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S] 진 여신전생 4(真・女神転生 Ⅳ(2013) 2020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2013년에 ATLUS에서 3DS용으로 만든 진 여신전생 시리즈 네 번째 작품.

내용은 그레고리력 1492년에 풍부한 자연으로 뒤덮인 동쪽 ‘미카도국’에서 아큐라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무라이들이 악마퇴치를 하면서 나라와 백성을 지키던 중, 성년의 나이가 되어 악마 소환기 건틀렛의 선택을 받은 신입 사무라이들이 성내 나락이라는 미궁의 밑바닥 아래에 출입 금지 구역 너머에 있는 ‘도쿄’라는 이름의 더럽혀진 자의 땅에 방문했다가 거기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신과 악마의 장대한 싸움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진 여신전생 본가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지만 이전작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 배경 설정적으로 시리즈 외전인 진 여신전생 스트렌져 져니의 악마 사냥꾼과 데모니카가 등장하기는 하나, 그 이외의 부분 중에 기존작과 겹치는 건 가이아 교단의 존재 정도다.

가이아 교단의 교주가 리리스고 인간 폼의 이름이 ‘유리코’란 점을 보면 진 여신전생 1의 유리코를 생각나게 하지만.. 이름과 본 모습만 같지 내용물은 전혀 다르다. 본작의 리리스는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여 지혜를 준 뱀과 같은 포지션으로 나온다.

진 여신전생 1과 2가 약간 사이버 펑크 느낌도 난 것에 비해 본작은 일부 악마 디자인을 제외하면 SF 느낌은 거의 없다.

본작의 악마 소환기인 건틀렛에는 버로우즈 앱이란 게 깔려 있어 전뇌공간을 유영하는 느낌을 주는데 그걸 제외하면 퓨전 판타지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아, 근데 본가 시리즈 전통의 사교의 관 아저씨 미도가 도트 그래픽으로 나오는 전뇌 사교관은 참 오묘했다)

정확히는, 주인공 일행이 사는 곳은 판타지 세계인데 그들이 모르는 세계 밑바닥에 황폐화된 현대 문명이 있다는 설정이라서 이세계 아닌 이세계 모험 분위기를 낸다.

진 여신전생 1, 2의 사이버펑크 느낌보다 구약 여신전생(초대 여신전생 1, 2)의 판타지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어레인지한 느낌이다. 여신전생 1에 나온 초반 보스들은 미노타우로스, 메두사 등이 본작에서도 초반 보스로 나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노린 것 같다.

때문에 생각보다 그렇게 큰 위화감은 없고, 퓨전 판타지 배경과 느낌이 나름대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무라이라는 것도 말만 들어보면 왜색이 짙어 보이지만 실제로 작중에 묘사되는 걸 보면 중세 기사에 가깝다. 작중에서 사무라이들이 공식 제복 이외에 갑주 차림에 플레이트 메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거 보면 사무라이란 게 거의 대체 용어다. (여신전생 본가 시리즈로 보자면 메시아교의 나이트에 가깝다)

바로 전작인 진 여신전생 3 녹턴은 3가지 로우 엔딩, 2가지 카오스 엔딩, 뉴트럴 엔딩. 이렇게 엔딩 수만 무려 6개나 있던 것에 비해 본작은 카오스/뉴트럴/로우/화이트맨 등 4개로 줄었다.

게임 진행 중에 선택지에 따라 로우, 카오스 수치가 오르 내려가 루트가 확정되는 건 이전작과 같다.

진 여신전생 1, 2에서는 동료 악마와 같은 동족 악마를 쳐 잡거나 하면 카오스 수치가 올라가기도 해서 메인 스토리의 선택지 미스로 수치 조절에 실패했으면 그런 방식으로 임의 조절이 가능했지만.. 본작은 그런 게 전혀 없이 오로지 특정 상황에서의 선택지에 의해서만 올라가고 내려간다.

