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키스우드 (2010) 2020년 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169082&page=4

2010년에 안성호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총 34화로 완결한 판타지 만화. 한국 콘텐츠 진흥원 기획만화 창작 지원작이다.

내용은 인류 최후의 산림 보호 구역인 ‘공존’을 제외하고 인간이 사는 마을은 산업화의 극에 이르러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척박한 땅이 됐는데, 조카와 단 둘이 살던 설씨의 집에서만 식물을 키워서 마을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던 중 조카가 방을 얻어 집을 떠나고 설씨 혼자 남아 있다가 원인모를 화재에 휘말려 두 눈을 다치고 의식마저 끊겼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의식의 저편에 있는 ‘언덕’이란 곳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연대가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인류가 자연을 상당 부분 소실한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로 추정되는데 그렇다고 장르가 SF인 것은 아니다.

의식의 저편인 언덕에서 깨어난 설씨가, 언덕을 탈출해 본래 세계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으며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판타지 모험물에 가깝다.

일단, 이 작품은 작화 밀도가 굉장히 높은데 특히 배경의 디테일과 퀼리티는 지금까지 나온 한국 웹툰 중에서 정말 손에 꼽을 만큼 대단하다.

숲, 나무, 사막, 설원 등 자연 풍경 묘사가 게임 컨셉 아트나 일러스트집을 연상시키는데 그런 그림이 한 두 번 나오는 게 아니라, 기본 배경으로 깔려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작화 밀도를 유지하면서 단 한 번도 흔들리는 법이 없어 안정성까지 갖추었다.

단순히 배경만 잘 그리고 컬러링만 좋은 것이 아니라 화면 구성과 연출도 훌륭하다.

심지어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고 오로지 그림만 나오는 화가 하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 연결이 자연스럽고 단번에 이해가 된다. 대사 하나 없이도 그림만 가지고서 내용 전달이 가능한 경지에 이른 것이다.

주간 연재로 이만한 퀼리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운 일인데, 이 정도면 진짜 연재가 늦어지고 마감이 펑크나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경배할 것 같다.

혹자는 이 작품을 웹툰계의 ‘아바타’라고 부르는데 이 작품이 가진 압도적인 비주얼 퀼리티는 그렇게 불려도 손색이 없다.

스토리와 캐릭터도 그림 못지않게 좋다.

우선 이야기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고, 대사나 설명 같은 텍스트도 꼭 필요한 것만 넣어서 가독성이 매우 좋다.

언덕이라는 본작만의 환상 세계가 나와서 세계관 설명은 필연적인데 그것도 장문의 대사로 구구절절 늘어놓는 게 아니라, 단 한 화만에 캐릭터 나레이션과 관련 그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언덕의 설정 자체도 꽤 참신하게 다가온다. 현세에서 버려진 나무가 의식의 저편에서 자라나 숲을 이룬 곳으로, 숲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넘어와 무아의 노예가 되어 일하거나 숲의 저주를 받는데 반대로 숲을 아낀 사람은 식물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이다.

소드 앤 소서리(검과 마법), 그리고 드래곤, 엘프, 드워프, 오크 등으로 고착화 된 판타지 장르가 그동안 쭉 잊고 있었던 표현과 발상의 자유와 가능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끔 해준다.

설씨 일행의 탈출기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언덕의 주인 무아와 그녀의 추종자들이 추격해 와서 곳곳에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그 과정에서 나온 캐릭터들의 갈등 관계와 심리 묘사도 돋보인다. 캐릭터 운용도 상당히 잘해서 공기 비중 같은 건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다 했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 단연 최고라고 할 만한 캐릭터는 의외로 주인공 설씨가 아닌 본작의 끝판 대장인 ‘무아’다. 악당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와의 갈등 관계와 심리 묘사의 밀도가 굉장히 높아서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28화의 라스트씬에 나온 무아의 표정 묘사가 엄청난데 그 뒤에 최종화까지 이어지는 내용에서 나온 무아의 행보는 끝판 대장이라고 해도 단순히 ‘악’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단언컨대, 한국 웹툰 역사상 이렇게 애처로운 악당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작품의 테마가 권선징악이나 환경보호, 신파극 같은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을 되새기는 것이라서 담담하게 마음을 적셔준다.

결론은 추천작. 참신한 세계관, 압도적인 배경 묘사, 안정감 있고 밀도 높은 작화, 거기다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 갈등 관계와 심리 묘사로 끌어 올린 캐릭터의 존재감과 매력까지 더해진 명작이다.

같은 시기에 연재된 하일권 작가의 ‘안나라수마나라’에게 묻혀서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최근에서야 다시 독자들의 눈에 띄어 재평가가 이루어진 듯 별점 랭크 탑 5위 안에 들었다. 그야말로 숨은 보물 같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11년에 느룩미디어에서 단행본이 출시되어 전 2권으로 완결됐다.

덧붙여 이 작품 본편 이전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노루’가 다음 웹툰에서 연재되어 완결된 바 있다.



덧글

  • Ghetto Boy 2014/11/11 14:55 # 답글

    네이버 웹툰 최고작인듯..
  • 잠뿌리 2014/11/11 21:07 # 답글

    Ghetto Boy/ 현재 네이버 웹툰 완결작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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