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다크 하프 (The Dark Half.1992) 2020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89년에 스티븐 킹이 발표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1992년에 Symtus에서 개발, Capstone Software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어린 시절 뇌수술을 받던 중 머리 속에 눈알 하나와 치아 두 개가 발견된 기괴한 일을 겪고서 23년이 지나 소설가로 성장한 태드가 조지 스타크란 가명으로 장르 소설을 발표했다가 대박을 터트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본명으로 발표한 순수 문학 소설이 주목 받지 못하고 가명 사용의 비밀을 공개하겠다는 협박까지 당해서 유령 작가로서의 집필을 그만둘 것을 결심했는데.. 그때부터 태드의 가명이었던 조지 스타크를 자처하는 의문의 남자가 태드의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사람을 차례대로 살해하면서 경찰이 태드를 범인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 게임 스타일은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으로 행동 아이콘을 포인트 커서를 움직여 클릭해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당시 원숭의 섬의 비밀, 매니악 맨션, 작의 모험 등으로 잘 나가던 루카스 아츠표 어드벤처 게임을 따라가고 있는데 시스템적으로 아류작 느낌이 강하다.

플레이상에 나오는 캐릭터의 리액션이 좀 심심한 편이고, 대화를 할 때도 입 한 번 꿈틀거리지 않아서 생동감이 부족하다.

태드가 이동하는 것도 시에라나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처럼 발을 움직이며 뚜벅뚜벅 걷는 게 아니라, 무슨 DC의 플래쉬나 마블의 퀵실버마냥 초스피드로 후다닥 지나가는 거라서 디테일이 떨어진다.

이동 속도가 광속이라서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른 건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리액션에 신경을 쓰지 않을 거면 차라리 그냥 텍스트 어드벤처로 만드는 게 나을 뻔 했다.

중요 이벤트 대사 때는 캐릭터의 상체가 클로즈업되는데 경찰 방문 이벤트와 전화 이벤트 때 주로 그렇게 나온다.

내용은 원작과 같지만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원작과 다르다.

표면상으로는 주인공 태드가 조지 스타크의 행적을 쫓으며 그 비밀을 파헤치는 거지만.. 실제 플레이는 조지 스타크의 범행 현장에 항상 뒤늦게 도착해 경찰의 의심을 사서 알리바이를 입증하기 위해 조취를 취해야 한다.

게임 오버 포인트는 2가지인데 첫 번째는 경찰 심문 때 답변 선택지를 잘못 골라 체포당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라스트씬에서 조지 스타크와 대면했을 때 면도날을 테이블에 사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하면 살해당하는 것이다.

이것 이외에는 딱히 게임 오버 포인트가 없다. 그래서 사실 긴장감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 진행은 정해진 행동을 해야 다음으로 넘어가고 순서가 틀리면 진행이 막히게 되어 있다.

자잘한 아이템은 많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몇 개 없다. 고전 게임이라서 그런지 전화걸 때 사용하는 동전이나, 사진관이나 만물상가서 물건 살 때 쓰는 지폐를 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어야 된다.

동전은 레스토랑에 있는 쿠션을 들어 올려서 입수해야 되고, 지폐는 프레드가 살해당한 사건 현장에서 그의 방 옷장을 열어 갑툭튀한 개한테 호신용 가스 스프레이를 뿌려 쫓아 보낸 뒤 손전등을 비춘 다음, 금고를 발견한 다음 만물상 주인을 찾아가 금고를 강제로 여는 방법을 들은 뒤 집에서 권총을 가져와 베개에 데고 총격을 가해 소리 없이 금고를 박살내야 한다.

도대체 왜 옛날 어드벤처 게임은 돈을 구하기 위해 이런 수고를 들이는지 모르겠다. 이 게임 주인공인 태드 설정은 과거에는 가난한 작가였지만 신작이 대박 나서 잘 나가는 소설 작가가 되어 교외에 큼직한 오두막집 한 채를 갖고 있고 미인 아내까지 데리고 있는데 정작 필요할 때 써야 할 돈이 없으니 괴리감이 크다.

