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3/VITA/PS4] 아키바스트립 2(アキバズトリップ 2.2013) 2020년 PS VITA 게임




2013년에 어콰이어에서 PS3, PS VITA, PS4용으로 만든 아키바스트립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PS4용은 2014년에 나왔다)

내용은 레어 피규어를 준다는 말에 낚여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다가 마해자라 불리는 하급 흡혈귀로 개조당할 뻔한 나나시가 원조 흡혈귀 시즈쿠에게 구출되지만 그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죽을 뻔 했다가 시즈쿠와 피의 계약을 맺고 그녀의 권속이 되어 아키바 자경단 동료들과 함께 아키바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마해자들을 때려잡는 이야기다.

이 게임은 2011년에 어콰이어가 PSP용으로 만든 탈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아키바스트립의 후속작이다. 정식 제목이 아키바‘즈 트립이지만 스트립을 연상시키는 언어유희로 상대의 옷을 벗겨 제압하는 스트립 액션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본작 고유의 시스템을 상징하는 말이다.

3D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사실 맵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전투를 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단순하게 진행되는 관계로 그 어떤 퍼즐적인 요소도 없다. (그래서 대체 점프 기능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

게임 플레이 타임은 사실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 약 2시간 이내에 클리어할 수 있다. 그만큼 메인 퀘스트의 분량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플레이하면 1회차 클리어 타임이 10시간이 넘어가는 이유는 서브 퀘스트 클리어 시간을 포함해서 그렇다.

서브 퀘스트는 수십 가지가 나오고 클리어 기간이 한정되어 있어 메인 퀘스트 진행 전에 의뢰가 언락되는데로 제깍제깍 받아서 깨야 한다.

메인 스토리의 공통 분기가 약 7:3의 비율을 차지하고 나머지 3이 공략하고 있는 캐릭터의 개별 루트다. 문제는 전 캐릭터 공략을 목표로 했을 때 7의 비율을 가진 공통 루트를 계속 반복해서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좀 질린다는 점이다.

거기다 공략 캐릭터 네 명 중에 시온을 제외한 다른 세 명(시즈쿠, 린, 토코)는 최종 전투 루트가 또 다른 공통 루트로 적용돼서 반복의 체감이 높다.

시온 루트가 그나마 다른 캐릭터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는 건 개별 루트가 완전 독자적으로 진행돼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각 공략 캐릭터는 노멀 엔딩, 굿 엔딩을 가지고 있는데.. 노멀 엔딩은 해당 캐릭터의 개별 루트로 돌입한 뒤 호감도가 오르지 않는 선택을 계속하면 나오고, 굿 엔딩은 반대로 개별 루트 돌입 후에도 호감도를 계속 올리면 나온다.

굿엔딩은 엔딩 CG도 한 컷 나오고 해당 캐릭터와 무사히 잘 맺어진 결말이 나온 반면 노멀 엔딩은 그런 거 없이 두 사람의 관계가 흐지브지되서 썰렁하게 끝난다.

보통은, 굿엔딩만 다 보는 게 좋은데.. 각 엔딩에 따라 클리어 특전으로 주어지는 장비들이 약간 다르고, 엔딩을 본 뒤 다시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면 배경 화면에 아키바 거리를 지켜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하나 둘씩 추가되고 총 8개의 엔딩을 전부 다 봐야 타이틀 화면도 완성되는 관계로 완벽한 클리어를 바란다면 클리어 노가다를 해야 한다.

전 엔딩 달성 특전은 ‘투명 모드’의 추가로 보너스 기능에서 투명 모드를 켜면 게임상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가 주연조연엑스트라 가릴 것 없이 전부 속옷만 입고 돌아다닌다.

이 8개의 엔딩 이외에 여동생 엔딩도 노멀엔딩과 굿엔딩이 따로 존재하는데 개별 엔딩은 아니고 서브 스토리의 엔딩에 가깝다.

아쉽게도 모그라의 금발벽안 메이드 카티는 공략 대상이 아니며 서브 히로인조차 되지 못해 개별 스토리가 전혀 없다. 그래도 메인 퀘스트 이외의 진행 부분에서는 파트너로 데리고 다닐 수 있다.

파트너는 아지트에서 대기하고 있는 여자 캐릭터들로 공략 캐릭터 4인 이외에 여동생과 카티까지 총 6중에서 한 명을 고를 수 있다.

CPU가 조종하는 보조 캐릭터로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면서 전투 발생시 함께 싸워준다. 이때 유니존 스트립이라고 해서 게이지가 어느 정도 찼을 때 지정된 버튼을 눌러 합체기를 시전할 수도 있다.

근데 파트너의 기본 A.I가 많이 떨어져서 유니존 스트립 쓸 때를 제외하면 큰 도움은 안 된다. 협력 공격을 기대하기 이전에 플레이어의 콤보를 끊어먹거나,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내구력까지 약해서 총알받이로도 쓰기 힘들다.

