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패치] 가브리엘 나이트: 선조의 원죄 (Gabriel Knight: Sins of the Fathers.1993) 2019년 한글 패치 게임




1993년에 SIERRA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성조지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이자 소설 작가인 가브리엘 나이트가 부두교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다가 자신이 실은 마녀를 잡는 사텐예거의 후예라는 걸 알고서 부두교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게임은 미키 루크,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을 맡은 알렌 파커 감독의 1987년작 ‘엔젤하트’에서 영감을 받아 시에라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제인 젠슨이 첫 솔로 디자인 게임으로 그녀의 출세작이자 시에라의 대표작 중 하나다. (제인 젠슨이 본작 이전에 시나리오 라이터, 공동 게임 디자이너로 작업에 참여한 작품은 에코퀘스트, 폴리스 퀘스트 3, 킹스 퀘스트 6이다)

루카스아츠의 스컴 엔진을 기반으로 둔 것 같은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으로 마우스 하나로 다 조작이 가능하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커서 아이콘이 자동으로 바뀌는데 이것 이외에 화면 좌측 상단으로 커서를 옮기면 수동으로 행동 커맨드를 고를 수 있다.

워크(걷기), 룩(보기), 물건 집기(픽업), 토크(대화), 에스크(질문), 오픈/클로즈(열기/닫기), 오퍼레이터(작동), 무브(옮기기) 등의 커맨드로 나뉘어져 있다.

대화보다는 오히려 질문 쪽이 더 중요한 커맨드인데, 목표 캐릭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심문 모드로 들어가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옮기기는 대화와 더불어 생각보다 쓰이는 곳이 별로 없다. 가브리엘의 할머니 집 다락방에 있는 시계의 시침 돌릴 때 말고 써본 적이 없다.

닫힌 문은 반드시 열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동을 할 때 열기 커맨드는 필수고, 인벤토리창에서 편지봉투나 파일 같은 것도 일일이 열기 커맨드를 사용해 내용물을 꺼내서 봐야 한다.

게임 플레이 기간은 총 10일인데 하루에 필요한 행동을 다하면 다음날로 넘어가는 방식이고, 그것과는 또 별개로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 특유의 포인트제를 적용하고 있어 스코어가 표시된다. 엔딩을 보기 위한 일직선 플레이만 하면 스코어가 많이 오르지 않는다는 거다.

게임 진행상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자잘한 행동과 대화 플레그를 모두 끄집어 내야 스코어가 오른다. 스코어 최대 점수는 342점이다.

인벤토리창은 커맨드창 우측 상단의 편지봉투로 표시되어 있고, 그 아래 카세트 테이프 표시는 레코드 기능이다. 게임 플레이 중에 NPC와 심문 모드로 대화를 나눈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언제든 자유롭게 재생해서 볼 수 있다.

작중 부두교도가 사용하는 드럼, 베베 코드 같은 특수기호가 존재하는데 그건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입수해서 해석을 추가해야 한다.

본편 스토리는 오컬트, 미스테리, 판타지,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극후반부에 나오는 부두교의 기지는 무슨 스파이물에나 나올 법한 최첨단 비밀 기지이며, 가브리엘 나이트가 독일의 고성에서 사는 그림자 사냥꾼. 샤텐예거의 마지막 후예로 꿈에서 드래곤과 맞서 싸워 예거의 자격을 획득하는 건 영락없는 판타지다.

작중에 묘사되는 부두교는 인신공양 의식만 보면 불 피워놓고 동물 가면 쓴 흑형, 흑누나들이 춤추며 제물을 바치는 원시 종교처럼 나오지만.. 고대 부두교와 현대 부두교를 나누어 놓고 부두의 여왕 마리 레부부터 시작해 부두의 정령 로아, 게데, 파괴신 오군에 부두교의 탈리스만과 부두 특수기호인 라다드럼, 베베 문자, 부두교 축제인 세인트 존 전야제, 더 나아가 뉴올리언즈의 역사까지 파고들어 부두 문화 전반에 대한 묘사의 밀도를 높였다.

단순히 흥미본위로 부두교를 가볍게 다룬 건 아니다. 디테일한 묘사가 부두 문화와 뉴올리언즈에 없던 관심도 절로 생겨나게 만들 정도로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역 캐릭터들도 꽤 매력적이다. 주인공 가브리엘은 서점 주인이자 작가라서 대단한 능력자는 아닌데 말발이 좋고 재치가 뛰어나 상황을 해결하고, 모슬리는 경관으로 항상 친구 가브리엘한테 통수를 맞지만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고 마지막까지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

가브리엘의 파트너이자 서점 직원인 그레이스도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면서 붙잡힌 히로인 역에 엔딩롤까지 장식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스토리로 보면 본작의 진 히로인은 말리아 게데인데 그레이스 쪽이 더 인상적이다. 부모는 순수 일본인인데 본인은 미국에서 출생한 미국계 일본인으로 무려 취미로 태극권을 배웠다고 나온다)

누가 시에라표 어드벤처 게임 아니랄까봐 게임 오버 포인트가 존재하는데 작중 부두교의 실체를 파악한 뒤부터 엔딩 직전까지 곳곳에 게임 오버 포인트가 존재하며 그 연출이 약간 잔인한 편이다. 특히 아프리카 유적지에 가서 미이라한테 끔살 당하는 게 고어했다.

타이밍을 요구하는 씬도 몇 개 나오는데 시간이 좀 촉박한 관계로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 그중에 해결 방법을 몰라 좀 고생했던 게 두 군데 정도 있다.

