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티드 힐 (House On Haunted Hill.1999) 하우스 호러 영화




1959년에 윌리엄 캐슬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1999년에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에서 윌리엄 말론 감독이 리메이크한 호러 영화.

내용은 1931년에 벼랑 끝에 자리 잡은 정신병원에서 베너컷 박사가 정신병자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고문을 가하고 생체 실험을 하다가, 환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의료진 전원이 사망하고 화재까지 발상해 환자들 역시 전부 죽고 당시 수술실에 있던 간호사가 16밀리 카메라로 촬영한 테이프가 20년 후에 발견되어 베너컷 박사가 찰리 맨슨과 테드 번디를 능가하는 희대의 연쇄 살인마로 떠올랐는데.. 그로부터 수십 년 후, 공포 테마파크를 지어 떼돈을 번 백만장자 프라이스가 프레쳇으로부터 베너컷 박사의 정신병동을 임대해 아내 에블린의 생일 파티를 열고 다섯 명의 손님을 초대해 하룻밤을 무사히 보내면 한 명당 백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원작과는 백만장자가 유령이 출몰하는 집에 다섯 사람을 초대해 하룻밤을 지내면 돈을 주겠다는 기본 줄거리만 같고, 배경부터 시작해 주요 설정과 반전 등이 오리지날 스토리로 들어가 있어 많이 각색됐다.

일단 원작에서는 우승 상금이 1만달러지만, 본작에서는 1명당 1백만달러로 최종 상금은 5백만달러로 나온다. (새삼스럽지만 여기서 40년의 차이가 느껴진다)

원작의 배경은 유령 저택인 반면 본작은 폐쇄된 정신병동 건물로 벼랑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곳으로 나오며, 미친 의사와 정신병자들의 유령이 출몰하는 심령 스팟이다.

사람들이 무작위로 선출된 것이 아니라 심령의 힘이 전파를 타서 선택된 사람만 온 것이고, 병원 의료진과 혈연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서 유령들이 구족을 멸해 복수하려는 것이다.

폐쇄 장치가 저절로 가동되어 창문과 문이 다 잠기고 막혀 폐쇄된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 일행의 행동반경이 워낙 좁은 관계로 폐쇄 공포를 효과적으로 주지는 못했다. 정신병동이란 배경을 십분 활용한 건 전기 치료실과 역회복실 정도 밖에 없다.

전기 치료실은 전기 고문을 가해 치료하는 곳이고, 역회복실은 좁은 방 안에 가둬 놓고 그림을 회전시켜 형상과 소리로 정신적인 충격을 가해 미친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들어 회복시키려는 정신 나간 발상의 치료기라 인상적이다.

본작의 포스터에서 무슨 파일럿 안경 같은 걸 쓰고 나온 사진은, 작중 프라이스가 역회복실에 갇힌 장면이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프라이스와 에블린 부부가 자기들끼리 통수 치고, 손님들까지 엮어서 속고 속이는 걸 반복하는데 그런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치밀한 설계 하에 스토리를 만든 게 아니라, 좀 즉홍적으로 반전을 집어넣어 짜임새는 부족하지만.. 흑막 VS 흑막의 대립을 통해 연속으로 통수를 치니 속칭 통수잼이 있다.

그래서 초중반까지는 생각보다 볼만 하다. 프라이스와 에블린이 서로 통수를 치고, 그 두 사람도 예상하지 못한 유령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어 산 사람들을 짓눌러 오니 나름대로 긴장감도 있었다.

근데 문제는 후반부에 있다.

숨겨진 벽 안쪽에 봉인된 것으로 추정된 희생자들의 영혼이 응집한 검은 그림자가 실체화되면서 완전한 판타지로 변모한다.

검은 그림자가 모든 사람을 몰살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쫓아오는 게 후반부의 내용인데 앞부분에서 통수를 치면서 구축해 놓은 스릴러 분위기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검은 그림자의 러쉬에 올인하느라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왔던 정신병동 환영도 떡밥 회수를 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줄거리상으로 본작의 끝판 대장이 되었어야 할 베너컷 박사는 무려 제프리 콤즈가 배역을 맡았지만.. CCTV에 한 번 찍힌 것 말고는 제 모습으로 나온 적이 없고 대사도 비중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진짜 캐스팅 낭비가 따로 없다. (제프리 콤즈를 데려와서 이렇게 밖에 못 쓰다니 통탄스럽다!)

아무래도 유령 떡밥을 유령의 집합체로 퉁 치고 넘어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령이 집합체로 나올 게 아니라 따로 따로 나와서 산 사람을 하나하나 해치는 게 더 나았으리라 본다. 이건 이 작품으로부터 2년 후에 나온 13고스트에서 13마리의 유령으로 구현됐다.
(본작의 제작사이니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는 13고스트, 하우스 오브 왁스 등 다른 클래식 호러 영화도 리메이크했다)

라스트씬에서 유령의 집합체에 작은 반란이 일어나 최후의 생존자가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어나는데 이게 좀 생뚱맞게 보인다. 논리를 배제하고 형편 좋은 이야기를 해서 그렇다.