파트너도 옷이 다 탈의 당하면 쓰러지는데 일시적인 퇴장으로,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옷 다 입고 복귀한다.

서브 퀘스트는 종류가 수십 개가 넘어가서 메인 퀘스트보다 볼륨이 더 크다.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시작해 아이돌 그룹을 상대로 한 48명 스트립 무쌍, 아키바역에서 호객 행위를 해서 강매하는 걸로 악명이 자자한 에우리안와의 사투, 하츠네 미쿠 코스프레한 아줌마 격퇴, 중2코이의 다크 플레임 마스터, 사왕진안 물리치기, 외국인에게 길 안내해주기, 아키바 내 명소 촬영 등등 종류도 다양하고 잔재미가 많아서 메인 퀘스트보다 더 괜찮았다.

서브 퀘스트와 별개로 기간 제한이 없는 이벤트들로 경찰에게 시비를 걸어 싸우다 패배하면 체포당해 벌금을 내고 풀려난다거나, 사채업자한테 돈을 빌리면 이후에 수금업자가 찾아와 전투가 벌어지는가 하면 가게 전단지를 모으는 것도 있다.

게임 배경은 일본의 전자 상가 거리인 아키하바라로 실존하는 지역과 지명을 게임 배경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게 이야기만 들어보면 되게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면 정말 별거 없다.

아키바하바라에 자주 가본 사람이 아니라면 공감하고 몰입할 만한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걸 한국 쪽으로 예로 들면 용산 스트립이라고 해서 용산 거리를 게임 무대로 재현해도 외국 사람이 하면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와 전광판, 라디로에서 흘러나오는 광고 소리 등 거리의 소음은 잘 재현했는데 필드 BGM이 일절 없어서 귀가 즐겁지는 않다.

BGM이 나오는 건 메인 퀘스트 진행할 때랑 전투 돌입 때 정도 밖에 없다.

오픈 월드도 아니라서 자유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다.

가게 재현률도 그저 가게 이름과 간판, 위치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고 그 안의 내용물에 관한 묘사의 밀도는 낮은 편이다.

거의 대부분의 가게가 무기, 옷, 아이템을 파는 곳으로 나오고 메이드 카페는 음식을 먹거나 유치한 퀴즈를 푸는 이벤트성 가게로 나와서 상상 이상으로 자유도가 떨어진다.

이 작품이 보장하는 단 하나의 자유는, 지나가는 일반 시민을 공격해 탈의시킬 수 있다는 것 정도다. 물론 본래 목적은 마해자 퇴치지만 말이다.

사실 마해자로 위장한 시민은 어플리케이션으로 봤을 때 모습이 흐릿하게 비추는 것으로 정체가 드러나고, 대화를 시도했을 때 즉각 선택지가 나오면서 반응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지는 않다.

밀치기 버튼을 눌러 지나가는 사람을 건드리면 바로 도망을 치거나, 혹은 발끈하면서 자세를 잡고 전투 모드로 들어가는 게 기본이다.

자동이든, 수동이든 타겟팅 설정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공격 방향과 카메라 시점이 따로 노는 경우가 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다.

적들의 A.I도 쓸데없이 좋아서 머릿수를 앞세운 포위 공격이 기본 베이스라 게임 난이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무자비하게 어려워진다.

다만, 탈의를 기본으로 한 액션 스타일이 신선하고, 타격감인 꽤 좋은 편이며 공격 모션과 스트립 리액션이 생각보다 다양하다.

스트립 리액션은 탈의하는 순간의 연출로 특정한 장비를 장착해 탈의 기술을 변경할 수 있다. 투기장에서 배틀에 승리해 등급을 올릴 때마다 비전서를 하나씩 주는데 그걸 장착하면 탈의할 때의 모션이 달라진다.

이 비전서 종류가 꽤 다양하고 모션도 재미있는 것이 많아서 전투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그렇지만 이것도 전 엔딩 달성을 위해 반복 노가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지루한 걸 커버칠 수가 없게 된다)

투기장에서의 승리는 비전서 이외에 상금도 주어지며, 메인이든 서브든 퀘스트 때 버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아 돈 노가다는 투기장에서 해야 한다.

한 번 투기장에서 우승을 하면 다시 도전할 수 없어서 투기장에서 우승해 최종 상금까지 받은 뒤, 다시 리셋해서 처음부터 시작해 투기장 클리어를 반복해야 한다.

리셋 기능은 아키바하라 역에 가서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일종의 강제 종료인데 세이브 하고 끝내는 것이라 다시 시작할 때 그 데이터를 로드하면 리셋하기 전의 상태를 이어 받을 수 있어서 노가다가 가능한 것이다.

무기는 한손 검, 양손 검, 둔기, 격투 등 네 가지 타입이 있어 공격 방식과 기술이 전혀 다르고, 탈의 판정을 받는 파츠는 머리, 몸, 다리 등 3군데다.