카오스 히어로는 월터, 로우 히어로는 요나단, 뉴트럴 루트에서는 이자보가 각각 파트너로 나온다.

다만, 본작은 한 번 어떤 루트로 결정되면 쭉 그걸로 가는 게 아니다. 공통 루트로 시작해서 월터/요나단과 대동하는 것으로 카오스/로우 루트로 한번 갔다가, 화이트맨과 조우한 뒤 각각의 루트가 가진 과거와 미래의 모습으로서 공통 루트를 다시 진행한 다음.. 카오스/뉴트럴/로우로 결론이 나게 하는 방식이다.

카오스는 혁신, 로우는 보수를 추구하다 폭주해서 극단으로 치닫고, 뉴트럴은 신과 악마 사이에 낀 인간들을 구원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미카도국과 도쿄를 넘나들면서 희망의 찬가를 부르며 화합을 이끌어내니, 실로 중립 성향에 최적화되어 있고 다른 루트보다 스토리 밀도가 훨씬 높다. 사실상 이게 본작의 정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조금 허무한 느낌을 주는 로우/카오스와 다르게 뉴트럴은 인간 관점에서 완전무결하게 끝내버리기 때문에 깊은 여운을 안겨주고, 또 엔딩 때 나오는 연출도 압권이다.

이게 차원이동 판타지의 시점에서 보면 정말 교과서적인, 모범적인 마무리다.

(진 여신 1, 2가 로우 루트, 진 여신 3가 카오스 루트였으니 진 여신 4가 뉴트럴 루트인 게 딱 맞다)

메인 퀘스트와 챌린지 퀘스트란 게 있는데 전자는 메인 스토리. 후자는 서브 스토리의 개념에 가깝다.

메인 스토리만 일직선으로 진행하면 좀 볼륨이 작은 것 같지만 서브 스토리가 매우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전체 스토리의 볼륨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신과 악마의 전쟁에 휘말린 인간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각 신화의 전설에 나오는 영적 존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온다.

필드맵에서의 이동은 진 여신전생 3랑 같지만 카메라 시점 변경이 L, R 버튼이라서 좀 불편하다. 이게 PS 계열이었다면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회전시키면 되는 일을 버튼을 눌러 움직여야 하니 익숙해지기 어렵다.

시점이 보기 불편한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본작의 전투는 ‘심볼 인카운터’ 시스템을 체택하고 있어서 페르소나에서 섀도우한테 선공을 날려 전투가 벌어지는 것과 같은데.. 이게 시점 변경 조작기 불편한데다가, 캐릭터가 큼직한 것에 비해 심볼. 즉, 적의 존재는 플레이어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화면 너머의 사각지대에서 툭 튀어나와 달려드니 엄청 불편하다. (새삼스럽지만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월드맵에서는 전체 맵에서 심볼 이동을 해서 심볼 인카운터의 의미가 사라져 그냥 맵상에서 적 심볼과 접촉하면 전투가 벌어진다.

시리즈 전통의 전투 인카운터를 줄이거나 늘려주는 에스토마/리베라마 중에서 후자는 삭제됐고, 전자는 ‘에스토마 소드’라는 스킬로 남았는데.. 문제는 이게 MP가 꽤 많이 든다는 거고, 심볼 인카운터 시스템에 의해 스킬 사용 후 적 심볼을 공격해야 전투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스킬만 써놓고 손 놓고 가만히 있다가 적과 충돌하면 바로 전투 발생이다)

그나마 심볼 인카운터니 필드에 한정해서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는 건 다행이다.

이전작과 달리 세이브 포인트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메뉴창을 열어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그건 매우 편하다.

악마를 소환해서 데리고 다니는데 ‘마그네다이트’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소환/역소환도 아무런 제약이 없어서 좋다.

