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빙하의 추적 (Prisoner of Ice.1995)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5년에 인포그램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원제는 ‘얼음 속의 죄수’. 한국판 제목은 ‘빙하의 추적’이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100% 한글화되어 출시됐다.

내용은 세계 2차 대전 시대인 1937년에 미군 잠수함 빅토리아호가 남극해에서 독일 나치의 비밀 기지에 보관된 일급기밀 상자를 탈취하는 폴라리스 작전을 감행해 목표를 완수하고 상자를 화물로 싣지만 적의 기뢰에 당해 화물실에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상자 안에 봉인되어 있던 괴생명체가 풀려나 함장을 죽이고 승무원의 생명의 위협을 하자 라이안 중위가 함장 대리가 되어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인포그램에서 1993년에 만든 ‘혜성의 그림자’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주인공 존 파커, 악의 마법사 나라카무스 등의 존재 등 약간의 연결 고리가 등장한다.

전작이 러브 크래프트 신화를 충실히 반영한 게임인 반면 본작은 첩보물에 가깝게 변해서 미군 중위 라이안이 외우주 사신들의 힘을 얻어 세계 정복을 꿈꾸는 나치 장교 디트리히를 저지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전작의 주인공 존 파커가 남긴 단서를 찾아가면서 영국군 내의 스파이를 밝혀내고, 태양열 디스크를 이용해 시간여행을 하는 등 첩보+SF물에 배경의 근간에 씨털후(크툴후)가 관여되어 있다는 설정을 넣어 러브 크래프트 신화를 살짝 끼얹은 느낌이다.

전작은 그래도 요그 소토스, 크툴후, 데이곤 등 나올 만한 애들은 다 나온 반면 본작에서는 촉수만 잠깐 보이고, 그 이외의 장면에서는 얼음 속의 노예만 나온다.

심지어 자사의 또 다른 러브 크래프트 신화 기반의 게임인 ‘어둠 속의 나홀로’ 시리즈보다도 러브 크래프트의 색체가 옅다.

게임 조작 방법은 마우스 하나로 다 해결되는데 마우스 왼쪽 버튼으로 선택/대화, 오른쪽 버튼으로 확대해서 보기를 지원하고, 화면 상단으로 마우스 커서를 옮기면 인벤토리 슬롯이 나와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전작보다 엄청나게 편해졌다.

배경은 2D인데 등장인물은 3D 랜더링으로 나오고 이벤트 때 나오는 CG는 또 애니메이션풍인데 과거 회상씬에 나오는 그림은 컨셉 아트풍의 일러스트라서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

음성 지원도 해서 한국판의 경우, 음성도 전부 한글로 더빙됐다. 다만, 더빙 퀄리티는 그리 높지 않아서 성우들이 국어책 읽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당시 미국 원판의 영어 더빙을 베이스로 하려고 했던 건지, 상황은 긴박하게 흘러가는데 라이안의 더빙은 너무 차분해서 윳크리스럽다. (느긋하게 가자고!)

애초에 대사 자체도 뭔가 사람이 대화하는 것 같지가 않고 문장을 읽는 것 같이 나온다. ‘있어, 있소, 있네.’ 이런 말을 좀 쓰다가도 ‘있다. 그렇다. 생각한다’ 이렇게 독백하듯이 다다다로 대사를 끝내니 정말 무미건조하다.

게임 플레이 난이도도 전작보다 훨씬 쉬워졌다. 전작은 게임 오버 포인트가 상당히 많지만 본작은 상당히 적고, 게임 오버 당해도 자동 세이브된 파일 ‘JOKER’를 로드하면 죽기 바로 직전의 상황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는 구조고, 얼음 속의 노예가 근접해 있거나 혹은 나치 병사의 위협을 당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제한이 없어서 조금 막힌다고 해도 충분히 생각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

작중에 나오는 유일한 퍼즐은 초반에 잠수함에서 끊어진 배선을 잇는 퍼즐이다. 전기 이동 경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눈짐작으로 배선을 이어야 하기 때문에 좀 난해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전작의 해골 그림 조각 맞추기 퍼즐보다는 훨씬 쉽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엔딩은 두 종류다. ‘시간의 여행자’를 고르면 과거로 돌아와 라이안과 재회하고, ‘그럴 사람이 아닌데’를 고르면 그대로 소멸된다.

근데 어떤 엔딩을 고르던 간에 파극을 예고하는 결말로 끝나서 멀티 엔딩인 게 큰 의미가 없다.

결론은 미묘. 전작의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개선됐고 난이도도 내려가서 접근성이 높아졌으며, 정식 한글화에 음성 더빙까지 돼서 게임 환경은 쾌적해서 독립적인 타이틀로 보면 평타는 치는데, 러브 크래프트 게임 관점에서 보면 그 특유의 어둡고 비밀스러운 코즈믹 호러를 구현하기 보단 2차 세계 대전 배경의 SF 첩보물에 가까워서 좀 기대에 어긋나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러브 크래프트 신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번역한 듯 오기가 난무한다. 근데 한글 음성이 더빙되어 있어 그 오기를 있는 그대로 읽는 게 압박이다.

본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주문명이 ‘카 나마 프탄 씨털후’인데 작중 인물들이 서로 다른 한글 음성으로 너도 나도 씨털후, 씨털후 외치는 걸 듣고 있으면 크툴후가 빡쳐서 르뤼에에서 튀어 나올 것만 같다. (씨털후도 하나로 이어서 발음하지 않고 씨~터~루~이렇게 일부러 끊어서 대사를 날린다)

덧붙여 이 게임은 1997년에 콘솔로도 이식됐는데 북미에서 발매한 게 아니라 일본판 독점으로 세턴,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이식됐다. 일본판은 일어 텍스트에 영문 음성이며, 세턴판은 넷마우스를 지원했다.



덧글

  • 블랙하트 2014/11/22 17:30 # 답글

    동서게임채널에서 영문판이 '얼음속의 비밀'로 먼저 나오고 나중에 LG소프트에서 한글판이 '빙하의 추적'이 추가 발매되었습니다.

    오역의 사례로 자주 나오는 '함교(Bridge)' -> '다리' 번역이 이 게임 한글화에 있었죠.
  • 먹통XKim 2014/11/23 23:46 #

    2가지 다 정품으로 소장 중이죠 ㅜ ㅜ...

    동서에서 나온 걸 나오자마자 당시 2만 4천원인가 주고 사서 해보다가...막혀서; 어딘가에 봉인했더니만 엘지에서 한글화.
  • 먹통XKim 2014/11/23 23:46 # 답글

    그런데 문제는 엘지 한국어판

    성우를 뭐 직원을 썼는지 ㅡ ㅡ..연기 한번 지지리도 못하더군요

    여간호사 비명지를때 어? ㅡ ㅡ+
  • 잠뿌리 2014/11/24 17:53 # 답글

    블랙하트/ 그 오역을 한글 대사로 더빙을 해서 더 헷갈렸습니다. 자네는 다리로 가서 합류하게 이러는데 잠수함 내에 다리가 어딘지..

    먹통XKim/ 한글 더빙 안한 것 만 못한 수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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