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크림존 2017년 구 홈페이지 자료 복원


200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초부터 정말 악재가 마구 마구 터져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해 쓰러질 지경으로 어디서 복 좀 많이 받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새해다 보니 뭔가 특별한 리뷰를 한번 써보고 싶다. 그동안 정말 써보고 싶었는데 쓰지 못한 그런 리뷰 말이다. 제정과 환경 상 쓰지 못한 리뷰. 어지간한 건 다 구하서 쓸 수 있지만, 특정 콘솔 기기의 게임 같은 경우는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세가 세턴'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세턴은 플레이스테이션과 차별화된 게임이 많은데 이 중에는 명작도 있지만 반대로 졸작도 있고 그 수준이 정말 극단적이라서, 졸작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사실 옛날에 아는 사람이 그냥 본체와 패드만 달랑 남아서 전혀 쓰질 않아 방치해 둔 고물 세턴을 받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 속된 말로 졸라게 게임을 구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파워 메모리 접합 부분이 잘못된 건지 램팩이 먹히질 않아서 폐기했다.

그리고 올해 신년. 우연히 중고 거래 장터를 보다가 그레이 세턴 셋트을 50000원 정도에 파는 걸 발견했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수중에 있는 돈을 전부 다 털어 직거래를 통해 샀는데. 수은 전지가 고장이 나 세턴 본체 세이브는 안 되지만, 파워 메모리 세이브는 잘 되는 좀 어쩡쩡한 고물 세턴이었다.

아무튼 그거라도 어디냐 하는 생각에 구입 완료. 당장 집으로 달려와서 그동안 위니와 나우누리, 천리안 등으로 줄기차게 받아온 자료들을 신나게 굽고 본래 가지고 있던 게임을 마구 정리하다가 첫 번째 리뷰는 뭘로 할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답이 바로 나오지 않는가?

세턴 하면 바로 이 게임이다. 이 게임을 모른다면 세턴의 흥망성쇠를 논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게임은 바로 그 유명한..




(사진자료 출저 : 일본 웹 서핑)

데스크림존!!!!!


그렇다. 데스크림존이다. 이 게임이야말로 세턴의 마지막을 장식한, 종언을 고한, 아마겟돈을 불러 온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전설의 게임을 빼놓고 세턴의 흥망성쇠를 논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굳이 어떤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게임 역사를 통틀어 만인이 인정하는 최강의 쿠소 게임은 '데스크림존'과 '소드 오브 소단'의 양대 산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은 저 두 게임을 직접 해본 나로서는, 일단 데스크림존이 몇 배나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실로 대단한 경지며 그 어떤 게임도 감히 범접할 수 없다.

사실 난 데스크림존을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었고 단지 유명하고 또 괴악해서 일본에서 배용준이 욘 사마라고 불리듯 데스크림존은 데스 사마라고 불릴 정도의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데스크림존을 직접 구해서 해본 그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우선 내가 받은 그 충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일단 이 게임은 1996년에 32비트 게임기인 세가 세턴으로, 버추얼 캅이 막을 연 차세대 가정용 건슈팅 게임 제 2호라는 점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절대 8비트 게임기용 게임이 아니란 말이다. 컴퓨터 도스용 데모 게임은 더욱 더 아니다.

그것이 바로 데스크림존의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데스크림존의 세계로 빠져보자.

언제나 누누히 말하지만 리뷰에 쓰인 사진은 직접 캡춰한 거다. 고물 세턴의 AV단자를 TV수신카드로 연결해 온에어 TV 프로그램을 통해 졸라게 찍고 포토샵으로 이미지 크기와 용량을 수정해 열나게 정리를 한 것이다 란 긴 설명을 앞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다른 곳으로 무단 복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단은 시작 전의 세가 로고를 보면 알겠지만 이건 분명히, 분명히 32비트 게임기 세가 세턴으로 나온 소프트다. 그 점을 분명히 염두해두어야 한다.


띠디디~ 띠디~(x2)

뭔가 좀 사람 기운빠지게 하는 음악과 함께 기분나뿐 얼굴 조각상이 나오는, 제작사 에콜의 로고. 뭔가 여기서부터 불길한 예감이 감돈다.