주인공이 마인이라서 악마는 내 친구! 이게 가능했던 진 여신전생 3 녹턴만 해본 사람이라면 별 감흥이 없겠지만, 악마를 동료로 만들어도 소환하고, 데리고 다니는데 마그네다이트라는 유지비용이 드는 진 여신전생 1, 2를 생각해 보면 정말 메가텐 살기 엄청 좋아진 거다.

맵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오토 맵핑 기능을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중간중간에 앱의 맵에도 지도가 표시되지 않는 악마의 결계에 들어가도, 그렇게 헤매는 일 없이 금방 클리어할 수 있다.

미로 디자인적으로 보면 과연 이게 여신전생 본가 시리즈 맞나? 싶을 정도로 쉽고 단순하게 제작되어 있다.

근데 문제는 미로의 난이도가 아니라 비전투 맵 이동이 불편하다는 거다. 이게 맵의 지역과 지역 사이에 가로막힌 장벽이나 틈 같은 게 너무나 많다.

메인 스토리든, 퀘스트 진행하든 어디에 가서 뭘 하라. 이 메시지가 떠도 해당 지역을 정확하게 일러주는 게 아니라 그 근처의 지역을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데다가, 랜드마크가 따로 없어 어디로 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맵상에 전혀 표시가 되지 않으니 어느 지역에 뭐가 있는지 다 일일이 기억해 놓고 움직여야 한다.

이건 무슨, 보통 RPG로 치면 던전에서 헤매는 게 아니라 마을 안에서 출입구가 어딘지 몰라서 한참 헤매는 문제가 생기는 거다. (특히 시부야 역에 처음 갔을 때 너무 헤매서 머리가 아프다)

거기다 무슨 파이날 판타지마냥 비공정 같은 것도 튀어나오는데.. 문제는 파판의 비공정과 달리 본작의 비공정은 이륙/착륙 포인트가 월드맵의 극히 일부분 밖에 없다.

그래서 원거리를 한번에 이동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지상에서는 닿지 않고 터미널도 개방되어 있지 않은 바다 저편의 땅을 개척한다. 이 정도의 개념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뭔 액션 어드벤처 게임 느낌이라도 내고 싶었던 건지, 필드상에 포인트 지점이 있어 십자 방향키를 이용해 계단이나 환풍구를 타고 올라거가나 구멍 아래로 뛰어 내려 한 번에 한층 아래로 내려가는가 하면 개구멍을 기어 들어가는 등등의 소소한 액션도 집어넣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쓰잘데기 없는 액션 파트 넣을 시간에 맵 디자인 좀 쾌적하게 만들라고. 하다 못해 랜드마크라도 넣던가! 오토 맵핑 기능은 지원하는데 랜드마크는 왜 없어!?)

게임 난이도는 초반부는 엄청 어려운데 비해 후반부는 엄청나게 쉬워서 괴리감이 크게 느껴진다.

초반부는 게임 시작 후 첫 번째 전투에서 떡실신 당해 게임오버 트리를 탈 정도인데 아예 제작사도 그걸 염두해 두고, 2번째 파티 전멸 때부터는 삼도천 이벤트를 통해 난이도 조절 옵션을 지원한다.

전투는 4인 파티 체재로 동료 악마를 최대 3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으며, 요나단, 월터, 이자보 등의 파트너들은 게스트 캐릭터로 참전해 플레이어 파티의 턴이 다 끝나면 그 뒤를 이어 액션을 취한다.

진 여신전생 3 녹턴의 프레스턴을 재도입해 적의 약점을 찌르면 아군의 턴이 늘어나고, 굿 스테이터스인 ‘씨익’ 상태가 새로 생겨서 크리티컬을 터트리거나 약점을 찌르면 일정 확률로 능력치/크리티컬 확률이 상승하고 상태 이상 효과가 치유되며, 아군 전원이 다 씨익 상태가 되면 HP/MP 대량 회복에 상태 이상 치유까지 받게 된다.