초중반부에 모슬리 부재 중에 위치 추적기를 손에 넣기 위해 모슬리의 사무실에 들어가려고 하면 데스크 담당 휴즈 경관이 막아선다 잭슨 광장에 가서 노점 상인을 설득해 경찰서 앞에서 장사를 하게 하면.. 휴즈 경관이 그거 사먹으러 가서 잠시 자리를 비워서 그 짧은 시간에 재빨리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는데, 디스켓판에서는 그게 가능하지만 CD판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벤트가 약간 변경된 것으로 휴즈 경관이 자리에 복귀한 뒤 심문모드로 질문을 하면 잠시 후 식곤증 때문에 꾸벅꾸벅 조는데 그때 바로 사무실로 이동하면 된다.

극후반부에 부두 비밀 기지의 ID 카드를 손에 넣기 위해서 기지 중앙홀의 드럼을 두드려 2번방에서 기도 중인 존 박사를 불러내 주의를 돌린 뒤 잽싸게 그의 방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때 주어지는 시간이 약 10초다. 클리어 팁은 중앙 홀에서 우측 상단 입구로 들어가면 1번 방 앞으로 바로 나오는데 거기서 바로 2번방으로 올라가면 된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체택하고 있는데, 라스트씬에서 말리아에게 손을 뻗어 구출 시도를 하면 가브리엘이 살아남아 그레이스와 대화를 나누며 엔딩롤을 장식하지만, 칼을 사용해 말리아를 찔러 죽이려는 시도를 하면 가브리엘이 죽고 그 자리를 모슬리가 대신한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게임 진행에 있어 팁이 별로 없다는 거다. 일반 진행이야 어떻게든 할 수 있는데 퍼즐 부분이 문제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드럼, 베베 등 특수기호를 익혀서 메시지를 만드는 것과 아프리카 유적지의 뱀 판넬 10개를 제자리에 끼워 맞추는 부분이 좀 빡세다. 뱀 판넬은 시계방향으로 숫자를 맞춰 끼워야 되는데.. 뱀 갯수가 숫자가 아닌 원이나 나선으로 그려진 게 있어서 좀 헷갈린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네이버 카페 KOREA ADV에서 Lester 유저가 1인 번역으로 제작해 공개했는데 명칭과 대화 하나 빠지지 않고 100% 한글화됐다. CD판 대응이라 음성은 영어, 자막은 한글화다. 게임을 시작했을 때 옵션에서 텍스트 온으로 바꿔야 자막이 뜬다.

다만, 한글패치판은 실행이 불완전한 구석이 있어 스컴 1.60에서만 돌아가고, 게임을 종료한 다음 다시 게임을 켜서 세이브 데이터를 로드할 때 에러가 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그런 에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처음 켰을 때 한 번에 끝까지 진행해 엔딩을 봐야 한다. 일단 게임을 처음 실행시킨 상태에서의 세이브/로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임시방편으로 스컴 자체의 세이브/로드 기능을 사용해도 된다.

결론은 추천작. 부두교를 메인 소재로 삼은 게 신선하고, 부두 문화에 대한 밀도 높은 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까지 더해져 재미와 완성도까지 두루 갖춘 명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디스켓판과 CD판이 나왔다.

디스켓판은 당시 3.5인치 디스켓 11장의 대용량을 자랑했지만 음성이 없고 애니메이션도 스틸컷으로 나온 반면, CD판은 풀 보이스를 지원하며 애니메이션도 다 나온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가브리엘이 작중에서 꾸는 악몽에 나온 장면이라서 그리 긴 분량도, 퀄리티가 엄청 높은 것도 아니다)

스텝롤에 헐리웃 보이스 프로덕션이 뜨는데, 헐리웃 배우들을 기용해 음성 더빙을 한 것이다. 주인공 가브리엘 나이트는 록키 호러 픽쳐쇼, 더 클루, 나홀로집에로 친숙한 팀 커리가 더빙을 맡았고, 가브리엘의 친구인 모슬리 경관은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역으로 나왔던 마크 해밀이 맡았다.

나레이션은 원로 배우 故 버지니아 캐퍼스가 맡았는데, 할머니 음성으로 태연스럽게 작중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게 목소리 자체만으로 캐릭터성이 있어서 인상 깊다. (예를 들어 '가브리엘은 지금 뻘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다)

엔딩 이후에 나오는 스텝롤이 디스켓판에서는 검은 배경에 스텝 이름만 뜨는 반면, CD판은 오프닝에 나온 중세 삽화를 배경으로 스텝들의 실사 얼굴이 나온다.

덧붙여 이 작품은 1996년에 소설화됐는데 노벨라이징을 맡은 작가는 원작 게임 디자이너인 제인 젠슨이다.

추가로 2013년에 제인 젠슨이 소속된 핑거튼 로드 스튜디오에서 본작의 20주년 기념 에디션을 개발해 2014년에 피닉스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발표했다.



덧글

  • 먹통XKim 2015/02/05 21:54 # 답글

    오 이것도 한글화가 되었다니
    오래전 동서게임채널 발매판은 그런거 없었는데
  • 잠뿌리 2015/02/05 21:58 #

    정식 한글판은 아니고 한글패치가 나온 것으로 유저가 개인 제작해 배포됐습니다.
  • 먹통XKim 2015/02/05 21:55 # 답글

    3까지 나왔던가요

    2는 실사로 만들어져 마크 해밀이나 팀 커리가 나왔는데
  • 잠뿌리 2015/02/05 21:58 #

    3는 무려 정식 한글화되서 나왔지요.
  • 삘구 2017/03/18 01:43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결말은 결국 미국식인가보군요.
    추리물->격투액션히어로물?
    아뭏튼 님 글덕에 진짜로 해보고 싶어지네요!!
  • 잠뿌리 2017/03/19 22:17 #

    추천할 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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