팜팜팜~ 바라바라밤밤~(x2)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로고의 BGM이 사뭇 다른 느낌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물론 그걸 음악으로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아무튼 이게 바로 타이틀 장면이다. 타이틀 화면을 장식한 저 몬스터는 마치 춤이라도 출 것 같지만 실제로 춤을 추지는 않고, 단지 저 데스란 글자에 걸린 괴물의 손이 까딱거릴 뿐이다.



키에에에에엑!!!!


일단은 이 녀석이 이 작품의 최종 보스인 '데스노스비스'인 것 같은데. 디자인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기도 전에 갑자기 포효를 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일단 난 미술에 잼병이다. 그러니 데스비스노스의 저 디자인에 대한 허와 실을 파악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는 없다.

단지.. 단지..


저게 과연 폴리곤인가?



라는 의문이 남을 뿐이다.


제작 스텝이 달랑 다섯 명이다 보니 풍문에 의하면 나레이션을 사장이 직접 녹음했다고 하는데. 아무튼 중우한 나레이션이 깔리면서 주인공 컴배트 에치젠에 대한 소개를 하기 시작한다.

본명 에치젠 코우스케. 코드 네임 컴배트 에치젠. 나이 29. 사이즈 181cm 70kg.

일단은 여기까지는 정상이었다.

그런데 이 다음에..


처음 봤을 때 과연 주인공이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폴리곤 캐릭터의 디자인 퀄리티적인 측면에서..


데스비스노스보다 더 하잖아!


하지만 일단은 1인칭 건슈팅 게임이다 보니 주인공의 모습이 이때 이후로 거의 나오질 않아서 저 디자인 문제를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데스크림존! 아니 사장의 나레이션을 통해 현지의 발음을 배워보자면..


데스크리무존~



실사를 바탕으로 한 오프닝 시작.


두구두구두구 피융피융!

데니, 그렉 살아있냐?

위에서 온다 조심해!



라는 음성과 효과음이 나오는 걸로 보면 전쟁 분위기를 그럴 듯하게 표현했다. 물론 포연탄우는커녕 적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게 좀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에치젠의 목소리가 좀 거시기한 것도 그냥 넘어갈 수는 있다. 왜냐하면 전문 성우를 쓴 것 이니라 제작 스텝이 직접 육성을 맡았기 때문이다.


뭐야 이 계단은?


..이란 대사와 함께 유적지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한국 아동 영화의 단골 촬영 장소

인 폐건물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이 다음이 바로 그 유명한..


이왕이니, 난 이 빨간 문을 선택하겠어.


데스크림존 이야기를 할 때 결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18번 대사는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사실 저걸 처음 봤을 때 정말 고민한 게 저 문이 어딜봐서 빨간문이란 거지?였는데 가만히 보니까, 문 위에 빨간색 점인지 눈 같은 게 달려 있었다.


이것이 바로 이 게임 설정상 최강의 무기인, 진화를 하는 총 데스크림존!


이리하여 에치젠 코우스케는 크림존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지금 데스노스비스가 퍼트린 몬스터가 에치젠을 습격한다...



대충 이런 나레이션과 함께 오프닝 끝!

다 보고 난 감상은..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요점이 뭔가 굉장히 고민을 했다. 만약 우리나라 국회의 모 정당의 시점에서 보면 이왕이니, 난 빨간 문을 선택하겠어 라니! 에치젠은 완전 반동이다 지금 당장 안기부로 보내서 고문시켜라!! 라고 하겠지만 일단은 그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고 돈 먹는 개 돼지들이니까 일단 제쳐두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억지로 이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장르가 건슈팅게임이니까 스토리에 깊이 파고들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냥 건슈팅 자체를 즐기면 된다!


일단은 하이 스코어도 있는 걸로 봐서, 기본적인 건 지킨 듯 싶은데..


메뉴 화면을 본 순간 약간 탈력. 옵션을 바라는 건 사치였다. 멀티 플레이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1,2스테이지를 고르는 게 전부. 두 개를 다 깨면 나중에 3스테이지가 나오려는 모양이다.