전투 화면은 진 여신전생 3와 같은 3D 모델링 캐릭터들이 나와서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 진 여신전생 1, 2와 같이 적 악마의 일러스트가 나온다.

일러스트가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지만 공격시 다양한 이펙트를 집어넣었다. 속성별로 마무리를 지을 때, 예를 들면 화염은 불에 타 없어지고 빙결은 얼음결정이 되어 깨지며, 충격은 세찬 바람에 휘날려 날아가고 전격은 감전되어 사그라드는가 하면 총격은 부풀어 터지고 물리는 뚝 잘리거나, 뻥 차여 날아가는 이펙트가 발생한다.

바로 이전작인 진 여신전생 3 녹턴처럼 3D 모델링 캐릭터를 넣지 않고 악마화가 카네코 카즈마 선생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넣었다는 건 매우 플러스된다.

기본 능력치는 힘, 기, 마, 속, 운. 이렇게 있는데 본래 체의 자리를 기가 대체하고 있다. HP와 MP는 능력치의 상승과 함께 동시에 오르는 게 아니라, 레벨에 따라 오르는 수치가 정해져 있다.

기존 여신전생 시리즈의 플레이 감각으로 하면 물리캐는 힘에 올인하기 마련인데 본작은 그러면 안 된다. 힘이 아닌 기에 올인해야 물리캐가 된다.

그게 본작에서 ‘힘’은 평타 데미지에 영향을 주는데 물리 스킬의 위력과 물리/총격의 위력은 기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힘이 낮아도 기를 높이면 물리 스킬 위력이 엄청 올라간다.

이 게임 후반부의 난이도를 급락시키는 것도, 기 수치에 올인해서 MP 소모 낮고 전체 공격에 크리티컬 확률 높은 ‘회심파’ 같은 것 하나만 마음껏 써도 필드몹을 첫턴에 전멸시키면서 무쌍을 찍을 수 있어서 그렇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필드몹 사냥에 유용한 즉사 계열의 스킬들이 MP소모율에 비해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상태 이상 효과는 기존의 독, 마비, 혼란 이외에 ‘감기’가 새로 추가됐다. 감기는 독과 같이 중독되어 해당 캐릭터의 속도를 떨어트리는데 전염 효과가 있어서 치료를 안 하고 방치해 두면 동료들에게 옮는다. 거기에 ‘악화’라는 패시브 스킬을 사용하면 감기 걸린 표적의 HP를 1로 떨어트릴 수 있다.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상태 이상 ‘공포’에 걸린 표적을 즉사시크는 스킬과 같다고 보면 된다.

레벨 올리기는 꽤 쉬운 편이다.

일단 경험치를 5만 단위씩 주는 소비형 아이템도 있고, 전투 중에 악마와 대화를 하면 그게 성공하든, 실패하든, 돈을 뜯어내는 것이든 뭐든 상관없이 경험치를 배수로 늘려줘서 매 턴마다 가능한 한 모든 대화를 시도하면서 전투를 장시간 끌고 가 이기면 막대한 경험치가 들어온다.

버로우즈 앱에서 펀드(돈 뜯어내기), 트레이드(아이템 받아내기), 네고시에이션(무사 퇴각), 잡담(프레스턴 줄이기), 자선(악마에게 회복 받기), 대화 경험치 부스터(대화 경험치 상승), D통역(다크계 악마와 대화 가능) 등의 부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악마의 성향이나 만월의 상태 유무에 따라 대화가 불가능한 이전작에 비해 본작에는 대화 시도 자체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대화의 기본 기능인 스카웃은 악마를 동료로 얻는 것으로, 플레이 팁은 마석은 엄청 쉽게 얻을 수 있으니 마석 달라고 하면 무조건 주고 들어주기 좀 힘든 요구를 할 때는 ‘얼버무리기’를 선택해 악마를 속여서 넘어가는 거다.

