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리스터스 (Turistas.2006) 사이코/스릴러 영화




2006년에 존 스톡웰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타이틀 두리스터는 외국 여행자가 앓는 설사병을 뜻한다.

내용은 여동생 비가 브라질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해 친구 에이미와 단 둘이 가는 건 불안하다고 오빠인 알렉스가 동행을 하고, 브라질 현지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 중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의기투합했는데 버스 전복사고를 당해 길 한 가운데 나앉게 되었다가, 해안가 근처의 간이주점에서 신나게 놀고먹고 하던 중 짐과 돈을 전부 털려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외국인 관광객이 브라질로 여행을 갔다가 탈탈 털려 장기밀매를 당하는 이야기다. 이런 장르의 작품 중에 가장 잘 알려진 ‘호스텔’을 생각해 보면 반전을 최대한 아껴놨다가 나중에 차근차근 푸는 반면, 본작은 아예 처음부터 다 까발리고 시작한다.

장기밀매 수술을 하는 장면이 오프닝을 장식하고 그 뒤에 이어지는 본편 전개에서도 아예 대놓고 대사로 언급을 하고, 중간 중간에 악당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셀프 스포일러를 한다.

영화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는 알렉스 일행이 브라질로 놀러가 현지 해안가에서 놀고먹는 것만 쭉 보여준다. 이게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차지해 전체의 1/3이나 되기 때문에 이 부분만 따로 놓고 보면 그냥 청춘남녀의 외국 여행기다.

초반부에서 중반부로 넘어갈 때 짐, 돈, 여권까지 다 털리고 수영복 차림으로 산속 마을에서 헤매고 그것도 모자라 트러블이 발생해 외국 여행 갔다가 현지에서 고립된 관광객의 공포가 전해진다.

이 부분을 극대화시켰으면 외국 관광 공포물이 됐겠지만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마을을 떠나기 때문에 좀 싱겁게 끝난다.

중반부 이후 주인공 일행이 붙잡혀 장기까지 탈탈 털릴 때부터 본격적인 스릴러로 진행된다.

중반부에 계곡 물 아래 있는 수중 동굴은 자연 그대로를 담아 아름답게 나오는데 이게 후반부의 클라이막스 진입 때는 추격자와 쫓고 쫓기는 수중 추격씬을 벌여서 꽤 인상적이다.

천장은 낮고 수심이 깊어, 간간히 떠올라 고개만 내밀어 숨쉬고 그럴 여건조차 안 되면 천장에 고여 있는 공기 기포를 흡입하며 어떻게 간신히 숨만 쉬면서 추격전을 벌이는 거라 그렇다.

다만, 일행 중 한 명만 장기를 털리고 나머지 일행은 쫓겨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 장기밀매가 설정만 그럴 듯 하지 메인 소재로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주인공 일행이 한 번 붙잡혀 털리긴 한데, 너무 쉽게 탈출해 장기밀매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추격전을 벌이기 때문에 그렇다. 너님 잡히면 장기 털린당께. 이렇게 인식만 시켜놓기만 하고 추격전에 몰두해 어느새 장기매매 같은 건 잊혀져 버린다.

스토리 전개 자체도 단순하게 변해서 그냥 도망만 치다가 끝난다.

보통은, 탈출 과정에서 엄청 험하게 구르다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것인데 비해 본작은 탈출하기도 전에 사건의 진상은 물론이고 그 동기까지 친절하게 다 알려주고, 탈출 자체도 조력자의 등장으로 쉽고 간단하게 해서 긴장감이 약간 떨어진다.

애초에 구성 자체도 엄청 허술한 편으로 이야기의 짜임새가 부족해 뭔가 기분내키는대로 만든 티가 많이 난다. (현실적으로 보면 주인공 일행이 1차로 털렸을 때 영화가 다 끝났어야 했다)

악당 두목은 초반에는 수틀리면 자기 부하도 쉽게 죽이는 악인으로 묘사되는데 후반으로 가면 뒤에서 지휘만 하지, 정작 앞장서서 뛰어다니다 역관광 당하는 건 부하들 몫이라서 존재감이 옅다.

그런 것 치고 입만 살아가지고 대사는 많이 하는데 그게 좀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본작의 악당 보스는 브라질이 못 사는 나라고 미국인들이 단물 쪽 빼먹었으니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 장기 꺼내 파는 걸 정당화시킨다. (근데 정작 이 양반은 브라질 사람도 아니다)

브라질이 미국 같은 강대국의 피해자라는 걸 밑바닥에 깔고 들어가긴 해도, 그걸 단순히 말로만 설명하고 실제로 어떤 피해를 입었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는 전혀 안 나오는 상황에 브라질 사람을 무슨 창녀, 도둑놈, 뽕쟁이에 장기털이범으로 악랄하게 묘사해서 배경 설정상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을 까기 보다는 못 사는 나라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듯 브라질을 까고 있어서 미국 편의주의적인 시각이 좀 거북한 점도 있다.

거기다 주인공 일행 자체가 얌전히 다음 버스가 오길 기다린 것도 아니고, 제 발로 호랑이 소굴로 들어간 것인데다가 아무런 경계 없이 그저 여자 있고 술 있으니 좋다고 놀면서 브라질 만세! 만세! 이러다 탈탈 털린 거라 방종과 안전의식 결여도 문제가 있으니 결국 잘한 놈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당시 브라질에서 상영이 금지됐고, 남자 주인공 알렉스 배역을 맡은 조쉬 뒤하멜은 제이 레노쇼에 나가서 브라질 정부와 브라질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브라질 관관청에서는 이 작품을 브라질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는 최악의 북미 영화라고 논평했었다.

사실 이건 외국을 배경으로 한 관광객 시점의 공포물이 피해갈 수 없는 논란이다. 이 장르의 시초인 ‘호스텔’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호스텔은 슬로바키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고 영화 개봉 후 수년 동안 슬로바키아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결론은 평작. 사건의 진상을 처음부터 너무 다 보여주고 주인공 일행의 행동반경이 넓어서 스릴러로서의 맛은 좀 떨어지는 편이며, 브라질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는 악의적인 설정이 좀 눈에 걸리긴 하지만.. 수중동굴의 아름다움이 인상적이고, 외국 현지에서 완전 고립된 관광객의 입장에서 찾아오는 공포 자체는 잘 전달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브라징 상파울루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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