기본 공격의 판정은 노멀 난이도 이상에서는 상단, 중단, 하단 판정으로 각각 머리, 몸, 다리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지 난이도에서는 공격 판정이 상중하 3곳 동시에 적용된다)

각 파츠에는 내구력이 있어서 내구력을 초과하는 공격을 받으면 옷이 찢기며 자연 탈의하고, 그 전에 탈의를 시도하면 직접 벗겨낼 수 있다.

탈의는 공격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손을 뻗어 잡는 모션을 취하는데 각 버튼에 따라 벗길 수 있는 부위가 다르다.

한 번 옷을 벗기면 콤보가 발동해서 화면에 표시되는 순서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연쇄 탈의가 가능하다. 다만, 한 번에 수십 명씩 벗길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정한 수를 지나면 고유의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때 포즈 버튼을 타이밍에 맞게 눌러야 한다.

서너 명의 적을 탈의시킨 후 속옷 차림이 된 놈들이 빛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고 주인공이 전대물 포즈를 취하는 게 처음 봤을 때는 웃겼는데 계속 보다 보면 좀 지겹다. (근데 스킵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모든 무기와 옷에는 공격력과 방어력이 있고 그걸 올리기 위해서는 강화가 필요하다. 모그라에 있는 여동생에게 장비 합성을 의뢰해 돈을 주고 다른 장비를 합쳐 해당 장비의 수치를 높이는 것이다.

강화 시스템이 보통 그렇지만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노가다 플레이에 일조하고 있다. 같은 타입의 장비를 합성해야 수치가 온전히 다 오른다.

모그라에서는 쌍둥이 형제의 동생 쪽인 유우토에게 히로인들의 호감도를 체크 받을 수 있는데 수치가 직접 뜨는 것도 아니고, 나오는 대사도 다 한결 같아서 별 도움은 안 된다. 그냥 립서비스 수준이다.

그 밖에 모그라 내에 있는 오락기에서 광역 공격을 기본으로 하는 스트프리 디펜스 게임과 린을 조종해 장애물을 뛰어넘고 달리는 런 게임을 할 수 있다.

시스템 부분에서 쾌적한 건 전체 맵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 전체 맵에서 원하는 곳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길을 헤맬 염려가 없다는 거다.

메인 퀘스트가 진행되는 지역은 노란색, 서브 퀘스트가 진행되는 지역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알아보기 쉽다.

옷을 탈의 당해 게임 오버를 당해도 해당 맵에 진입하기 바로 직전에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컨티뉴하기도 매우 편하다.

메시지 스킵이나 선택지를 고를 때 호감도 오르는 게 표시되는 건 1회차 클리어 후 2회차 때부터 가능한 것인데, 처음부터 쓸 수 없는 건 좀 아쉽지만 쓰기 시작하면 한층 편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2회차부터는 주인공 스킨을 바꿀 수 있는데 이게 전 캐릭터 대상이라서 커스터마이징의 잔재미가 있다. 무기, 복장 이외에 속옷과 걸음걸이도 장비칸이 따로 있어서 신사력을 뽐내며 다양한 리액션을 즐길 수 있다.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편한 게 많지만 VITA판에 한정해서 최적화가 잘 안 되어 있어서 화면상에 캐릭터가 잔뜩 나오는 집단 전투씬에서는 약간 버벅거린다.

특정 걷기 모션을 장착해 움직일 때도 그런 일이 좀 있고 로딩까지 길어서 약간 불편한 구석이 있다.

정발판의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번역률 자체는 좋고 ‘포츠리’라고 하는 SNS대화록도 한글화가 잘 되어 있어 대사 보는 재미가 있지만, 로딩 때 나오는 아키바 광고는 전혀 번역이 되어 있지 않아서 일본어로 나오는 게 좀 아쉽다. (100%에 도달하기 0.2% 부족한 느낌이랄까)

결론은 평작. 게임을 탄탄하게 잘 만들었다기 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을 기반으로 삼아 모에와 오타쿠 요소를 응집시켜 대놓고 만든 B급 게임으로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쾌적한 것에 비해 전투 밸런스가 좋지 못해 고난이도 플레이가 짜증을 유발하고 스토리 볼륨이 너무 작아서 깊이 파고드는 맛은 없지만, B급 감성 충만한 센스와 매니악함을 통해서 소소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일어판이 정식 발매된 뒤 한글판이 나중에 나온 것이라, 앞서 나와 재고로 쌓인 일어판이 덤핑 판매된 적이 있다. 이렇게 된 작품이 은근히 있는데 ‘드래곤 크라운’ 같은 경우도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그런데 한글화는 되게 활발하게 진행되어 있어서 PS3, PS VITA에 이어 PS4판까지 다 한글화됐다. PS2로 나온 갓 오브 워 1, 2는 다 한글화됐는데 PS3, PS VITA로 나온 갓 오브 워 합본판은 한글화되지 않은 거랑 비교하면 정성이 갸륵하다.

덧붙여 이 작품의 PS3/PS VITA 초회 한정판은 OST, 팬픽 만화 포함에 블로그 감상 당첨 이벤트로 남성용 사각팬티를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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