악마의 요구 조건은 보통, 2번 정도만 연속으로 들어준 다음 3번째로 요구를 해올 때 ‘딱 자른다’로 스카웃을 끝내면 고확률로 동료로 들어온다. (물론 여기서 화내며 공격해오거나, 그 시점에서 받을 거 다 받아먹고 튀는 애들도 있다)

대화의 성공 유무가 악마의 성향, 종족에 상관없이 좀 복불복 경향이 커서 운 좋으면 한 번에 되고, 운 나쁘면 이 놈이 어거지를 부려서 튕기는데.. 결과가 그래도 과정 자체는 패턴과 리액션이 다양해서 깨알 같은 재미가 있다.

적 파티를 한 마리 남겨 놓고 전멸시키면 일정 확률로 그 남은 악마 한 마리가 목숨을 구걸하며 동료 악마/돈 지불/아이템 지불/즉각 처분의 선택지가 뜨게 만든다던가, 갑자기 이 놈이 아는 척 하면서 대화 시도 한 번 없이 무작정 동료로 들어오는가 하면 충격 계열의 스킬에 당해 파티에서 강제 이탈해 미아 상태가 됐다가 그 이후의 몇 번의 전투 이후 다시 파티로 돌아와 재합류하는 것 등등 소소한 이벤트가 많다.

스톡에 있는 악마도 경험치의 일부를 받는데 페르소나로 치면 하이 그로우나 미들 그로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로우 그로우 수준까지는 돼서 폭랩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킬 언락할 정도의 레벨업은 할 수 있다. (그로우 시리즈는 스톡 안에 있는 페르소나(악마)도 전투 경험치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장비다)

레벨업을 하면 HP, MP, 상태 이상을 전부 회복하기 때문에 레벨 노가다가 한층 편해졌다.

문제는 레벨 올리기 쉬운 것에 비해 돈을 벌기는 너무나 어렵다는 거다. 화폐 개념도 이전작과 같은 마카인데 여신전생 본가와 외전을 통틀어서 가장 마카벌기가 어렵게 디자인되어 있다.

단순히 전투를 해서 적을 쓰러트리면 마카를 입수하는 게 아니라.. 필드 곳곳에 있는 유물을 입수해 상점에 가서 감정을 받아 돈으로 받는 걸 수입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유물의 가치는 별로 등급이 매겨지는데 리젠 기능이 있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원되어 여러번 입수할 수 있지만, 등급이 높은 건 잘 리젠이 안 된다.

그 이외의 돈벌이 방법은 퀘스트 보상과 동료로 한 악마를 전투 중에 만나서 대화-스카웃을 하면 랜덤으로 마카를 공짜로 받거나, 시바브/백마비침/바인드 보이스 같은 결박 계열의 기술이나 아이템을 사용해 적을 마비 상태에 빠트린 다음 대화-펀드로 돈을 뜯어내야 한다. (적이 마비 상태면 펀드는 전부 성공해 최대치까지 뽑아낼 수 있다. 반대로 적이 멀쩡할 때 펀드를 걸 때 지나치게 돈을 뜯어내면 턴이 모조리 소멸하고 돈을 뜯긴 적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돈은 벌기 어려운데 지출해야 할 곳은 많다. 소비형 아이템이야 전투에서 드랍이 되거나, 악마가 레벨업을 하거나, 동료 악마의 동족 악마 대화, 악마 스카웃, 악마 트레이드 등으로 얻을 수 있는 반면.. 무기와 방어구는 퀘스트 보상품말고는 전부 직접 구입해야 하는데 이게 엄청 비싸다.

하지만 장비 교체는 둘째치고 악마전서의 악마 소환 비용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 전서 비용을 줄이는 앱을 최대치(50% DC)까지 얻어도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어 있다.

