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발렌타인 (My Bloody Valentine.1981) 슬래셔 영화




1981년에 조지 미할카 감독이 만든 캐나다산 호러 영화.

내용은 20년 전 발렌타인 데이 때 마을에서 댄스 파티가 열려 광산 감독관들이 관리를 소흘하게 해서 갱도에 폭발 사건이 일어나 인부 다섯이 매몰되고 뒤늦게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다섯 중 단 한 명. 해리 워든만이 살아남았는데 함께 갇힌 동료들을 잡아먹고 버티다가 미쳐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1년 후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마을로 돌아와 감독관을 곡괭이로 찔러 죽이고 심장을 뽑아 초콜릿 상자에 넣은 참극을 벌인 뒤 다시 잡혀간 후 그날을 경계로 댄스파티는 금지됐고 발렌타인 데이 때 파티를 열면 해리 워든이 돌아와 사람을 죽인다는 도시전설이 떠도는 가운데... 마을 시장의 아들 티제이가 외지로 나갔다가 수년 만에 다시 돌아와 광산에서 일하게 됐지만, 여자 친구였던 사라를 베스트 프렌드였던 엑셀에게 NTR당해 사랑과 우정 사이의 위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20년 만에 발렌타인 데이 댄스파티가 개최될 예정에 또 다시 해리 워든의 참극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존 카펜터 감독의 1978년작 할로윈이 히트를 친 후 무수히 양산된 초창기 슬래셔 무비다. 초창기 슬래셔 무비라 한도를 모르고 막 지른 경향이 있어 지금 봐도 상당히 잔혹한 장면이 나온다. 무삭제판이 따로 나올 정도다.

바디 카운터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닌데 데드씬 하나 하나가 임펙트가 크다. 데드씬이 나올 때는 아예 그 부분만 편집을 따로 한 듯 화면이 뿌옇게 변하면서 느릿하게 보여준다.

쉴 세 없이 돌아가는 세탁기 안에서 희생자가 바짝 익어버린 채로 발견된다던가, 곡괭이 어퍼컷에 턱이 분쇄되면서 안구 격파되는 일타이피 콤보가 나오고, 핫도그용 소시지 끓이는 펄펄 끓는 솥 안에 얼굴을 처박는가 하면 천장에 달린 수도꼭지에 후두부를 콱 찍어 매달아 핏물이 분사되고 목 매달린 시체가 머리, 몸통 분리 되서 뚝 떨어지는 것 등등 요즘 관점에서 봐도 헉 소리가 나올 만한 장면들이 나온다.

하트 모양의 초콜릿 상자에 사람 심장 뽑아 넣고 피 줄줄 흐르는 걸 선물로 보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광부 살인마 컨셉부터가 범상치가 않다.

주 무기는 곡괭이고 얼굴에 방독면을 쓰고 다녀서 그 정체를 철저히 숨기는데, 본작에서는 행동이 수상한 인물을 두 명 집어놓고 주역으로 굴려서 의도적으로 추리의 혼선을 일으킨다.

쉽게 말하자면, ‘두 놈 다 수상한데 과연 범인은 누굴까?’ 이런 의문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는데 순서가 있어 죽는 애들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애들 또한 정해져 있어 그중에 사건의 진범이 숨어 있는 구성이라서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게 그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가진 배경이나 살인의 동기 같은 걸 좀 허술하게 만들어서 떡밥이 완전히 회수되지도 않고, 진상이 밝혀져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배경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건 앞서 말한 두 인물을 놓고 벌이는 추리의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살인마의 동기 부여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어떻게 실드를 칠 수가 없다.

사실 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난 직후보다 그 뒤에 이어진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연상시키는 라스트씬이 더 인상적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 이런 결말이긴 한데 그게 모두가 손 놓고 쳐다보는 앞에서 벌어진 거라 노골적인 후속작 암시보다는, 뭔가 끝난 듯 끝나지 않은 여운을 남겨준다.

그 이외에 보안관이 역할을 제한시킨 게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 희생자가 발견된 시점에서 은폐를 지시한 것부터 시작해 사건 현장에 도착하면 바로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모종의 이유로 자꾸 발걸음을 돌려 연속 병크를 터트려 사건을 제때 하결하지 못해 참극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그 잉여함이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결론은 추천작. 캐릭터의 배경, 사건의 동기 부분에 있어 좀 허술한 부분이 있어 스토리의 완성도가 2% 모자라지만, 발렌타인 데이날 살인을 저지르는 광부 곡괭이 살인마란 신선한 설정과 지금 봐도 헉-소리 나는 고어한 연출, 범인 추리에 혼선을 주면서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가 볼 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8년에 미국에서 패트릭 루지어 감독이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3-D’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됐고 세계 최초의 풀 3D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9년에에 개봉했고 3D관뿐만이 아니라 4D관에서도 상영했으며 전회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덧붙여 2014년에 박규택 감독이 만든 터널 3D가 이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광산 마을의 갱도 배경에 방독면을 쓴 곡괭이 광부 살인마의 분장도 그렇고, 타이틀 끝의 3D를 보면 1981년작보다 2009년작에 더 가깝다. 블러디 발렌타인이 세계 최초 풀 3D 영화를 광고 슬로건으로 세웠는데, 터널 3D는 국내 최초 풀 3D 공포라고 광고했기 때문이다.

광산에 사고로 매몰된 자의 원한이 참극의 발단이 된 것은 두 작품 다 동일한데 차이점은 블러디 발렌타인의 경우 슬래셔물로 풀어냈고, 터널 3D는 심령 스릴러로 풀어냈다는 거다. (사실 터널 3D는 제작비 대비로 한국 영화사상 역대급 망작이라 이 작품과 비교하는 게 실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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