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노점 묵시록 (2013) 2019년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treetstall#8

2013년에 백봉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5년에 전 51화로 완결한 코믹 만화.

내용은 운암 노점 후계자 자리를 놓고 동기인 고붕식의 음모로 누명을 쓰고 노점 상인들에게 배신당해 후계자 자리를 박탈당한 이홍덕이 복수심에 불타올라 종목불문으로 미친 듯이 배틀을 벌여 노점을 깨고 다녀 떡마귀라 불리자 노황청으로부터 배틀 권한을 박탈당했는데,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 고붕식이 대표로 있는 대형 체인점 붕식 푸드가 노점계를 집어 삼키려고 하자 노황청이 붕식 푸드와 전쟁을 선포하고 떡마귀를 복권시키기에 이르고, 전쟁의 선봉이 된 떡마귀가 그동안 자신이 깨고 다닌 상대 중 ‘명인’이란 칭호를 얻은 강자들을 찾아다니며 최강의 팀을 결성해 붕식 푸드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작화는 캐리커처풍인데 의외로 표정 묘사도 다양하고 구도나 컷 하나 복불 하는 일 없이 일일이 다 그려 넣어 꽤 신경을 썼다.

원고 분량 조절도 매우 잘한 편인데 작중 인물의 과거 회상이 보통 1회, 길어도 1.5회 정도 분량에서 딱 끝내고 현재의 이야기를 하며, 본편의 핵심적인 요소인 노점 배틀도 필요이상으로 길게 끌지 않고 짧고 강하게 쾅 터트려 끝내기 때문에 내용 전개가 그야말로 일사천리라서 늘어지는 법이 없다.

스토리는 다른 그 어떤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본작만의 고유한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언뜻 보면 음식 만화 같지만, 실제로는 음식을 소재로 한 ‘배틀’ 만화다. 떡볶이, 호떡, 토스트, 오뎅, 붕어빵 등등 노점에서 파는 음식의 명인들이 각자의 기량을 뽐내며 비전 기술을 사용해 맞붙어 싸우는 것이다.

즉, 먹방 찍는 만화가 아니라 ‘중화일미(국내명: 요리왕 비룡)’같은 요리 배틀 만화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이게 노점 음식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배경이 굉장히 한국적이면서 또 신선하게 다가온다.

스토리의 기본 골격을 무협풍의 배틀물로 짜 맞추었기에 배틀물의 왕도를 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식상하지 않다. 오히려 배틀물의 왕도를 지향하며 그 밀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이 작품만이 가진 고유의 풍미가 살아난다.

각종 패러디와 촌철살인의 블랙 코미디를 적당히 가미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오버하는 일 없이 냉정하고 침착하게 개그를 친다.

보통, 패러디물의 문제는 과도한 패러디로 인해 본말전도되어 본편 장르가 뭔지 알 수 없는 난잡함과 무작정 인터넷 짤방을 가져다 쓰는 안이한 개그 감각인데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패러디에 집착하기 보다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현대 사회를 풍자하며 독설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패러디에 주객전되는 일이 없다.

개그 요소를 떠나서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면 한 편의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데 이게 참 풍미가 깊다. 무협의 감성은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통하게 하는 것 같다.

캐릭터도 모두 하나 같이 개성적으로 무협 설정을 기반으로 두고 있어서 독특하게 다가온다.

고추장독에 몸을 파묻고 붉은 대춧빛 피부를 가진 떡볶이 명인 떡마귀, 황비홍 코스에 변발 머리를 한 호떡의 명인 왕호, 염소 악마 메피스토에게 비법을 전수 받은 토스트의 명인 마방길, 빠순이 스토커 속성에 화장하면 히스레저 조커가 되는 오뎅 명인 오국례, 몸에 붕어빵 문신을 한 풀빵 명인 한무붕 등등 진짜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고, 이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을 갖췄다.

결말이 화려하게 끝난 것은 아니라서 클라이막스가 좀 아쉽긴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수준으로 깔끔하게 잘 끝났다.

작가 후기를 보면 본편에서 못다 한 배틀의 에필로그나 외전이 올라올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그게 현실화된다면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하나의 점, 화룡점정이 될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배틀물의 왕도를 지향하며 친숙한 이야기로 접근하면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발상과 넘치는 재치, 센스를 더해 오로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명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연재 당시 베스트 댓글에 올라간 독자 이름을 작품 내에 단역이나 배경 인물 이름으로 넣어서 그 나름대로 독자와 재미있는 소통을 했다.

덧붙여 휴재 기간에 작가가 예전에 그려 둔 ‘노동지왕’이라는 만화를 휴재 땜빵으로 연재했는데 그 작품 역시 작가의 재치가 넘치고 패러디도 잘해서 재미있다. (노가다 공사판을 배경으로 노가다 명인들이 대결을 하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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