기존작과 달리 플레이어 캐릭터가 전투 중에 사망해도 동료 악마들은 계속 싸울 수 있지만, 파티가 전멸하면 알짤 없이 게임오버 당하는데 이때 삼도천에 가서 카론에게 뇌물을 바치면 전멸당하기 직전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 뇌물이 게임 코인이나 마카를 바치는 것이라 컨티뉴조차 돈이 든다. 이때 줘야 할 마카가 기본 자금을 초과하면 빚으로 남고, 부활한 다음에 갚아야 한다. 부활한 직후 또 죽어서 삼도천에 가면 컨티뉴 기회도 받지 못한 채 끝난다.

근데 이 문제를 해결한 방법이 DLC란 거다. 앱 포인트, 경험치, 돈 등 꼭 필요한데 쉽게 얻을 수 없는 걸 DLC 전용 퀘스트로 풀어놔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경험치, 앱 포인트야 둘째치고 마카는 진짜 상술의 극치인데 제작사의 DLC 만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본작은 역대 시리즈를 통틀어 악마의 수가 가장 많지만 DLC를 지르지 않으면 악마전서를 100% 채울 수 없게 되어 있다.

4대 천사를 DLC를 구입해야 챌린지 퀘스트 클리어 후 합체가 해금되기 때문에 일반판만 플레이해서는 전서 100%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영걸’, ‘시귀’ 종족의 악마 다수는 합체 사고로 랜덤하게 만들어지는 관계로 악마전서를 채우기 위해 만드는 것도 상당한 노가다를 요구하고 있다.

페르소나 시리즈 전통의 강캐인 ‘요시츠네’ 같은 경우도 본작에서는 합체 사고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엔딩 보기 직전까지 구경도 못해보는 일이 허다하다.

악마합체는 이전작의 제물 합체는 사라졌지만, 검색 합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합체 조건을 검색할 수 있고 여기에 특수합체를 지원하는데 재료로 필요한 악마는 다 기본 셋팅되어 있고 소환비용만 지불하면 한 번에 완성이 가능하다. 그래서 더 이상 악마 합체로 헤매는 일이 없어졌다.

단, 합체가 해금되야 목록에 뜨고, 재료에 해당하는 악마를 얻어서 전서에 기록되야 한 번에 소환이 가능하다.

스토리상 국가 영적 방어 병기라고 해서 일본 고대신들이 메인 스토리에 많이 나오지만, 시리즈 전통에 따라서 신, 악마 진영으로 나뉘어 최종 결전이 벌어지는 건 이전과 같다.

악마 일러스트가 진 여신전생 1~3을 전부 계승한 게 아니라, 데빌 서머너 시리즈와 섞어 놨다. 그래서 호박바지 미소년 왕인 오베론이 풍뎅이 투구 쓴 할아버지, 금발벽안의 미녀 티타니아가 악취미적인 나비 가면을 쓴 아줌마로 나온다. (이 일러스트는 데빌 서머너 시절의 것이다)

일본신 중에 스토리상 보스급으로 나온 캐릭터들은 전부 디자인을 새로 했는데 특촬물에 나올 법한 변신 히어로처럼 그려진 반면, 4대 천사와 리리스, 루시퍼 등 주요 천사, 악마들은 특촬물의 외계인처럼 나온다.

특히 4대 천사, 리리스, 루시퍼의 디자인은 정말 최악이라서 게임 플레이 의욕을 엄청나게 떨어트린다. 확실히 애네들 생긴 거 보면 끝판왕으로 보고 쳐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루시퍼는 마왕님의 카리스마 따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스펀지밥에 나오는 징징이가 됐다)

이번 작에서 아군 최강의 악마는 시바, 비슈느, 마라의 인도 신화 3인조다.

이전작과 달리 본작은 물리 공격 기술을 HP가 아닌 MP로 소모하기 때문에, MP가 오링난 다음에 평타로 싸워야 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라서 내성 좋고 피통 높고 힘 센 악마가 갑인 것이다.