한 가지 궁금한 건 저 메뉴의 우측에 있는 건 도대체 뭐지? 뭔가 부리를 보면 조류에 속하는 것 같은데. 닭인지, 백조인지, 오리인지, 학인지, 뱀인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아무래도 이건 내가 견문이 좁아서 그런 걸까?


아무튼 나우 로딩. 로딩 자체는 그리 길지 않다. 그게 유일한 장점!


시작. 긴장감 없는 BGM과 함께 시작. 총알은 총 6발. 쉽게 말해 6연발. 크리스탈은 에너지. 좌측의 숫자 1은 라이프. 객관적으로 보면 빡센 난이도를 암시하는 무언의 포스가 느껴진다.

일단 이 게임은 건슈팅 게임으로 세턴용 버추얼 건 대응 소프트다. 32비트 가정용 게임기 최초로 건슈팅을 이식된 것으로 버추얼 건 동봉인 버추어 캅에 이어 2번째로 나온 게임이다.

하지만 내가 작년에 데스크림존 OX 리뷰를 쓸 때도 안 사람이 있겠지만..


나한테 버추얼 건 같은 건 없다.


결론은 버추얼 건으로 건슈팅을 즐길 수는 없다는 말. 이번에도 역시 조이패드로 건슈팅을 하게 됐다.

...

버추얼 건도 못 쓰는 건슈팅 플레이는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미 그런 비참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PC용 '하우스 오브 데드 1,2'를 마우스로 끝차까지 가고 드림캐스트용 '데스크림존 OX'를 조이패드로 라스트 보스전까지 치뤘으며, 초딩 때 XT 컴퓨터로 타이토에서 만든 '오페레이션 울프'를 키보드로 플레이 했단 말이다!


아름다운 CG.. 란 설명이 뒷문구에 있다고 하는데. 이게 어딜봐서 아름다운 CG인 거지? 아니 그보다 이거 CG가 맞긴 한 거야? 모르겠다. 내 전공은 건축 디자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저 건물이, 건물 같이 보이지 않는 느낌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한단 말인가!?


게임 오버. 컨티뉴 수가 1회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 게임을 시작한 후 이렇게 처음으로 죽는데 걸린 시간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시계를 옆에 두고 시간을 재본 결과 정확히..


11초 걸렸다.


패미콤용 스페랑카에 비해서는 무려 수초 더 걸렸지만, 이 작품이 건슈팅 게임이란 점을 감안해 볼 때 11초는 지나치게 짧다. 샷 버튼과 리로드 버튼이 뭔지 알 수가 없어서 그걸 확인하는 사이에 죽어 버린 것이다.

일단 저기서 알 수 있는 시스템은 왜 버추어 캅 같은 걸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목표물에 스코프 시스템에 따라 일종의 과녁이 생기는데. 화면상에 나온 스코프는..


내가 적을 쏜 게 아니라, 적이 날 공격한 걸 의미한다.


처음부터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는데 문제는 그거 하나 뿐이 아니다. 보통 건 슈팅 게임. 아니 심지어는 드림캐스트로 나온 데스크림존 OX에서도 적에게 한 대 맞으면 아주 잠시 동안 무적 시간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한 대 맞아도..


무적 시간이 없다.


이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적에게 연타로 때리면 다 맞아야 된다.


쉽게 말을 하자면 화면 상에 나오는 적이 세 마리 이상이면 그대로 죽은 목숨이란 사실. 그러니까 건슈팅 사상 최초의 단시간 게임 오버 11초 기록을 달성할 수 있던 것이다.


다시 게임을 시작하고 확인을 해본 결과. 일단 총알은 한번에 6방이 나가고 리로드를 하는 형식으로, 총알은 무제한이다.


민간인 등장. 일단 역할은 인질. 건슈팅 게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본 요소를 충실히 지켰다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가지 그 어디에 가던 저 복장에,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가지고 나오는 게 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본 현지 내에서는 '사토'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친근감있게 부르는 걸로 봐서 꽤나 인기가 좋은 캐릭터인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저 녀석은 이 작품 전체를 통틀어 2번째로 강한 적(?)이다!



