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토미 (Anatomy.2000) 사이코/스릴러 영화




2000년에 슈테판 루조비츠키 감독이 만든 독일산 호러 스릴러 영화. 타이틀 아나토미의 뜻은 해부학이다.

내용은 유명한 의사 가문의 외동딸 파울라가 높은 점수를 받고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의대에 가서 의학을 공부하는데, 기차에서 만났다가 자신이 응급처치를 해서 목숨을 구해준 심장 판막증 환자 다비드가 해부학 실습에 쓰이는 시체로 올라와 있는 걸 보고서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학교에서 오랫동안 비밀리에 운영되어 온 비밀 조직 안티 히포크라테스의 존재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에 나오는 ‘안티 히포크라테스’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군이 생체실험을 한 것에서 시작해 독일 의과 대학으로 계승된 비밀 조직으로, 산 사람을 납치해 생체실험을 하고 시체는 박제로 만들어 교내에 전시하는 곳이다.

‘여주인공 파울라가 안티 히포크라테스의 비밀을 파헤치는 게 주된 내용이고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반전이 드러난다.’라고 요약이 가능한 내용으로 여기까지만 보면 뭔가 그럴 듯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진짜 별거 없다.

파울라가 안티 히포크라테스의 행적을 쫓는 건 사실이지만, 조사나 탐사보다 파울라가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더 포커스를 맞췄고 안티 히포크라테스의 비밀이 밝혀진 직후에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니라.. 밝혀진 이후에도 이야기가 진행돼서 극후반부에 가면 비밀 조직의 중요도가 대폭 축소된다.

작중에 일어난 참사는 비밀 조직원 한 명의 개인 일탈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비밀 조직은 비윤리적인 생체 실험을 자행하지만 그걸 지적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어떻게 해보려는 시도는 일체 없고 그냥 개인 일탈로 미친 놈 하나한테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전개로 나가서 내용이 정말 단순해진다.

비밀 조직이 나오는 스릴러가 아니라 사이코 의학생이 사람 죽이는 슬래셔물에 가깝다는 말이다.

사건의 진범을 철저히 숨겨 놓은 것도 아니고 중반부에 이미 정체를 밝혀 놓고, 참사가 벌어지는 걸 누구도 막지 못한 전개가 나와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등장인물들의 일처리가 굉장히 미숙해서 작위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여주인공이 연기도 못하는데 캐릭터 자체가 눈치 제로에 지능이 높을지언정 생각은 짧은 답답이라서 보는 관객의 짜증을 배가 시키는 건 덤이다.

애초에 파울라가 비밀 조직의 행적을 쫓는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 않아서 이미 그 시점에서 스릴러로서 아웃이다.

영화 포스터의 홍보 문구만 보면 해부가 자행되고 수술용 메스의 공격이 매서울 거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안 그렇다.

해부 과정은 자세히 나오지도 않고, 해부된 시체는 배경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해부학이 타이틀을 장식하는데 정작 사건의 진범은 그냥 미친놈이고 살인의 동기가 해부학이 아닌 자신만의 얀데레스러운 미학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부학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결론은 비추천. 스릴러를 표방하면서 사건의 진범과 비밀 조직의 정체를 너무 빨리 공개했고, 결국 비밀 조직의 음모를 파헤치는 게 아니라 미친 의학도에게 쫓기는 내용이 돼서 장르 이탈까지 벌어져 쓸데없이 거창하기만 한 메인 소재를 잘 활용하지 못한 그저 그런 작품이다.

겉만 그럴듯하지 실속이 없어서 빛 좋은 개살구요 속 빈 강정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독일 현지에선 흥행에 성공해서 2003년에 후속작인 ‘아나토미 2’가 나왔다. 본작의 감독이 슈테판 루초비츠키가 후속작도 메가폰을 잡고 이어서 만들었다.



덧글

  • 먹통XKim 2015/03/12 22:48 # 답글

    몇몇 고어적인 장면은 당시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는데 10년 지나서 다시 보자니 역시 단점이 수두룩
  • 잠뿌리 2015/03/15 21:29 #

    고어한 건 사실 작중에 단 두 번 나오는, 해부 씬 밖에 없죠. 그나마도 해부 과정을 디테일하게 다루기 보다는 비포 없이 바로 애프터로 넘어가서 지금 관점에서 보면 좀 싱겁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82466
2526
974252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