거기다 적 악마들의 공격이 유난히 물리 기술들이 강해서 물리/총 내성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해서 그렇다.

본작에선 ‘플레로마’라고 해서 부스트 효과의 오토 기능이 있고 일반 플레로마, 기가 플레로마를 2개 다 넣어 더블 부스트 효과를 볼 수도 있는데 MP 오링 현상이 잦다 보니 공격 특화가 비효율적이 됐다. 속전속결로 때려잡는 것보다 길게 버티면서 때려잡아야 한다.

한 번 쓰러트린 적의 내성은 전부 표시되지 않고, 공격한 것만 내성 표시로 뜨는데.. 해당 악마를 스카웃하거나 합체로 한 번이라도 만들면 내성 표시가 전부 된다. 이런 방법 이외의 것으로는 버로우즈 앱에서 ‘데빌 애널라이즈’ 앱을 구입해야 볼 수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동료 악마의 스킬 슬롯을 확장시키거나, 동료 악마의 능력치 상승, 이동 시 HP/MP 자동 회복, 자동 전투 시 적의 약점을 공격 등의 기타 보조 기능도 버로우즈 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동료 악마는 스킬 경량화 앱을 구입해서 스킬 소비 수치를 1씩 줄여서 최대 4를 줄일 수 있는 반면, 플레이어 캐릭터는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대신 동료 악마가 레벨업을 할 때 랜덤으로 동료 악마가 가진 스킬을 자유롭게 전수받을 수 있다. 같은 스킬을 가지고 있으면 효과가 중첩되어 +가 붙으며 강화되지만 물리 공격, 마법에 한정되어 있다. 플레로마 시리즈와 내성 시리즈 같은 자동 발동 효과 스킬을 전수 받을 수 없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내성은 오로지 장비를 사서 메꿔야 된다. 장비 슬롯은 머리, 상반신, 하반신, 악세서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머리는 MP. 하반신은 스테이터스. 상반신은 HP와 내성에 영향을 준다.

장비 착용 시 플레이어 캐릭터 스킨이 변경되니 어찌 보면 룩딸 기능도 있긴 한데 솔직히 내성의 강점과 약점이 분명히 나뉘어져 있어서 울며겨자먹기로 선택을 해야 하고, 장비 가격에 비해 능력치가 크게 상승하는 건 아니라서 생각보다 장비 체크에 소흘하게 된다. (엔딩 볼 때까지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장비로 버틸 수도 있다)

그 이외에 자잘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게임 특성상 NDS의 3D 기능을 쓸 만한 곳이 전혀 없고 NDS 펜을 사용하는 게 게임상에 딱 세 번. 그것도 그냥 특정 이름하고 번호 입력하는 게 전부라서 NDS의 부가 기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NDS 펜을 정말 다방면으로 잘 사용하게 만들었던 페르소나 Q랑 비교된다)

결론은 평작. 정말 오랜만에 나온 본가 시리즈의 최신작이라서 시리즈 팬으로서 엄청 반갑고,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느낌이 신선하며 뉴트럴 루트의 밀도가 높아서 본작만의 오리지날리티도 있는데.. 악마전서 100% 만들기나 마카벌이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DLC를 사야 할 수 있게 만든 상술의 극치와 길찾기 거지같은 월드맵, 불편한 조작성, 주역 악마들의 비호감 디자인 등 플레이 의욕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많아서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클리어 데이터를 로드해 2회차를 시작하면, 악마전서 같이 자동으로 이월되는 데이타 이외에 레벨, 마카, 장비 등 전부 가지고 오는 걸 신생. 자동 이월 데이타만 가지고 다시 시작하는 환생으로 나뉘어져 있다.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선택해서 2회차를 개시할 수 있으며, 2회차 때부터 추가 가능한 퀘스트도 다수 존재한다. 또 2회차 때는 난이도 옵션에서 '상급자' 난이도도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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