컴배트 슈츠를 입은 적들이 등장. 인간형 적은 저런 놈들 뿐인데. 보통 건슈팅 게

임에서는 적이 기습을 하던 정면에서 등장을 하든 간에 움직이는 모습이 나오지만 이 게임은 그런 게 없다. 저 녀석들이 등장은 무려..


1프레임이다.


그러니까 등장할 때 특정 자세를 취하거나 의외의 장소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느 순간 갑자기 화면상에 슝하고 나타나는 것이다.

데스크림존으로 한방 쏴주면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며 사라지는데. 사실 저런 연출 같은 경우. 기존의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타이토에서 만든 횡 스크롤 액션 게임인 '슈퍼맨'을 할 때 적을 퍽퍽 치면 갑자기 원자분해되어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연출이 있고, '미드나이트 레지스탕스'란 게임에서는 적을 총으로 쏴죽이면 그냥 사라진다.

그러니 굳이 딴지를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포즈에 좀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건 다 떠나서..


중력의 법칙. 아니 내 나름대로의 어록에 따르자면 빅리그스러운 이 설정은 대체 뭐란 말인가? 지금 이 상황이 컴배트 슈츠를 입은 인간형 적들이 갑자기 허공에, 하나도 아닌 세 명이 동시에 슝하고 나타나 주인공을 공격하려다 역으로 당한 장면이다.



물론 적은 인간 전투원 뿐만이 아니다. 오프닝에서 포효하던 데스노스비스가 보낸 듯한 몬스터로 추정되는 애들은 따로 있다. 일단 1스테이지에 나오는 녀석들을 꼽자면 저 공처럼 생긴 몬스터와 박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이 녀석들은 총알을 쏜다거나 몸통 박치기를 해서 공격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스코프가 맞춰지면서 타격을 입힌다.


가끔 화면 상에 나오는 히트 업! 저걸 쏴서 맞추면 크레디트가 1개 증가한다. 이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이 게임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컨티뉴 수가 1개 뿐이고 옵션이란 것 자체가 없어서 그런 걸 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스크림존 OX가 진짜 난이도가 훨씬 쉽고 조작성 또한 훨씬 좋아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일단 이 게임의 가장 큰 적은 사실 몬스터나 보스가 아니라 바로 저..


인질이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인질이 화면 상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게다가 움직임 자체가 앞서 말했지만, 별도의 준비 동작 없이 바로 튀어 나오기 때문에 오인 사격을 할 확률이 높다.

오인 사격을 하면..


오우 노~


라는 음성과 함께 라이프 게이지가 하나 줄어든다. 그래서 진짜 적보다 이런 놈이 훨씬 위험하단 것이다. 적이 공격을 할 때면 스코프가 딱 나와서 그 전에 미리 쏴 죽일 수 있지만, 인질은 그런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저 복장이나 얼굴. CG 자체가 용서가 안 되는 것도 있는데, 저거에 비해서는 앞에서 데스노스비스와 에치젠 CG 구리다고 딴지 걸던 나 자신이 어쩐지 부끄럽게 느껴진다.


사토의 대활약과 화면 상에 나온 각기 다른 몬스터에게 삼연타를 맞으니 바로 사망. 별 수 없다. 이건 진짜 조이패드의 한계다. 버추얼 건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1스테이지는 여기서 끝! 도저히 보스전까지 돌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컨티뉴라도 무한이었다면 근성을 가지고 도전을 했을 텐데. 이건 너무 빡세단 말이다;ㅅ;


일단 컨티뉴는 포기하고 다시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 스테이지 2 돌입!


이번 배경은 아마도 밀림으로 추정되는 곳. 나오는 적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기묘하게 생긴 몬스터들이다. 적어도 1스테이지 보다는 신경을 써서 만든 듯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 녀석들은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움직이기는 하기 때문이다.

일단 그것까지는 별 불만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다. 이 게임에서는 사토 말고 또 다른 인질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데스크림존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 게임의 명물로 꼽는 건 사실 사토가 아니라 바로..


날다람쥐다.


...

아무리 미물이라고 해도 어째서 저렇게 부끄러운 포즈를 적나라게 나타낸 건지 잘모르겠지만 말이다.

