정통 계승자가 싸우는 치열한 전투 장면이 실사 비쥬얼 상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한번 상상해봐라.

하지만 사실 그런 상상을 하기도 전에 좀 눈길을 끄는 게 있었으니..


 
이 두 녀석. 일단은 설정상 신의 부하로 오프닝에 나온 이름으론 히피족인 것 같다. 외모나 복장, 무기 같은 건 나름대로 수용할 수 있는데 말이다.


라이거에게 화살까지 겨누어 놓고 싱의 컷이 나오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지는 저의는 뭘까? 저기서 싱이 졸개들보고 싸우는데 방해하니 저리 비켜!라고 한 것도 아니다.


전투 시작. 전투 방식은 일단 B급 액션 영화 스타일이다. 서로 권각을 주고 받는걸 보면 특히나 홍콩 영화 생각이 난다. 이건 아마도 왕룡 감독이 액션 배우였을 때 중국이 배경으로 하고 한국에서 만든 B급 무협 영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권각을 주고 받다가 서로 맞붙어 인상을 팍 쓰면서 힘겨루기를 하는 부분까지는 어느 정도 봐줄만했다.

 
문제의 발단은 바로 이 장면! 언뜻 보면 발로 턱을 차올린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다. 저건 지금 발로 켄시로의 가슴을 찍어서 들어 올린 것이다!


두 다리가 땅에 떨어질 정도로 들렸다. 이제 좀 감이 오는가? 저 사진에서 마네킹 티가 펄펄 나는 싱의 발 각도를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높은 봉우리에서 라이거와 싱의 대결을 지켜 보는 라오와 자기. 이 두 녀석은 나중에 대활약을 하니 지금 여기서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다시 라이거와 싱의 대결로 넘어오면..



발 각도는 둘째치고 저 상태에서 멱살까지 잡고 있다. 라이거가 들린 방향을 보면 현실의 물리 법칙 정도는 간단히 초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여기서부터 액션 영화에서 SF 영화로 탈바꿈한 것이다.

 
SF로 탈바꿈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이 연출! 싱의 오른 손에서 기가 모이기 시작한다.


라이거의 가슴에 손을 찔러 넣은 뒤 발로 뻥 차 버리는 신. 여긴 분명 진지한 장면인데 실제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저 다리의 각도와 발로 한 대 차였다고 하늘에 붕 떠오른 몸을 보라.


바닥에 무참히 쓰러진 라이거. 내려다보는 싱. 절규하는 유리아. 구도 자체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비장미가 넘쳐 흐른다.


신이 켄시로의 가슴에 일곱 개의 상처를 새기는 장면을 재현! 켄시로의 주용만 같은 표정이나 싱의 표인봉 같은 표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가슴에 일곱 개의 구멍이 뚤려 버린 라이거. 잘 보면 상처의 위치가 좀 이상하다. 나주에 가면 벗고 나오는 것보다 옷을 입고 나오는 때가 더 많아서 이 위치가 바로 잡혔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라이거를 마음껏 유린하면서 유리아까지 얻어낸 불굴의 사나이 싱! 그의 썩은 미소가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오프닝을 장식한 커플 부대 하나를 박살내고 솔로 부대에서 당당히 전역한 것이다!


졸라 처 맞고 가슴엔 상처까지 얻은 채 홀로 쓸쓸히 남은 라이거. 이게 바로 커플 부대의 최후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 좀 쿨하게 끝낼 수 있을 텐데 SF영화란 걸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준 연출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유리아의 영상 이미지! 홀로 남은 라이거에게 유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유리아는 싱에게 납치되어 가서, 지금 나오는 건 이미지 영상이다. 보통 이런 기법은 애니메이션에서 쓰이는데. 실사 영화에서까지 그 기법으로 재현을 하다니. 진짜 할말이 없다.


혼자 남은 라이거 앞에 나타난 솔로 부대의 처리 담당 자기. 자기는 라이거를 번쩍 들어서 절벽으로 향한다.

 
숨 넘어가는 목소리가 인상적인 자기는 아무런 주저 없이 라이거를 벼랑 아래로 던져 버리고..


라이거는 한 없이 아래로 떨어진다.

그런데 바로 이때..


 
여기서 자기의 대사.

 
땅이여 갈라져라!

 
화려한(?) 그림 물감 배경 연출과 벼랑 아래에서 생긴 폭발!

도대체..

 
연출 담당 누구야!

 
..란 말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왔다.



붕대를 칭칭 멘 자기의 얼굴과 함께 라이거의 과거 끝! 싱과 유리아의 등장도 여기서 끝났다.

이 작품은 북두의권 극장판처럼, 상편에는 라이거와 자기의 대결까지. 하편에는 싱과 라오우와의 대결까지 나온다. 그러니 이 다음에 어떤 장면이 이어질지는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미리 예고를 하자면..

다음 화의 주역은 바로 권왕 라오우다!



덧글

  • 역사관심 2015/03/11 11:06 # 답글

    영화의 급에 어울리는 찰진 B급 레드글자! 존경합니다.
  • 잠뿌리 2015/03/15 21:27 #

    이 리뷰를 처음 쓸 당시에는 빨간 글자를 많이 썼지요.
  • 놀이왕 2015/03/12 20:14 # 답글

    싱이 마네킹 다리로 라이거의 목을 찍어올리는 장면... 엔하위키의 북두의 권 실사판 항목을 보면 그 장면 가운데 싱의 팔과 마네킹 다리가 겹치는 장면을 마치 싱이 손에 신발을 끼우고 연기한 것이마냥 작성되어있더군요..(보는 각도에 의한 착각 때문인듯.. 등장인물 소개란에 싱 항목에 취소선으로 취미가 손으로 신발 신기로 써놓은건 덤...)
  • 잠뿌리 2015/03/15 21:28 #

    직접 영상으로 보면 손에 신발 끼고 연기하는 게 더 힘든 장면이죠.
  • 먹통XKim 2015/03/12 22:48 # 답글

    밑에서도 언급한 홍콩판은 세계 멸명은 온데간데없고 현대 시대, 바트와 링을 추격하는 양복을 잡을때 켄시로가 나서서 막아주는데 손에서 불꽃이 나오고 엉?

    나중에 라오우와 싸우는데 눈에서 레이저 나오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한국판은 그래도 원작 줄거리 시늉이라도 냈지

    홍콩판은 대관절 뭔 시대에 줄거리가 뭔지 모르겠더군요
  • 잠뿌리 2015/03/15 21:28 #

    홍콩판은 한국판보다 더한 막장인 모양이네요.
  • 먹통XKim 2015/03/19 22:06 # 답글

    한 12년전쯤에 게이머즈에서 북두의 권 특별 소개를 한 바 있는데

    미국판 북두의 권 영화도 영 별로다...싱이 악당으로 나오고 류켄은 권총 한방에 꽥하고
    그나마 이건 정식 판권이라도 사서 만들었지(그런데 펜트하우스에서 만들었다는 게;;)

    한국판은............아....

    그러나 홍콩판은 더 하다...한국판은 적어도 시늉이라도 내려고 했는데 홍콩판은
    정말 뭐하러 만들었는지 모른다...

    대충 이렇게 썼죠
  • 잠뿌리 2015/03/21 09:40 #

    펜트하우스면 그 추억의 성인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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