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다섯 군대 전투 (The Hobbit: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 2014) 2014년 개봉 영화




2014년에 피터 잭슨 감독이 만든 더 호비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내용은 참나무 방패 소린이 12가신과 빌보와 함께 에레보르를 되찾지만 보물에 눈이 멀어 우정과 명예를 저버리고 타인과의 약속을 깨고 누구도 믿지 않은 채 왕의 보물 아르켄 스톤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가운데, 호수 마을을 공격했던 스마우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우론을 따르는 볼그, 아조그 부자의 오크 군단과 늑대, 소린을 지원하러 온 철산의 드워프 군단, 일족의 보물을 찾기 위해 온 어둠 숲의 엘프 군단, 호수 마을의 인간 군단 등 다섯 군대가 외로운 산에 모여 종족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전작에서 엄청 가오 잡고 나오는 스마우그가 나온 지 5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광탈하면서 외로운 산에 집결한 다섯 군대가 박 터지게 싸우는 것이 본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다섯 군대의 전투 자체는 분위기 조성은 잘했다. 사실 인간은 거의 쩌리 취급이고, 베오른의 독수리 군단은 막판에 나타나 전쟁을 종결시키는 데우스 엑스 마니카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엘프x드워프 VS 오크 군단의 대결이었지만 말이다.

드워프의 방패진을 넘어 엘프들이 칼 들고 러쉬하는 게 연출적으로는 간지나긴 한데.. 이 친구들 대체 활 뒀다가 뭐에 쓴 건지. 위협사격 가오는 다 잡더니 왜 정작 전투에선 궁수를 활용하지 않은 건지 의문이 간다.

엘프, 드워프는 이렇게 전술, 전략의 근본도 없이 막 싸움을 하면서 정작 오크 군대는 뛰어난 지휘관인 아조그, 볼그 휘하에서 선전을 하니 허술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게 비주얼에 집착해서 스토리의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증거다. 즉, 간지나는 장면 몇 개 찍으려고 스토리는 원고지에 그때그때 생각난 착상을 휘갈겨 쓰듯이 대충 진행한 거다.

소린의 마지막 사투도 그렇다. 초중반에 걸쳐 다섯 군대의 전투로 한창 분위기를 잡아 놓고선, 적장 치러 간 소린이 최후를 맞이하는 건 정작 전장에서 이탈해 따로 오리지날 무대를 마련했다.

소린의 최후는 죽는 순간 빌보와 화해한다는 건 원작과 같아도 죽는 과정은 영화판의 오리지날 스토리로 들어가 있다.

집단 전투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일기토로 마무리 짓고 전쟁의 과정과 승패를 스킵하고 넘어가서 대체 2시간 동안 뭐한 건지 따지고 싶어지지만.. 소린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다.

이 작품은 소린에게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영화 전반부에 걸쳐 자신을 믿고 따라 온 12가신조차 믿지 못하고 황금의 저주에 미쳐 광기에 빠진 소린이 드워프의 왕으로서 명예를 되찾고 전사로서 최후를 맞이했기에 영화판 한정의 주인공 보정을 톡톡히 받았다.

소린으로 시작해서 소린으로 끝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전작까지 활약한 빌보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지고, 간달프는 여전히 하는 것이 없어 왜 나왔는지 의문이며, 전작까지 나름대로 각자 캐릭터성을 뽐낸 12가신의 공기화 등 캐릭터 운용의 측면에서 볼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니,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소린 사후 철산과 에레보르를 다스리게 된 무쇠발 다인 2세를 지원군으로 와서 잘 싸우다가 어느 순간 스크린에서 사라진 단역화 시킨 것과 필리의 개죽음이다.

필리는 킬리와 함께 원작에 나온 것처럼 죽음이 예정된 캐릭터이긴 했지만, 킬리는 타루리엘과의 애정 전선이 있어서 조연급 최후를 맞이했지만 필리는 카메라 원샷 조차 받지 못한 채 무력하게 비명횡사했다.

기존의 캐릭터는 공기화 됐고 중요하게 다뤄야 할 신 캐릭터도 쩌리 취급한 반면, 피터 잭슨 감독이 그놈의 엘프 성애 버릇을 못 버리고 킬리와 타우리엘의 오리지날 러브 스토리의 끝을 봤는데 그 부분은 진짜 필름 낭비다 전작에 이어서 이번 작도 이 쓰잘데기 없는 러브 스토리가 옥의 티로 남는다.

작중 타우리엘이 주군인 스란두일에게 활을 겨누는 하극상을 일으키며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드립을 치는 건 진짜 영화 사상 손에 꼽을 만한 병크씬이며, 타우리엘의 그 미친 사랑 타령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스란두일을 무슨 삼국지 남만왕 맹획 수준의 지능 낮은 야만 군주로 묘사한 건 진짜 피터 잭슨이 원작 팬들에게 지구 멸망할 때까지 까여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이번 작에도 어김없이 나오는 레골라스 무쌍과 무너지는 돌다리를 딛고 뛰는 레골라스 에어 워크, 연모하는 부하를 죽은 드워프에게 완벽히 NTR 당해 아버지 스란두일로부터 스트라이더를 찾아가라고 BL 종용 당하는 결말이 기억에 남는다.

반지의 제왕에만 나오는 이 친구가 대체 왜 남의 이야기에 들어가서 그 고생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끝까지 보니 이해가 갔다.

사실 레골라스 뿐만이 아니라 사우론, 사루만, 킬리와 타루리엘의 종족을 초월한 사랑까지 전부 다 피터 잭슨이 어떻게든 이 작품을 반지의 제왕과 연결시키기 위해 발악한 거다.

이 작품 자체가 원작에서 극히 짧은 분량을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영화로 만들면서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기 보단, 기존에 이미 보여준 반지의 제왕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자가복제한 것이라 피터 잭슨 감독이 정체된 것 같다.

그 이외에 몇몇 인상적인 장면을 손에 꼽자면 드워프 전사들이 산양이나 돼지 같은 걸 타고 달리는 라이딩을 펼친 것과 스란두일의 북극사슴 엘크 무쌍이다. 확실히 반지의 제왕에 나온 로한 기마대의 기마 돌격보다 더 임펙트가 컸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갈라드리엘이 투명드래곤급 존재란 걸 재확인했다. 본작에 빡친 갈라드리엘의 모습은 링의 사다코나 주온의 가야코가 울고 갈 정도로 무시무시해서 뭔가 순간 피터 잭슨이 아니라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거 아냐니는 착각이 들었다.

결론은 평작. 비주얼은 좋은데 스토리가 허술하고, 특정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추느라 나머지 캐릭터를 전부 쩌리 취급을 해서 스토리의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밸런스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볼 때 이전에 나온 2부보다는 볼만 했고, 소린을 스토리의 중심에 놓고 보면 나름대로 판타지 대서사시의 끝을 맺었기 때문에 재미 부분에선 평타는 친 작품이다.



덧글

  • 2015/02/26 22: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2/27 07: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2/27 04: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2/27 07: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블랙하트 2015/02/28 14:56 # 답글

    스마우그가 3편 초판에 퇴장하게 만든것 부터가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전편에서 퇴장시켰어야 2편 결말의 허무함이나 3편의 이야기 배분 불균형이 해소되었을텐데...
  • 잠뿌리 2015/03/05 21:33 #

    2편에서 타우리엘과 킬리의 쓰잘데기 없는 러브 스토리를 빼고 스마우그의 최후를 앞당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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