저 포즈에 그만 화가나 총으로 빵 쐈더니 갑자기..


오우 노~


라는 음성과 함께 라이프 게이지가 줄어 든다. 뭐라고 할까, 사토와는 다른 의미의 충격을 받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모 동인녀 후배가 그 말을 듣고 '그거 참 쏴버리고 싶어지는데요' 냅다 말을 했을 정도다.

...

그래. 나도 솔직히 쏘고 싶다. 쏘고 싶은데. 저 녀석은 인질이라고! 진행을 위해서는 결코 쏠 수가 없다.


이 바닥은 지옥이야!


어쩐지 몬스터가 마구 등장해 쉴 세 없이 패드를 조종하며 총알을 마구 쏘고 재장전하는 걸 반복. 순식간에 5000점이 넘으면서 6000점을 바라볼 때쯤. 텅 빈 화면을 보니 어쩐지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샷과 리로드를 반복해서 특별히 동체 시력이 좋다던가 사격 솜씨가 뛰어난 건 아니다.


하지만 결국 게임오버를 당해 버렸다. 이것이 한계다. 소드 오브 소단까지는 비기를 통해 몇 시간 동안 잡은 끝에 엔딩까지 볼 수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데스크림존의 난이도는 절대 범접할 수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이 게임이 게임라인을 통해 처음 소개 됐을 때 거기 기획 페이지를 봐도 담당 기자가 1스테이지 중간도 채가지 못하고 게임을 접은 전력이 쓰여 있을 정도다.

하물며 기자도 아닌 일개 게이머에 불과한 이 내가, 보스전까지 갈 수 있을리는 만무!

버추얼 건도 없이 조이패드로 했으니 더욱 그렇다. 나도 솔직한 심정으론 보스를 보고 싶었다. 날라차기를 하면 맞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땅에 착지한 순간 갑자기 히트되서 라이프 게이지가 줄어 드는 1스테이지 보스 후라이드리드 라던가 에콜 분수는 물론이요 오프닝에서 포효하던 데스노스비스가 보고 싶었단 말이다!

난 거의 모든 게임을 내가 다 직접 해보고 일지를 쓴다. 소드 오브 소단도 에뮬레이터의 퀵 세이브 로드 비기를 사용해 엔딩까지 다 봤단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이것만큼은 진짜 어렵다. 난생 처음 다른 게이머를 동원해서 엔딩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주위에 데스크림존을 좋게 보는 사람은 없을 뿐더러, 그러한 게임의 대가가 전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접어야 했다.

일단은 여기서 리뷰는 끝!

결론은..


안녕, 난 데스크림존이라고 해.

전 세계에서는 날, 데스 사마라고 불러.



...

전설. 전설이다. 그 전설에 부끄럽지 않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 이 게임을 직접 해보면 소드 오브 소단과 양대 산맥으로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직접 구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데스크림존 하나를 해보려고 돈을 다 털어 새턴을 구입할 정도의 삐뚤어진 열의를 가진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 플레이 일지 후기 *

 
명불허전(名不虛傳)


오랜만에 사자성어를 섰다. 아무튼 쉽게 말을 하자면 과연 듣던데로 대단한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이 게임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려 있는데, 비판하는 사람이 엄청 많지만 찬사하는 사람이 경이적으로 더 많다는 말이 이제야 좀 실감이 난다.

데스크림존은 분명 1996년에 32비트 게임기인 세가 세턴에 건콘 대응으로 나온 두 번째 작품이란 게임 역사의 위치에 걸맞지 않게 그 퀄리티가 엄청 낮다. 그것은 객관적인 평가로 현실적인 관점에서 본 것으로 분명히 옳다. 옳은 소리다.

하지만 말이다. 복잡하고 디테일하게 생각을 하면 이 게임이 아주 나쁜 게임은 아니다. 예산이 졸라게 많고 시간도 넉넉한데 막상 꺼내놓고 보면 즐 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 세상에서, 정말 적은 수의 인원이 저예산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게임도 있다는 말이다. 에콜이 개발을 시작하며 발표한 구두의 전문을 보면 그게 절실히 느껴진다.

