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금 우리 학교는 (2009) 2020년 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7235&page=14

2009년에 주동근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130화로 완결한 좀비 만화. 19금 웹툰으로 성인 인증을 해야 볼 수 있다.

내용은 효산시에 있는 효산 고등학교에서 과학 교사 이병찬이 남몰래 좀비 바이러스를 연구하다가, 감염자가 발생해 학교 안이 좀비로 가득차면서 혼돈의 도가니가 된 가운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구조를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베스트 도전작 출신이라 연재 초반부에서는 배경과 컬러링 부분에서 약간 아마추어 느낌이 남아 있지만, 100화 넘게 연재를 쭉 하면서 작화 퀼리티가 조금씩 상승하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작중 인물을 실사풍으로 그리고, 내용이나 연출적인 부분도 크게 과장하는 일이 없어서 리얼하게 다가온다. 작가 본인만의 고유한 그림체가 자리 잡혀 있다.

근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복사 컷을 많이 써서 같은 그림 복사+붙여넣기를 하면서 대사만 다르게 한다거나, 전반적으로 작중 인물들이 정면을 바라보는 시점이 자주 나와 구도가 너무 단순하다.

컷 구성이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정해진 규격에 맞춰 나눠 놓았기 때문에 웹툰 특유의 보는 느낌은 좀 약한 편이다.

스토리는 학교 배경의 좀비물로 특이한 발상을 하기 보다는 정통을 추구했다.

좀비 바이러스 발생 후 세상이 좀비들로 가득 차고, 살아남은 자들이 은신처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다가 정신적 공황과 내부 분열로 인해 결속이 깨지고, 결국 은신처를 떠나 살기 위한 최후의 시도를 강행한다.

딱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 시리즈 같은 클래식한 좀비물로 왕도를 추구했다.

보통, 요즘 좀비물하면 인간들이 총화기로 무장해 좀비들을 토벌하는 걸 생각하겠지만.. 본래 초대 좀비물은 좀비 VS 인간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인간이 좀비로부터 살아남는 서바이벌의 성격이 더 강했다.

때문에 이 작품도 생존자들이 좀비들과 맞서 싸우기 보다는, 좀비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왕도를 따른 것 답게 사실 좀비에 대한 위협보다 내부 분열이 더 큰 위기를 불러오며,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게 묘사되기도 한다.

작중에 주인공 일행이 방송실을 은신처로 삼아 좀비의 위협에서 벗어나도, 일행들의 결속을 깨트리는 내부의 적인 이나연과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외부의 적 윤귀남을 등장시키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갖은 고생을 다할 때, 학교 밖에서는 형사의 시점으로 좀비로 인해 초토화된 도시를 보여주면서 좀비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진하게 우려냈다.

그러면서 또 현실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좀비들과 싸울 때 취한 무장만 해도 그렇다. 골판지로 팔토시 만들어 차고 대걸레 자루 깎아서 창을 만들어 싸우며, 작중 학교에 있는 무기 중 가장 화력이 높은 건 양궁부 부원이 쏘는 활이다.

무장도 그렇고 아이들 전투력도 크게 과장된 게 없다. 일본의 모 학교 좀비 만화였다면 알몸에 에이프런 하나 걸치고 바스트 모핑 매트릭스 액션으로 총탄을 피하며 일본도 한 자루로 좀비를 도륙냈을 텐데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좀비물의 왕도를 충실히 지키고 거기서 한 치도 어긋나는 일이 없어서 작가가 가진 좀비물에 대한 애정, 이해, 연구의 깊이가 느껴진다.

그래서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탄탄하지만, 문제는 진행 속도가 엄청 느리다는 거다. 분명 스토리 전개상 쓸데없는 내용이 들어간 일은 없지만 압축 효율이 좋지 못하다.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130화중에서 114화까지가 학교에서 벌어진 5일 동안의 이야기다.

114화가 올라온 현실의 연재 기간은 약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작중의 시간은 단 5일 밖에 안 지나서 무슨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나마 본작이 완결된 지금 첫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한 번에 정주행해서 보면 작중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도 보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한창 연재될 당시에 일주일에 한 번 올라오는 걸 본방 사수하듯 챙겨 봤다면 굼벵이를 삶아먹은 듯한 진행 속도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일체의 사도적인 시도를 배제하고 좀비의 왕도로 승부를 본 작품으로, 작가의 좀비물에 대한 애정, 연구, 이해도가 높아서 스토리가 탄탄하고, 작가 고유의 실사형 그림체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정도면 한국 웹툰의 대표 좀비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덧글

  • 2014/12/12 22: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nga 2014/12/12 23:39 # 답글

    후속작도 전개가 상당히 느리더군요
  • 라라 2014/12/14 14:02 # 답글

    영화로 만들기엔 어때 보이시나요?
  • 잠뿌리 2014/12/15 11:55 # 답글

    비공개/ 아마도 그건 후속작이 그럴 겁니다. 본작은 그래도 연재 2년 동안 5일의 시간이 지났거든요 ㅎㅎ

    nenga/ 후속작은 아직 보지 못했는데 듣기에는 이 작품보다 시간 흘러가는 게 2배 더 느려졌다고 하더군요.

    라라/ 영화로 만들기 적합한 것 같습니다. 패션왕 같은 것 보다 차라리 이걸 영화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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