당연히 원작에서는 나오지 않은 전개이며, 이런 반전에 맛을 들인 건지 13고스트에서도 비슷한 게 또 나온다. (건물주 혹은 건물 설계와 관련된 인물이 주인공 일행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징징이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중에 죽고 나서 유령으로 나타나 도와주는 약속된 전개랄까)

고어 수위는 초중반부에 한정해서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 잔혹한 장면이 좀 나온다. 당연스럽게도 한국판에서는 삭제된 장면이 많아 스토리 연결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직 사진 기자 멜리나의 사체 발견 씬이 그렇다.

결론은 평작. 스토리가 탄탄한 건 아니지만 캐릭터의 갈등 관계를 잘 만들어서 흑막끼리 통수 치는 초중반 내용은 스릴러로서 볼 만 했지만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서 유령들의 집합체가 실체를 드러낸 후반부부터 판타지로 변하는 바람에 분위기를 망쳐서 폭망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공동 제작자인 테리 캐슬은 1959년 원작을 만든 윌리엄 캐슬 감독의 딸이다. 리처드 미리쉬와 함께 13고스트 리메이크판의 공동 제작도 맡았다.

덧붙여 이 작품은 37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약 40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추가로 2007년에 빅토르 가르시아 감독이 ‘리턴 투 하우스 온 헌티드 힐’이란 제목의 후속작을 만들었다. 후속작은 전작으로부터 8년 후를 배경으로 전작의 생존자 사라 울프의 여동생 아리엘 울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일본판 제목은 ‘타타리’인데 ‘재앙’, ‘지벌’이란 뜻으로 본편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진다.



덧글

  • 블랙하트 2015/03/05 19:48 # 답글

    결말에서 살아남은 두 사람은 사실 병원 의료진의 혈연이 아니었기에 살아남을수 있었던거죠. (한명은 대타로 대신왔고 또 한명은 친혈육이 아닌 입양아)
  • 잠뿌리 2015/03/05 21:38 #

    사실 극후반부에서 유령의 집합체가 여기 안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든 살아나갈 수 없다며 다 죽이려고 했는데 최후의 생존자가 혈연 관계가 아니라서 살아남았기 보다는, 마지막에 뜬금없이 나타난 그분 덕분에 살아 남은 거죠. 두번째 생존자의 입양 드립은 최후의 유언이 될 뻔 했습니다 ㅎㅎ
  • 먹통XKim 2015/03/05 21:21 # 답글

    37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약 4080만 달러를 벌었다는 게 망한거죠
    극장과 수익을 나눠야하고(여기에서 40% 정도 날아갑니다) 세금에 홍보비 다 따지면 손해본거죠.

    그래서 속편은 1천만 달러 미만 제작비로 비디오 영화로 나왔습니다..

    평이 저랑 무척 딱 같네요^ ^;
  • 잠뿌리 2015/03/05 21:39 #

    아. 흥행 수익 부분은 확실히 실패 맞네요. 착각했습니다 ㅎㅎ;
  • 헤지혹 2015/03/07 20:16 # 답글

    글쎄요. 흑막이 극을 그로테스크하게 연출하기 보다 너무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놔서 별로지만, 그래도 유령 컨셉은 괜찮다고 봤어요. 굉장하잖아요. 흉흉한 건물의 곰팡이처럼 썩어있던 유령에게 죽으면 그들과 한몸이 되는 겁니다. 죽어도 벗어나지 못해요. 그것도 고통에 미친 정신병자 유령과 같이 썩는거에요. 그런 설정은 꽤나 섬뜩해서 막판에 유령이 쫓아올때 꽤 몰입되더군요.

    또 흑막도 사실 굉장히 이상한 전개지만 90년대의 특이한 B급정서라고 생각하면 것도 받아들일만하구요; 또 팜케얀센분이 살아남을 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아니었다라는 점도 조금은 충격(?)이었죠.
  • 잠뿌리 2015/03/09 18:13 #

    처음부터 흑막이 좀 개그스러운 일면이 있었죠. 이야기 자체가 그리 짜임새 있는 편은 아니라서 흑막이 더욱 그렇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B급 영화 특유의 맛은 있었습니다.
  • 참지네 2015/03/10 16:36 # 답글

    제가 봤을 때는 확실히 정말 재미있었던 영화입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도 멋지고요.
    설마 그 캐릭이 그렇게 도와주다니. 허허.
  • 잠뿌리 2015/03/15 21:26 #

    그 캐릭터가 뭔가 겁쟁이+투덜이 기믹으로 생전엔 별 도움도 안 되고 어그로만 끌었던 걸 생각해 보면 오히려 사후 비중이 커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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