본문이 워낙 잘 알려진 글이라 딱히 옮겨오기는 좀 그렇지만, 거기에 나온 글에 대한 내나름대로의 감상을 적어 보고 싶다. 이번에는 좀 길 게 쓸 것 같으니. 장문의 글을 읽기가 좀 버거운 사람은 나중에 천천히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세가세턴에서 전설이 된 데스크림존.

데스크림존은 존재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이대로 무한의 어둠에 묻힌 게 아니라 이미 밝은 세상에 나왔다.

1996년 여름, 에콜 스텝의 비장의 각오로 만든 그 게임.

기재, 정보, 인재. 부족한 모든 것을 정신력으로 보충하여 사장을 포함해 단 다섯 명의 스텝이 모여서 만든 그 게임.

그것이 모여 만들어진 완성품은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코 좋지는 못했다. 돈을 받고 파는 물건이니 거기에 따른 비난은 감수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아픈 가슴으로, 웃으며 보고 있을 필요는 없다.

비난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게 정상적인 애정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이, 데스크림존이란 이름이 비록 오명이라고 해도. 8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 꾸준히 기억되고 있다.

미디어 매체의 생명은 기억으로 직관된다. 즉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작품의 생명력은 영원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데스크림존은 승리했다. 영원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데스크림존을 직접 보지도, 플레이 해보지도 못한 사람조차 쿠소 게임하면 반드시 언급

을 한다. 일본 현지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제 아무리 유명한 게임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 이름 또한 서서히 잊혀지기 마련이다. 몇 백만 장을 판 게임들은 시리즈화되어 꾸준히 나오면서도 사람들은 새 시리즈에 관심을 가질 뿐. 지나간 옛 게임에 대해서는 잊어 버린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데스크림존은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데스크림존의 전설은 결코 오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점과 단점은 한 글자 차이. 사물로 비유를 하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다. 데스크림존의 전설 역시 장단점이 존재하며. 난 그 장점을 명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름 잊지 않겠다.


영원하라, 데스크림존이여!!!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일단은 지금까지 데스크림존을 다룬 인터넷 웹 사이트나 게임잡지가 전부 하나 같이 망해 버려서, 일종의 행운의 편지와 같은 데스크림존 괴담이 떠돌고 있기는 하지만 난 그런 거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걸 쓴 난 잡지 기자도, 웹 사이트 운영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난 단지 작은 홈페이지를 돌리는 일개 백수일 뿐이다!

...

아무튼 이만 마치겠다.

다음 이 시간에 또 볼 수 있으려나.



덧글

  • 센프 2015/01/11 23:53 # 답글

    저 놀라운 그래픽을 구현해내기 위해 현지 로케까지 불사했다는!!!!
  • 잠뿌리 2015/01/14 00:04 #

    어떤 의미로 컬쳐쇼크란 말이 어울리는 그래픽이었지요 ㅎ
  • 블랙하트 2015/01/12 07:57 # 답글

    게임의 음성 담당은 제작 스텝이 아니라 전문 성우인 '세이지로(せいじろう)'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The King of Fighters 2003과 The King of Fighters XIII 에서는 빌리 칸의 성우.
  • 잠뿌리 2015/01/14 00:05 #

    저 리뷰를 쓸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스텝이 더빙까지 맡았다는 풍문을 철썩 같이 믿었지요.
  • 잉절미 2015/01/12 09:26 # 답글

    오오 데스사마 오오
  • 잠뿌리 2015/01/14 00:05 #

    지금도 '사마'를 붙일 만한 위대한 게임이지요.
  • 그런것 2015/01/29 01:16 # 답글

    이 게임은 처음에 나오는 몬스터의 '키에에에에엑'하는 외침을 포함해서 내레이션, 주인공, 대니와 그랙, 적몬스터와 인질까지 전부 한명의 성우(세이지로)가 녹음했다고 합니다.
  • 잠뿌리 2015/01/29 15:39 #

    한 명이 다 녹음하다니.; 게임 개발에서 있어 거의 스텝진에 가까운 일을 했네요.
  • 랩퍼투혼 2018/10/08 12:14 # 답글

    쎄가의 느낌

    하오데 / 버추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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