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황제를 찾아서(Les Manley In Search For The King.1990)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90년에 ‘테스트 드라이버’, ‘하드볼’, ‘스타 컨트롤’ 시리즈로 유명한 Accolade에서 아미가,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뉴욕에 있는 폴링 TV 방송국에서 간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다가 ‘누구든 엘비스 프레슬리의 실제 사진을 구해오면 백만달러를 주겠다’는 공모전을 개최하기로 해서 방송국에서 직급이 낮아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는 잡일만 하던 ‘레스 맨리’가 방송국 사장의 미인 비서 ‘스텔라 하트’의 호감을 얻기 위해 거기에 응모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 이 게임은 시에라의 간판 성인 어드벤처 게임인 ‘레저 슈트 래리’ 시리즈를 모방한 게임이다. 그래서 주인공 자체가 루저에 너드 속성을 가진 잉여 캐릭터인데 이상하게 여자가 많이 꼬이며, 작중에 나온 여자들은 90년대 기준의 섹시한 미녀들이 실사풍으로 디자인되어 클로즈업된다. (거기다 이름도 래리와 레스라서 뭔가 노린 것 같다)

하지만 스타일을 모방한 거지 내용을 표절을 한 것은 아니라서 섹시 미녀들의 등장은 눈요기 거리가 될 뿐이고, 실제로 떡치는 걸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그렇다고 로맨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히로인의 호감을 사는 게 모험의 동기지만 최종 목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을 찍는 것이라서 엄연히 다르다. 게임상에서도 사실 라스베가스 리조트 근처의 사막에서 전화 통화를 해서 대화를 나누는 게 히로인 등장의 전부다.

여자는 나오는데 떡과 로맨스가 없어서 레저 슈트 래리 시리즈와 지향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서 거기서 차별화됐다.

이 작품의 목적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을 찾는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사후의 이야기고, 방송국에서 개최한 공모전이 사실 실패를 전제로 삼고 홍보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라서 주인공 레스 맨리가 불가능에 도전하는 거다.

그래서 사실 진짜 엘비스 프레슬리를 찾는 게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가 생전에 남긴 그의 상징들인 선글라스, 기타, 화이트 슈트, 스카프 등을 입수하고 체형도 그와 똑같이 만들어서 짝퉁 엘비스 프레슬리가 되어 어떻게든 사진을 만들어내 공모전에서 우승하는 게 최종 목표다.

라디오 방송국에 있는 뉴욕 시내와 서커스, 라스베가스 리조트, 그레이스 랜드(엘비스 프레슬리의 집)까지 두루두루 돌아다녀야 한다.

그런데 어드벤처 게임이란 걸 감안해도 좀 말도 안 되는 전개가 속출해서 일반 상식을 갖고 접하면 안 되는 점이 있다.

예를 들면 서커스에서 얻을 수 있는 소인 ‘헬무트’는 동료이자 필수 아이템의 역할을 하는데, 헬무트를 얻는 조건이 방송국 로비에서 자고 있는 경비병의 꿈을 본 다음, 그 꿈을 가져가서 헬무트에게 건네주고 헬무트를 물건으로서 집어야 한다. (즉, look in dream, get dream, get dream with helmut의 명령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길을 막고 있는 서커스 암사자의 시선을 돌리는데 필요한 게 고기가 아니라 팝콘이란 점도 좀 황당했다.

하지만 제일 황당한 건 뉴욕에서 라스베가스로 넘어가는 방법이다. 근력 측정기의 벨 위에 서 있으면 망치질 한 방에 하늘 높이 날아간다. TV 방송국 맞은 편에 버스 정류장이 멀쩡하게 있는데 서커스에서 이동하는 거니 이 부분은 진짜 헤매는 사람이 많았을 것 같다.

게임 힌트 같은 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맨 땅에 헤딩하면서 머리를 쥐어 짜내야 진행할 수 있는 건 절대 바람직한 게 아니다. 힌트 없는 어드벤처 게임은 문제가 크다.

주인공 레스 맨리 같은 경우, 설정과 생긴 것만 보면 코미디언이 따로 없는데 독백이나 리액션이 전혀 웃기지 않고 너무 건조한 느낌을 줘서 매력이 떨어진다.

애초에 배경과 상황이 유머러스해도 캐릭터와 내용이 안 웃기는 것이다.

스토리에서 그나마 나은 건 엔딩 부분이다.

작중의 여정을 통해 짝퉁 엘비스 프레슬리가 되었지만, ‘진짜’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을 찍는데 성공한 엔딩 연출은 상당히 좋았다.

게임 조작 방법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 마우스는 형식상 넣은 거나 마찬가지고, 실제로는 키보드로 모든 작업을 다 해야 한다.

