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기글(Dr. Giggles.1992) 슬래셔 영화




1992년에 매니 코토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모어하이 마을에서 심장병에 걸린 아내를 살리기 위해 심장 이식 수술을 하려고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척출해 온 미치광이 의사 에반 렌델이 분노한 마을 사람들한테 잡혀 죽기 전에 아내의 시체 뱃속에 7살 난 어린 아들 에반 랜델 주니어을 집어넣고 꿰메어 탈출시킨 뒤 35년의 시간이 지난 뒤.. 41살이 된 에반 렌델 주니어가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과대망상 정신분열증 환자로서 정신병원에 갇혀 살다가 세 사람을 죽이고 탈출해 모어하이 마을로 돌아와 의료 기기를 이용해 마을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는데, 심장판막증 질환을 앓아 수술이 필요한 제니퍼 캠벨을 보고 생전에 아버지가 하려다가 실패했던 심장이식 수술이 떠올라 그것을 자신이 이어 받아 성공시키기 위해 제니퍼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미치광이 의사가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슬래셔물로 외국 현지에서는 그저 그런 B급 영화로 분류되어 평점도 그리 높지 않지만,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는 꽤 인기를 얻었다.

미치광이 살인마가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돌아왔고, 아무도 살지 않은 폐가에 거주하면서 사람을 해치는 것 자체는 슬래셔 무비의 클리셰라서 별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살인마의 캐릭터가 ‘의사’란 점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닥터 기글의 이름에서 기글은 웃음소리로 한역하자면 헤헤/또는 낄낄 박사라고 나온다. 실제 작중에서 닥터 기글은 특유의 간드러지는 웃음소리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다.

닥터 기글 배역을 맡은 래리 드레이크도 생긴 걸 보면 푸짐한 인상의 의사 선생님인데 요사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며 의료 기기로 사람들을 아작내서 꽤 오싹하게 다가온다. 이런 영화에 출현한 게 좀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연기를 잘했는데, 실제로 래리 드레이크는 셈 레이미 감독의 199년작 ‘다크맨’에서 ‘로버트 G 듀란트’역으로 세턴 어워드 베스트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고 TV 드라마 ‘LA 로우’에서 ‘베니 스톨비치’ 역으로 에미상 드라마 부분 남우주연상에 서너 번 노미네이트되다가 한 번 수상한 바 있다)

본작은 살인마 캐릭터가 의사인 만큼, 살인마의 흉기가 전부 의료 기기란 점이 신선하다.

메스, 수술용 가위, 주사기, 수술용 전동톱, 온도계, 반사 망치, 흡입기, 혈압 측정기 등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료 기기가 흉기로 돌변하니 나름대로 끔찍하다. (제일 의외였던 게 혈압 측정기 둘러 씌워 교살시키는 거였다)

의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 7살 때부터 곰인형 배를 가르며 수술 놀이를 하고 의사를 꿈꾸다, 어머니 시체의 뱃속에 들어가 목숨을 보존했다가 스스로 배를 가르고 도망쳐 나온 과거부터가 쇼킹해서 영화 본편 자체가 마이너라고 해도 캐릭터 자체는 손에 꼽을 만한 기괴함이 있다.

명대사까지는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대사도 꽤 많다.

웃음이야말로 명약이라면서 요사스러운 웃음을 흘리고 다니며 살육을 저지르고, 의사들이 운동할 때 쓰는 걸 무기로 삼는다며 골프채를 집어 드는가 하면 흑인은 공포 영화에서 반드시 죽는다는 대사를 날리며 경관을 해치기도 하고, 죽기 직전 남긴 최후의 유언이 ‘의사 좀 불러줘!’ 이거라서 의사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

어디까지나 미친 인간 살인마지 불사신은 아니라 총에 맞으면 중상을 입는데 ‘의사’이기 때문에 자기 손으로 직접 수슬을 집도해 자기 몸에 박힌 총알을 빼고 셀프 수슬까지 하는 거 보면 기존의 슬래셔 무비에 나온 살인마와 다르다. (사실 기존의 슬래셔 무비 살인마는 맷집이 좋아서 어지간한 부상은 다 씹고 움직이겠지만...)

본작의 백미는 바로 위에 언급한 닥터 기글의 과거 이야기와 중반부에 나오는 거울의 방 씬이다. 제니퍼 일행 셋과 닥터 기글이 놀이공원에 있는 거울의 방에 들어가면서 첫 번째 조우를 하는 장면인데 거울 효과를 충분히 활용해서 인상적이다. (그 이외에는 닥터 기글이 자동 응답메시지를 이용해 희생자를 농락하는 씬이 기억에 남는다)

아쉬운 게 있다면 스토리가 좀 두서가 없다는 거다. 닥터 기글이 모어하이 마을로 돌아온 목적은 복수를 하기 위함인데.. 보통, 그런 전개라면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크루거처럼 원수의 아이들을 도륙하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지만 닥터 기글은 그런 게 없다.

폐가에 찾아 온 사람도 죽이고, 폐가 근처에 사는 사람도 죽이고, 폐가를 벗어나 왕진가방 들고 내진하듯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는데 공교롭게도 그게 다 여주인공 주변 사람인 것인데 거기에 연결점이 딱히 없는 것이다.

닥터 마리오 게임하던 어린 꼬마는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중상을 입힌 상대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지 않고 방치하는가 하면, 사건 현장에 방문한 젊은 경관이 서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하기는커녕 혼자 조사하러 갔다가 봉변을 당하는 등등.. 착한 놈이고 나쁜 놈이고 간에 전부 일처리가 허술하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에 허술한 점이 많지만, 의료 기기로 사람을 무참히 죽이는 미치광이 의사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볼 만한 작품이다. (애초에 정신병원에서 사람 죽이고 탈출한 환자를 지명수배하지 않는 것부터가 글러 먹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한국에서 극장 개봉 후 비디오로 출시되고, TV에서도 방영했는데.. 비디오 출시 당시에는 서울 YMCA 건전 비디오 문화 연구 시민 모임의 모니터링에 포착된 작품 중 하나로 잔학한 공포 비디오물이라며 유통 규제가 시급하다고 기사화된 적도 있다.



덧글

  • 참지네 2015/03/02 00:04 # 답글

    이거 정말 무서웠습니다.
    의사가 살인범이지만, 살인도 기상천외!
    지금도 떠올리는 영화입니다. 으윽........

    ps.
    개그로는 역시 이 아이언으로 치면 안 되는 거였나? 그런 대사가 좀 웃기더군요.
  • 잠뿌리 2015/03/05 21:33 #

    제가 본 자막에서는 골프채가 휘어지니까 '아이언 8'번으로 쳤어야 됐나? 이랬지요 ㅎㅎ
  • 블랙하트 2015/03/02 10:02 # 답글

    다크맨의 그 악역 배우가 나온거라면 인상 하나는 확실히 무시무시하겠군요.
  • 잠뿌리 2015/03/05 21:34 #

    인상도 그렇지만 목소리 톤이나 웃음 소리가 오싹했습니다.
  • 먹통XKim 2015/03/05 21:23 # 답글

    주말의 명화 방영시 무자비하게 싹둑싹둑^ ^
  • 잠뿌리 2015/03/05 21:34 #

    국내 공중파에서 방영하려면 많이 자를 수 밖에 없는 영화죠 ㅎㅎ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31466
2526
9742576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