단지 어드벤처 게임이니까 아이템 하나 얻는 것도 번거롭게 한 것뿐이고, 게임상에서 아예 쓰지도 않을 아이템을 억지로 얻어야 할 때도 있고 소설 원작과의 연관성은 더더욱 없어서 어드벤처로서의 레벨 디자인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막판에 조지 스타크가 비밀 집필방에 들어가 비밀 문이 잠긴 걸 플레이 초반 때 살해 현장의 차 안에서 입수한 피 묻은 와인병에 병원 카트 서랍에서 얻은 응급 키트의 거즈를 꺼내 집어넣고 레스토랑 쿠션 밑에서 얻은 시거렛 라이터로 불을 붙여 화염병을 만들어 투척해 폭파시켜 구멍 출구를 만들어 들어가는 장면은 뭔가 내 이해의 범주를 벗어났다. (화염병을 만들어 투척하는 것 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하필 그 재료가 살인 사건 현장에 있는 병다발을 가져다 쓴 것이고 그거 때문에 알리바이도 만들어야 하는게.. 뭔가 이상해, 이거!)

집 안에 있는 비밀 집필방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시거에 불을 붙여 담배를 태우며 종이에 펜을 사용하면, 담배를 뻑뻑 피면서 뭔가를 적어내리다가 트랜스 상태에 빠져 조지 스타크의 메시지를 적는 게 인상적이었다.

배경 음악은 단 하나 밖에 없어서 계속 듣다 보면 지겹고, 효과음은 보통 때는 전혀 안 나지만 전화벨 소리나 연필로 종이에 뭘 적는 소리만 현실에 나는 것과 같은 리얼한 소리가 들린다.

그 이외에 음성 지원도 조금 한다. 그래봤자 오프닝 때 태드의 뇌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던지는 짧은 대사와 여자 비명 소리 밖에 없지만 말이다.

태드가 모든 행동을 마치고 침대 머리맡에 있는 램프를 사용해 잠들 때, 뇌수술 받는 자신이 보이는 악몽을 꾸다가 잠에서 깨는 연출은 어쩐지 사이버드림스의 1992년작 ‘다크 시드(어둠의 씨앗)’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안 그래도 이 게임은 다크 시드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밤이 되면 잠들어 다음날 일어나는 날짜 개념을 도입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스토리상의 날짜가 경과했다는 표기에 지나지 않고 다크시드처럼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서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긴장감 있는 요소 같은 건 일절 없다.

그래도 호러 소설 원작이라서 제법 오싹한 장면도 나오긴 하는데 오프닝에 나온 뇌수술, 태드의 사망씬, 조지 스타크의 존재로 인해 태드마저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하는 씬 등이다.

결론은 비추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지만 거기에 한참 미치지 못한 아류작으로 캐릭터의 리액션이 적고 디테일이 떨어져 보기 심심하며, 게임 내용은 소설 원작과 같은데 풀어나가는 방식이 원작과 전혀 상관이 없어서 긴장감 같은 건 1그램도 느껴지지 않아 재미가 좀 떨어지는 작품이다.



덧글

  • 클로버 2014/11/02 14:12 # 답글

    정말 어드벤처 게임은 스토리 진행을 위해 일부러 꼬아놔서 플레이하기가 버거워요 ㅋㅋ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저도 이제 이런 게임들은 중간에 하다가 그만두게 되더라구요. 원숭이 섬의 비밀을 어떻게 클리어했는지 지금도 참 대단해요 ㅋㅋㅋㅋ
  • 블랙하트 2014/11/02 22:38 # 답글

    정확히는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것을 게임으로 만든 작품이죠.
    (게임 인트로에서 조지 스타크의 가짜 무덤을 만든 장면에 영화 장면이 사용)

    뭐 영화도 좋은 소리 못들은 그저 그런 작품입니다.
  • 잠뿌리 2014/11/03 16:56 # 답글

    클로버/ 사실 그게 어드벤처 게임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꼬아놔서 힘들긴 하지만 발견했을 때의 재미와 즐거움이 있지요 ㅎㅎ

    블랙하트/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좀 나온 시기가 애매했습니다. 영화는 1993년에 나왔는데 게임은 1992년에 나왔고 영화에서 태드와 조지 스타크의 대담 때 나온 인형도 안 나왔거든요. 그리고 보니 영화는 좋은 소리는 못 들었지만 감독이 무려 조지 로메로였던 게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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