루카스 아츠의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 아니라, 시에라사의 타이핑 입력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특정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야 한다.

잠긴 문은 Open door로 꼬박고박 열어주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Press button 등을 타이핑쳐 실행해야 한다. 아이템을 입수할 때 앞에 Get를 붙여야 하고 말이다.

게임 내에서 입수한 아이템은 인벤토리창이 따로 없어 바로 확인할 수 없고, ‘Look 아이템명’을 타이핑쳐야 해당 아이템의 스킨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나온다.

화면 좌측 상단에 있는 포인트가 게임 내에서 한 어떤 행동에 따라 상승하는데 사실 500점 만점을 받지 않아도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지장은 없다.

자잘한 게 불편한 점이 좀 있는데 시야가 좁게 나오는 씬이 짜증을 유발한다. 라스베가스 리조트의 호텔방에서 아이템을 얻는 씬인데.. 화장실이나 기둥 같이 화면을 가린 커튼 사이에 감춰져 보이지 않는 문에 서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쉽게 말하자면 화면상에 기둥이나 벽에 가려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명령어를 입력해 필수 아이템을 입수하는 것이라서 사전에 미리 알고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공략본을 안 보고 플레이하는 걸 전제로 하면 굉장히 불편한 거다.

그리고 한 번 넘어간 지역은 다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뭔가 아이템을 하나라도 놓치면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서 빡센 구석이 있다.

앞에서 이 게임은 힌트 같은 건 거의 안 나온다고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지역 되돌아가기가 안 되고, 필수 아이템이 없으면 계속 게임 오버가 되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수밖에 없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예를 들어 엔딩을 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상징물 이외에 그의 체형을 재현하기 위해 바나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똥배가 나오게 해야 하는데.. 여기서 필요한 땅콩버터는 게임 처음 시작할 때 레스 맨리의 사무실 서랍에 있는 도시락을 입수해야 한다.

또 서커스에서 집시한테 4번 점을 본 후, 집시를 터치했다가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 때 도마뱀을 터치해 부활 카드를 손에 넣어야 엔딩 직전에 사용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 그것도 없으면 무조건 게임오버행이다.

그리고 라스베가스 리조트 근처의 사막에서 스텔라 하트에게 전화를 걸어야 되는 씬에서는, 목말라 죽는 게임 오버 포인트가 나오는데.. 그걸 피해가는 방법이 게임 시작할 때 레스 맨리의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수통을 입수해 방송국 중앙홀에 있는 정수기에서 물을 채워 넣고 지역을 넘어갔을 때 Drink Water 명령어를 입력해 마셔야 산다.

같은 지역의 일이라면 시간 경과 개념이 없고, 타이밍을 요구하는 이벤트도 몇 번이고 방을 왔다 갔다 하면 계속 이벤트가 발생해 깜빡 하고 넘어가도 다시 할 수 있는데 유독 지역 이동의 룰이 엄격해서 게임 난이도를 상승시킨다.

결론은 평작. 레저 슈트 래리 시리즈의 모방작으로 출발했으나 섹스어필보다 모험에 중점을 두어 차별화를 이뤘고 엘비스 프레슬리를 키워드로 한 소재가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그걸 풀어내는 과정에서 힌트를 전혀 주지 않는 채 황당한 행동을 요구하며,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져 재미가 반감된 작품이다. 엔딩 하나만 건질 만 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1992년에 정식 후속작이 나왔다. 후속작의 제목은 로스트 인 L.A인데 한국에서는 황제를 찾아서2로 알려져 있다. (근데 후속작은 황제가 아니라 친구를 찾는 내용이다)



덧글

  • 블랙하트 2014/11/14 15:52 # 답글

    게임 시작한 곳에 있는 전화에 Use Phone 명령어를 사용하면 10점(...)을 얻게 되면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Use? Use??? Hey...tihs ain't just another Half Dome game!"

    게임에서 Use 명령어를 사용가능한것이 저거 하나뿐인데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들에서 쓰잘때기 없는 행동들로 자잘한 점수를 얻는 걸 비꼬는 거죠. (하지만 이 게임도...)

    참고로 Half Dome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요세미티국립공원에 있는 화강암 돔을 의미하는데 Sierra라는 회사명이 산이름에서 따온거라 그런식으로 표현한듯 합니다.
  • 잠뿌리 2014/11/19 23:09 # 답글

    블랙하트/ 그 메시지는 봤는데 무슨 뜻인지 처음에 이해를 못했습니다. 래리 짭 느낌도 그렇고 시에라 게임을 따라가고 있는데 실은 세이라 디스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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